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외에 의사들, 보건의료인력 모두 힘 합쳐야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 가능

[의대생 인턴기자의 생각] OECD 국가 중 간호법 제정 11개 불과…상위의 보건의료인력 관리법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장성오 인턴기자 중앙의대 본2] 간호법 제정 관련해 간호계와 의료계의 갈등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의료계가 간호법 제정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간호사들의 근무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한다. 다만 의료현장에서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인력은 간호사뿐만이 아니다. 모든 보건의료인력이 힘들어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직역, 즉 간호사만을 위한 법률을 제정한다면 보건의료직역간 갈등이 커지고 일관된 의료체계가 불가능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지금까지 오랜기간 자리잡아온 의료체계에 혼란만 가져올 것이다.

코로나19로 지금 간호사의 처우뿐만 아니라 모두가 힘든 상황이다. 지금 의료는 의사들의 필수의료기피현상을 포함한 정말 환자들의 생명에 직결된 정말 심각한 문제들이 많다. 이렇게 우리나라 의료체계에 문제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며, 이것이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 있기 때문에 모든 보건의료인력들이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한다. 지금은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인 것이다. 간호사만의 단독행동이 아닌, 간호사와 의사, 그 외 모든 보건의료인력들이 서로 협력해 환자 진료의 동반자가 돼야 한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발표한 간호법의 주요 쟁점을 통해 간호법의 폐해를 짚어봤다. 
 
Q. 세계에서 간호사 단독법이 존재하지 않은 국가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간호계에서는 간호사 단독법이 존재하지 않은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라며 간호단독법 제정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무근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에서 OECD 회원국 38개국을 대상으로 간호사 단독법 유무를 조사한 결과, 이중 간호사 단독법을 보유한 국가는 11개 국가에 불과했다.
 
그리고 해외 간호사 단독법의 내용들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논의되고 있는 간호사 단독법과는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해외 간호사 단독법의 경우 공통적으로 면허관리기구(council, college, board)의 설치 및 구성, 교육·자격·면허·등록, 간호사에 대한 환자불만 접수, 조사 및 징계 등 면허관리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해외 간호사 단독법은 엄격한 면허관리를 통해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논의되는 간호법은 간호 업무와 의사의 업무를 분리해 독자적 영역으로 나눠 간호사의 지위를 강화하고자 하고있다. 이렇게 법의 내용을 보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의사들이 반대하는 것이다.
 
Q. 이 법안이 국민 건강 보호라는 목적과 가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가?
 

의료현장에서 의사와 간호사의 협력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협력의 측면에서 간호사 본연의 업무는 '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이다. 그러나 간호법안은 이를 '의사의 지도 또는 처방 하에 시행하는 환자 진료에 필요한 업무로 확대하고 있다. 이는 간호사가 기존의 '진료의 보조'에서 별도의 의료기관 개설과 '독자적 간호(진료)행위'를 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겨 놓는 것이다. 이렇게 배타적, 독립적 간호사 업무영역을 허용할 경우 간호사의 행위를 의사가 직접 수행하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만들어 의료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나아가 간호사 단독법이 제정된다면 간호사 외에 기타 의료보조인력들도 각각 단독법을 제정하려 나설 것이다. 그리고 독립적 의료행위를 주장할 가능성이 높아 의료체계의 붕괴와 의료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 이렇게 법을 제정하는 것이 과연 국민들의 건강증진으로 이어지는가. 의사들은 이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Q. 이 법안을 통해 열악한 간호사의 처우가 개선이 되는가?
 

간호계는 간호사의 처우 개선을 목적으로 간호법을 제정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법으로 간호사의 처우가 개선되는가? 간호사의 높은 업무강도와 처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낮은 간호관리료에 있다. 지금 병동의 원가보전율(지출 대비 수익)은 79.6%로 그 중 입원료는 55.7%로 수익보다 지출이 더 큰 상황이다. 더 나아가 입원료 중 간호관리료의 원가보전율은 평균 38.4%로 가장 낮다.
 
그래서 처우 개선은 간호법 제정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입원료를 원가보전율을 맞출 수 있는 수준으로 입원료를 인상하고 그 인상분을 간호관리료 인상으로 이어지게 함으로써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의사들의 생각이다. 이 간호관리료의 저수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간호사의 처우 개선은 되지 않을 것이다.
 
Q. 그렇다면 간호법 제정 말고 어떤 대안이 있을까.
 

우선 보건의료인력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을 제안한다. 우리나라는 각 의료인의 업무범위를 조정할 수 있는 상위 기구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법원의 판단에 따라 업무범위가 개별적으로 설정되고 있다. 이러한 세부 법안을 제정함으로서 전문성이 담보된 보건의료인력 관리 체계 구축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간호법 제정보다는 간호 관리료 인상하는 방향으로 의료법을 개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입원료의 원가보전율을 맞출 수 있는 수준으로 입원료를 인상하고, 그 인상분을 간호관리료에 편입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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