방사선사 "초음파검사 밥그릇 싸움 아냐, 유권해석대로"

상복부 초음파 보험적용 범위 고시 개정안 28일 확정 예정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대한방사선사협회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초음파검사를 두고 의사와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27일 해명했다. 방사선사협회 비대위 이현용 공동위원장은 "방사선사들이 초음파검사를 두고 의사와 대립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상복부 초음파 건강보험 전면 적용 고시 개정안에 방사선사를 배제했다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지난 13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의 일환으로 오는 4월부터 상복부 초음파 보험적용 범위를 전면 확대하는 고시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전문성을 이유로 의사가 직접 초음파검사를 하는 경우에만 보험을 적용해 수가를 산정할 수 있다고 밝혔고, 이에 방사선사들이 집단으로 반발했다.
 
초음파검사는 의료법에 따라 의사가 하는 의료행위이지만,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방사선사들이 초음파검사를 하고 있다. 이들은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조에 명시된 것처럼 방사선사는 의료영상진단기와 초음파진단기를 취급할 수 있으며, 2014년 복지부 유권해석에 따라 방사선사가 초음파검사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014년 당시에 내렸던 유권해석

이현용 위원장은 "방사선사만 초음파검사를 단독으로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복지부 유권해석에 따라 그동안 방사선사들이 해왔던 초음파검사를 계속해서 하겠다는 것인데, 갑자기 이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검사는 방사선사가 하더라도 고유 업무인 판독은 당연히 의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사선사들은 초음파와 관련해 대학 때부터 임상이론과 실습을 통해 교육을 받고 있으며, 방사선사 연수원을 통해 약100시간 가량 교육을 받아 전문방사선사제도까지 취득하고 있다. 현재 약 2000명 정도가 전문방사선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현용 위원장은 당장 방사선사의 초음파검사 업무를 모두 의사에게 돌린다면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현재 방사선사 1600여명 정도가 현장에서 초음파검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를 모두 의사가 한다면 병원에서도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방사선사협회의 주장은 당초 "동일한 의료기술행위에 대해 보험료를 특정집단에만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것은 형평성은 물론 국민의 기본 권리마저 침해하는 불합리한 결정"이라는 주장에서 한 발짝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대한초음파학회 관계자 A씨는 "방사선사협회가 처음 주장했던 것보다는 한발 물러서서 자신들의 입장을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복지부 유권해석에도 보면, 의사의 실시간 지도하에 초음파검사를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그동안 이것을 방사선사가 의사 없이 주도적으로 하거나, 여러 개의 모니터를 듀얼로 달아두고 명목상 의사가 원격으로 화면만 보게 하는 등의 사례가 빈번해 문제가 됐다"고 밝혔다.
 
A씨는 "우리 학회의 입장처럼 방사선사가 초음파검사 자체를 하는 것에 회의감을 드러내는 의사들이 많다. 그러나 여러 상황을 고려해 의사가 방사선사와 함께 검사에 참여해 실시간으로 지도한다면, 복지부가 이를 허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복지부는 방사선협회와 초음파, 내과 등 관련학회와 함께 지난 23일 해당 안건에 대해 논의했다. 복지부 예비급여과 손영래 과장은 "상복부 초음파 보험적용 범위 고시 개정안에 대해서는 28일 최종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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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email protected])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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