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들 "국민들이 의대 입시 농단 멈춰달라"

전국의대교수협의회 "정부의 의대증원 관련 법원 제출 자료에 경악…정략적 결정으로 의료시스템 파국"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김창수 회장.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국민들에게 정부가 의대 입시 농단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전의교협은 14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고등법원에 5월 10일 제출한 의대정원 증원 근거자료를 검증하면서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의교협은 “각 대학 수요조사 타당성 검토는 요식행위 수준이었고, 현장 실사를 거친 대학은 40개 대학 중 14곳에 불과했고, 그조차도 매우 부실하게 진행됐음이 드러났다”며 “교육부와 대학본부 간에 오간 공문, 의학교육점검반의 평가보고서 등을 여전히 공개할 수 없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교육부 눈 밖에 날 경우 대학들이 입게 될 불이익을 고려하면 대학의 자율적 입장 표명은 애당초 불가능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전의교협은 “의대정원배정위원회(배정위)에서는 학교별 교육 여건을 고려한 배분 논의가 없었음도 드러났다”며 “증원 후 각 대학의 총 정원이 열명 단위로 해야 바람직하다고 하면서 강원대는 왜 증원 후 총 정원이 132명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 논리대로 10명 단위를 맞춰야 한다면 130명이나 140명으로 했어야 하지 않느냐”며 “132명으로 해야 총 2000명 증원에 끼워 맞출 수 있었을 것이다. 배정위 회의 전날 ‘지방 국립대 의대 7곳 정원을 200명으로 늘릴 것이란’ 보도는 배정위와 무관하게 이미 대학별 의대 정원을 누군가 결정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배정위 명단과 회의록을 공개할 수 없을 것”이라며 “배정위 회의에 뜬금없이 충북도청 공무원이 참석한 사실도 드러났는데, 충북의대 정원이 49명에서 200명으로 4배 이상 증원된 것이 우연이겠나. 정부의 비상식적, 비과학적, 비합리적 우격다짐 증원 정책에 실소와 탄식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전의교협은 또 “2월 6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는 오후 2시에 개최됐고, 정부의 2000명 증원 확정 소식은 이미 2시간 전에 일부 신문사에서 단독보도를 했다”며 “보정심 회의는 그저 유명무실한 거수기 역할 회의였단 말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5월 10일 제2차 의료개혁특별위원회 회의 후 복지부 웹사이트에 게시된 보도자료는 회의 전날 기자단에 배포된 보도자료와 토씨 하나 다르지 않다”며 “사실인지조차 믿을 수 없는 뒤늦게 법원에 제출되는 회의 요약 문건들, 주요 회의를 요식행위로 만들어버리는 회의 전 이미 작성 완료된 보도자료들, 과연 법과 원칙이 소중한 나라에서 수수방관해도 되는 행태냐”고 했다.
 
전의교협은 “행정부의 잘못된 정책 집행으로 인한 일파만파의 피해는 의료시스템의 파국과 함께 사회적 대혼란을 낳을 수도 있다”며 “전혀 준비되지 못한 대학들의 의대정원 증원 희망은 마치 땅도, 예산도 없이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고 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고, 이를 주도한 정부는 부실 아파트 선분양을 장려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정부의 의대증원은 다분히 정략적인 결정이었음이 드러났다. 정부가 초래한 의료 농단, 의대 입시 농단이 3개월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의대교수들은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국민, 환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국민 여러분이 의료 농단, 의대 입시 농단을 멈출 수 있게 나서달라. 잘못된 의대증원 정책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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