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여당 총선 참패는 정부에 대한 심판…의대증원 무리하게 강행한 탓"

의료계와 대화 의지 있다면 업무개시명령·행정처분부터 철회…이젠 진짜 국민 여론 수용할 때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김성근 언론홍보위원장. 사진=KMA TV 실시간 생중계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12일 "이번 총선에서 국민이 여당에 내린 총선 참패라는 심판은 사실상 정부에 내린 심판"이라며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비대위는 여당의 총선 패배가 의대정원 증원 등을 무리하게 추진한 정부의 잘못이 크다고 평가했다. 

또한 비대위는 정부가 의료계와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할 의지가 있다면 의협 비대위 지도부와 전공의들에게 무리하게 내린 각종 명령과 고발, 행정처분을 먼저 철회하라고 밝혔다. 

의협 비대위 김성근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 정례브리핑을 통해 "지난 2월 정부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안을 발표했을 때, 해당 정책 추진의 명분은 바로 국민 찬성 여론이었다"며 "그러나 정부는 이제 편향된 조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가짜 여론이 아니라, 선거를 통해 증명된 국민의 진짜 여론을 받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무엇보다 정부가 보여준 진정성을 의심하게 하는 쇼에 불과한 대화 시도와 수시로 입장을 바꾸는 일관성 없는 태도로 인해, 국민들은 정부의 정책 추진의 목적이 의료 개혁이 아니라 총선용 포퓰리즘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총선에서 국민이 여당에 내린 총선 참패라는 심판은 사실상 정부에 내린 심판"이라며 "국민은 투표를 통해 의료개혁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 있는 포퓰리즘 정책인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의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원점에서 의료계와 함께 발전적인 의료 개혁의 방향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더욱 빠르게 흘러가고 있는 의료 파국의 시계를 멈추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낼 수 있도록 의료계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때가 됐음을 인정해야 한다. 정부가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할 의지가 있다면, 의협 비대위 지도부와 전공의들에게 무리하게 내린 각종 명령과 고발, 행정처분 등을 철회하라"고 덧붙였다. 

이날 비대위는 대한병원협회가 11일 주관한 학술대회에서 '의협이 '원점 재논의' 주장을 일부 양보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이 나온 것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김 위원장은 "원점 재논의나 백지화를 0명 증원으로 이해하면 그렇게 오해할 수 있다. 병협 등의 다양한 목소리도 있기 때문에 원점 재논의가 더 필요한 것"이라며 "인구추계, 진료량, 현재 의료체계 유지 여부 등 다양한 변수를 바탕으로 연구해 적절한 모델을 만들자는 취지"라고 전했다. 

의대정원 문제 때문에 여당이 총선에서 참패했다는 인과관계가 있느냐는 질의에 김성근 위원장은 "의료정책만 두고 투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대정원 이슈가 선거 결과에 어떻게 나타났는지 평가하는 것은 다른 분야다. 다만 비대위는 무리한 정책 추진에 대한 국민 분노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여론조사를 보면 2000명 등 무리한 증원은 합당하지 않다는 응답이 많았다"고 답했다.  

의협 비대위와 임현택 회장 당선인과의 불화에 관련해서도 그는 "비대위 임기를 채우지 않고 중간에 해산시킬 권한은 대의원회 총회에 있다. 절차를 따르겠다는 김택우 비대위원장의 입장표명이 있었다. 임현택 당선인이 좋은 결과 내겠다는 충정은 이해한다. 그러나 절차를 따르는 것도 조직이 지켜야 할 것이고 그것이 민주주의다. 당선인도 잘 이해할 것으로 본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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