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계속된 치매 치료제 개발 실패

[칼럼] 조양래 생물학 박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지금까지 다섯 가지 약물이 치매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으며 이 중 네 가지 약물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표 1). 메만틴이 2003년 FDA의 승인을 마지막으로 획득한 이후 2019년까지 한 가지 약물도 FDA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그동안 유능한 의생물학자들과 자금이 풍부한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치매를 예방하거나 치매 진행을 막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20 여년 동안 약물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와 투자액을 고려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지속적인 실패다.

인간 수명이 100세까지 연장될 전망을 하고 있는 오늘날 치매 약물개발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지금까지 이 분야는 약물개발자들과 투자자들이 빠져나오기 힘든 수렁처럼 보이며 올해 2019년은 특별히 더 힘들고 어려운 해였다.
 

올해 3월 바이오젠(Biogen, Cambridge, USA)과 에자이 (Eisai, Tokyo, Japan)가 공동으로 시행하던 임상시험 두 가지를 동시에 중단했다(표 2). 이 임상시험에서 사용한 신약 후보물질은 노인반같이 뭉쳐 있는 베타-아밀로이드를 제거하고 인지능력감소를 늦추는 효능이 있는 사람의 단항체(아두카누맙, Aducanumab)였다.

이 단항체는 나이가 많은 사람들 중에서 치매 증상이 없거나 치매의 증상이 있더라도 치매 진행 속도가 늦은 사람들의 B세포들을 모아 만든 라이브러리에서 선별했다. 치매 치료제 후보로 이 항체의 효용을 조사하던 EMERGE 와 ENGAGE는 FDA 승인하에 진행되던 국제적인 임상시험이었다. 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신약 후보물질이나 플라시보를 한 달에 한 번씩 주사하면서 환자들의 상태를 비교해 약물의 효과를 평가했다.

신약 후보물질의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사용한 1차 지표는 임상치매평가척도(CDR-SB)로 판단한 인지 및 기능 장애 정도가 나빠지는 속도감소였다. 2차 지표는 세 가지 방법으로 판단했는데 초기 치매단계에서 중기 및 말기로 진행중지였다(표 2).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중간에 독립적인 기관인 데이터안전검토위원회(Data Safety Monitoring Board, DSMB)에서 신약 후보물질의 효능대비 위험성을 계산한 결과 효능이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이 중간결과를 보고 개발회사에서 임상시험을 중단하기로 자체적으로 결정했다. 이 결정과 함께 후보물질의 안전성에 대한 2상 임상시험과 장기간 약효를 시험하려던 1상 임상시험도 동시에 중단했다.
 

이 두회사는 성공을 확신하던 3상 임상시험들을 3월 중단한데 이어 9월 또 3상 임상시험 두 가지를 추가로 중단했다. 또 이 항체를 이용해 실행하려 계획하고 있던 치매예방 3상 시험을 전면적으로 페지했다.

이 시험에서 사용한 화합물로 된 신약 후보물질도 베타-아밀로이드를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효소 BACE의 기능을 억제하는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환자들이 이 화합물이나 플라시보를 하루에 1회씩 복용하면서 임상치매평가척도(CDR-SB)로 판단한 인지장애 속도가 감소하는지를 1차 지표로 사용해 비교했다.

그러나 임상시험 중간 데이터안전검토위원회에서 효과 대비 위험성을 분석한 결과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판정을 내렸다. 이 시험은 원래 2015년 6월에 시작해 2022년 4월에 마칠 예정이었으나 이 판정에 근거해 개발사에서 임상시험을 자발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엘렌베세스타트는 시행 중이던 베타-아밀로이드 생산에 필요한 BACE를 타겟으로 한 마지막 임상시험이었으며, 베타-아밀로이드의 생성을 공격하는 약물 개발에 또 하나의 실패로 기록됐다. 다음 기고에서 치매연구역사를 돌아보며 실패로 얼룩진 아밀로이드 가설을 바탕으로 한 신약개발에 조종(弔鐘)을 울려야 할지 더 기다려야 할지 논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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