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 선대위 "정부 방역 대책과 선 긋기"…윤석열 후보 선대위 "방역 정책 이슈 선점"

여당 코로나상황실 야당 코로나위기대응위원회 출범하며 대선 정책 주장 나서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통령선거를 세달여 앞두고 여야 각 후보의 코로나19 대응 전략이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확진자가 7000명을 처음으로 넘어서는 등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과 오미크론 변이의 영향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전국민의 관심사 증가로 양당 선거대책위원회도 경쟁적으로 방역 관련 공약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역량이 후보 지지율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정부 정책과 선 긋고 차별화 기조 보여
 
14일 각 정당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백신 부스터샷 접종률을 높이는 등 정부 방역 방향성과 맥을 같이하며 정부 정책에 힘을 싣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 방역 정책 때리기 기조로 방향을 틀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지난달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조치가 고비를 맞았다. 국민들의 협조가 다시 요청된다. 한자릿수에 머무는 백신 부스터샷 접종률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60대와 50대 백신 접종간격을 조정하는 등 방안이 필요하다"며 국민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 같은 여당 내 분위기는 확진자 폭증과 위중증 환자 증가로 인한 중환자 진료 문제, 방역패스 논란 등이 대두되면서 정부 정책과의 차별화 기조로 변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정책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 그간 정부가 청소년 백신접종을 권고사항이라고 한 후 충분한 설명이나 사회적 논의 없이 곧바로 백신접종을 강제하는 정책을 내놓은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소아청소년 백신접종이 필요하더라도 백신 효과성과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이상 반응에 대한 우려 불식 및 보상‧지원 강화 방안이 먼저 제시됐어야 한다”며 “왜 청소년 접종이 필요한지 과학적 설명을 통해 이해를 구하고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과정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신현영 의원도 8일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나날이 진화되는데 우리 정부의 대응은 여전히 투박하다는 느낌이다. 좀 더 섬세하고 빠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선대위 코로나상황실 자문단 백순영 명예교수는 위중증 환자 증가가 예상됐음에도 선제적인 조치가 늦었다는 점 등을 들어 정부 방역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방역을 강화해야 하는 시기에 타이밍을 놓쳤고 위드 코로나에 따라 위중증 환자가 늘어날 것임을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방역완화의 폐해가 컸다"며 "생활치료나 재택치료 이관이 중요한데 역학조사가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오미크론 확산에 늦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상황실 개설, 선대위 차원 방역 공약 집중…방역·민생 국가책임제 언급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지난 8일 코로나19 상황실을 설치했다. 사진=신현영 의원실

현 방역 문제를 해결하고자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지난 8일 코로나19 상황실을 설치했다. 오미크론 변이나 위중증환자 확산 등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선대위 차원에서 코로나19 방역 공약에 화력을 집중하겠다는 심산이다.
 
선대위 코로나19 상황실장은 의사 출신인 신현영 의원이 맡게 됐으며 가톨릭의대 백순영 미생물학과 명예교수, 한림대병원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 서울의대 홍윤철 예방의학과 교수, 박애병원 김병근 원장, 서울의대 김윤 의료관리학과 교수, 인천의료원 조승연 원장 등 의료 전문가들도 자문단으로 참여했다.
 
선대위 코로나 상황실은 방역당국, 의료 현장 등과 핫라인 개설해 실시간으로 병상 확보와 재택치료 등이 현장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로 인한 자영업자 손실보상과 더불어 의료인 지원 예산도 과감하게 늘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한발 나아가 이재명 후보는 최근 방역·민생 국가책임제까지 언급하며 올해 국정감사에서 가장 큰 이슈로 부각됐던 코로나 백신 부작용 문제 해결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후보는 지난 9일 당 초 예정에 없던 감염병 대응 정책 관련 기자회견까지 긴급 소집해 코로나19 피해에 대한 국가의 온전한 보상을 강조했다. 그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을 국가가 증명하지 않는 한 완전하게 국가가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 방안"이라며 사실상 조건 없는 보상을 암시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코로나 방역조치에 따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손실보상 대상에 영업시간 제한에 인원 제한도 추가하는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추진 중이다.
 
국민의힘 선대위, 연일 방역 관련 공약 발표…정책 선점에 열중
 
반면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코로나19 방역과 회복 정책을 차기 정부 핵심 과제로 선정하고 최근 연이어 관련 대책을 내놓으며 정책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7일은 백신 부작용 국가책임제를 강조하더니 8일엔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확보 방안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백신 부작용 국가책임제와 관련해 인과관계 증명 책임을 정부가 부담하겠다고 공약하고 코로나 손실보상을 위해 100조원 지원안까지 언급한 상황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선대위원장은 최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100조원 손실보상안은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돼서 집권할 때 코로나19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공약"이라고 말했다. 
 
병상 확보 방안에 대해선 ▲중증환자에 대한 공공의료기관 긴급병상 확보, ▲경증환자 치료를 위한 민간의료기관 협력 등이 공약됐다.
 
원희룡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은 8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국립의료원 등을 중환자 전담 병원으로 신속히 전환해 모든 병상을 투입할 것"이라며 "현재 재택치료 원칙도 전면 개편해 만성질환자와 고령자는 경증이라도 반드시 입원 치료를 받도록 하겠다. 무증상 성인 환자는 의원 등 민간 의료기관에서 외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8일 의료 전문가들로 구성된 코로나위기대응위원회를 발족했다. 사진=국민의힘

코로나위기대응위원회 발족, 공공병원 전담병상 전환‧재택치료 개편 촉구
 
방역 정책를 위한 싱크탱크 조직도 꾸려졌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8일 늦은 저녁 의료 전문가들로 구성된 코로나위기대응위원회를 발족했다. 향후 코로나19 대응 전략을 선도하면서 포스트코로나 시대 의료정책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다.
 
위원장은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이 맡게 됐으며 서울의대 권준수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연세의대 박은철 예방의학과 교수, 한양의대 배현주 감염내과 교수, 이화의대 천은미 호흡기내과 교수, 단국의대 박형욱 사회의학 교수, 국립중앙의료원 황세희 전문의, 대한백신학회 마상혁 부회장, 연세의대 장성인 예방의학과 교수 등 방역과 의료 시스템 전반에 걸친 전문가들이 대거 포진됐다.
 
국민의힘 코로나위기대응위는 현 정부 방역 대책에 대해 무책임‧무준비‧무전문성 3무(無) 정책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공공병원의 코로나19 병상 전환도 촉구했다.
 
위원회는 12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립중앙의료원 등 공공병원의 전면적인 코로나19 환자 병상 전환을 촉구한다. 인력 지원이 필요하다면 의료계, 관련 학회와 논의하고 협력하라"며 "컨벤션센터 등을 이용하여 대대적으로 병상을 확보하고 경증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라"고 촉구했다.
 
재택치료에 대해서도 위원회는 "재택감금이 아닌 실질적 치료가 동반되는 재택치료로 시스템을 개편하고, 재택과 요양시설 등에서 치료를 기다리다 악화되거나 사망한 사례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전했다.
 
보상 확대 기조 비슷, 병상 확보 방향은 갈려…코로나가 후보 지지율 영향?
 
양당 후보 선대위 측의 코로나19 방역 정책 경쟁은 대선 직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연일 악화되고 있는 코로나 상황이 대선 최대 변수로 부각된 데다 방역과 보상 관련 공약 자체가 신속한 대응으로 발 빠르게 민심을 끌어모을 수 있는 영역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 선대위 모두 백신 이상반응 보상 대책 전면 확대와 코로나19 손실보상 강화 등 지원책에선 비슷한 방향성을 보이고 있지만 중환자 병상 확보 방안 등에선 일부 차이가 있다.
 
야당 측은 공공의료기관 긴급병상 확보를 주장하고 있는데 반해 여당은 코로나19 상황실장인 신현영 의원이 중환자실 사용 우선순위를 언급하면서도 적극적인 민간병원의 병상 활용에 대한 민관협력체계 구축이 더욱 절실하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여당 선대위 측의 정부 방역 정책과의 선 긋기 기조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늘어나는 확진자 추세로 정부 방역 정책에 쏟아지는 수많은 비판과 일정 거리를 두면서 차별화된 정책 방향성을 선보이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현재 상황에선 적어도 한두 달 이상 확진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정부 방역 정책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이 후보 측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향후 확진자가 더 늘어나면서 위중증 환자 확대로 인해 진료 체계 마비, 코로나 사망자 증가 등 방역당국 차원의 악재가 겹칠 수 있는 상황이 예상되면서 이재명 후보 측에서 정부 정책과 선 긋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정부의 코로나 대응 역량이 후보 지지율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선대위는 정부의 방역 정책 비판 기조를 이어가면서 더불어 의료 대응체계 구축과 의료자원 지원책 등 방역 대안 선점에 열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보상을 혁신적으로 강화하는 구체적인 공약들도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선대위 코로나위기대응위원회 관계자는 "역학자료가 미리 공개가 되고 많은 전문가들이 모여 분석하고 토론을 거쳐 정책이 결정되는 것이 적절한 과정이다. 그러나 정부는 정책결정 과정을 공개하지 않고 어느 날 갑자기 결정해 발표하니 국민들의 반발이 심한 것"이라며 "지금의 자세는 국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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