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경영·R&D 확장 기조에 녹십자·광동·일동 대표직 유지에 무게…보령·동아 젊은피 수혈

오는 3월 임기만료 제약 CEO 10여곳 이상…전문성 강화 위한 임원 교체·승진 인사도 이어져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R&D 확장과 글로벌 신약개발 기조에 따른 혁신적인 임원 인사를 단행하는 가운데, 오는 3월 임기만료 CEO들의 교체여부에도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기업들이 R&D 총괄 사장 선임 등 신년 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기 만료 대표들의 재선임 여부를 의결할 예정이다.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대표는 GC녹십자 허은철 대표, 광동제약 최성원 대표, 셀트리온제약 서정수 대표, 한미약품 우종수 대표,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대표, 일동제약 윤웅섭 대표, 일동홀딩스 박대창 대표, 보령제약 장두현 대표, 동국제약 오흥주 대표, 삼진제약 장홍순·최용주 대표, JW중외제약 이성열 대표, 안국약품 어준선·어진 대표, 동화약품 유준하 대표 등이 있다.

2세·3세 대표는 특별한 이슈 없는 한 현 체제 유지
 
사진 = 왼쪽부터 GC녹십자 허은철 대표, 광동제약 최성원 대표, 셀트리온제약 서정수 대표, 일동제약 윤웅섭 대표, 안국약품 어진 대표

오너 일가인 GC녹십자 허은철 대표, 광동제약 최성원 대표, 셀트리온제약 서정수 대표, 일동제약 윤웅섭 대표, 안국약품 어진 대표 등은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GC녹십자 허은철 대표는 1972년생으로 창업주인 고(故) 허채경 한일시멘트 회장 동생 고 허영섭 회장의 차남이다. 서울대 식품공학과, 동대학교 생물화학공학대학원 석사, 미국 코넬대학교 대학원 식품공학 박사 등을 거쳐 2004년 녹십자 부설 목암생명공학연구소 기획관리실장, 2006년 녹십자 연구개발(R&D) 기획실 상무, 전무 등을 역임했고 2015년 조순태 전 대표와 함께 공동 대표이사를, 2016년부터는 단독 대표를 맡아왔다. 

허 대표가 오너 일가인 동시에 R&D 강화·확장 기조를 공고히하고 있는 만큼 재선임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녹십자는 '제2, 제3의 헌터라제 성공 신화 만든다'는 기조 하에 차세대 희귀의약품 신약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광동제약 최성원 대표는 광동제약 창업주인 최수부 회장의 외아들로 1969년생이다. 서울대 경영학과, 일본 게이오기주쿠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등을 마치고 1992년 광동제약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영업본부장(상무)과 부사장, 사장을 거쳐 2013년 최 회장 타계 후 부회장에 올랐다.

음료, 소모성자재 구매대행 사업 등에 치중하고 있으나, 최근 영업이익 확대를 위한 전문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의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다른 제약기업에 비해 낮은 R&D 투자와 취약한 지배구조에도 불구 특별한 이슈가 없는 이상 대표직을 유지할 전망이다.

셀트리온 창업주 서정진 전 회장의 동생인 셀트리온제약 서정수 대표의 연임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 대표는 1959년생으로 인하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후 GS건설 상무를 거쳐 2012년 셀트리온에 입사했다. 이후 셀트리온 엔지니어링 부문장을 거쳐 2014년 셀트리온 사장으로 승진한 뒤 2016년 셀트리온제약 대표자리에 올랐다.

셀트리온제약은 모회사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와 코로나19치료제 렉키로나 등의 성장에 따라 지속적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미 지난해 3분기에 전년도 전체 매출을 따라잡으면서 사상 최대실적 발표를 예고한 바 있다. 이 같은 매출 성장세에 힘입어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일동·보령 신약개발 집중…안국은 단독경영으로, 삼진 2세 승진으로 오너경영 본격화

일동제약 윤웅섭 대표는 창업주 고 윤용구 회장의 손자, 윤원영 회장의 장남이며, 지난해 11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일동제약이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비롯해 매출의 20%를 연구개발비에 투자하면서 신약 파이프라인 확장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이상 윤 대표가 재선임될 것으로 예측된다. 

윤 대표의 연임으로 미래먹거리를 위한 외부 투자와 오픈이노베이션, 스핀오프를 비롯 바이오신약개발과 연령관련 황반변성(AMD) 치료제, 당뇨병신약,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등의 개발이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부자 공동경영 체계를 유지해온 안국약품은 단독 경영체계로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1937년생인 안국약품 어준선 대표·회장는 오는 3월말 임기가 만료에 따라 퇴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어진 대표·부회장가 단독 대표로 연임을 이어갈 예정이다. 어진 부회장은 1986년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하고 미국 노트르담대 경영대학원에 진학해 경영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대신증권을 거쳐 안국약품에 입사한 후 기획실장, 총무담당 상무이사, 전무이사 등을 역임했고 1998년 35세의 나이로 제약업계 최연소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안국약품은 오너경영을 유지하되, 2030 뉴비전 달성을 위해 전문가들로 꾸려진 임원체계를 구축했다. 올해 바이오의약본부 황현환 수석팀장으로 승진를 단행했으며, 임창기 바이오의약본부장(상무)과 강영수 상무가 이끄는 R&D 본부에 지난 2020년말 개량신약 개발을 위해 품질사업부장 유창수 이사, 신약연구실장 김상욱 이사 등을 영입해 조직을 더욱 공고히했다. 또한 매출 대비 12% 넘는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노인성 황반변성, 성장호르몬 결핍증, 호중구감소증 등의 바이오신약과 만성질환·소화기·비뇨기·심혈관·호흡기·근골격계 등의 개량신약 파이프라인을 확장 중이다.
 
사진 = 왼쪽부터 보령제약 김정균 사장·장두현 대표

보령제약은 올해 초 창업주 손자인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를 보령제약 사장으로 선임해 일찌감치 오너경영을 본격화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장두현 대표의 거취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정균 신임 사장은 1985년생으로 2014년 보령제약 이사대우로 입사해 전략기획팀, 생산관리팀, 인사팀 등을 거쳐 2017년 보령홀딩스 경영총괄 임원, 2019년 보령홀딩스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올해 초 보령제약 사장으로 선임된 데 이어 올해 3월 정기주총을 통해 대표이사로 자리할 예정이다. '젊은 피'답게 보령홀딩스의 조직문화 혁신과 투명한 경영체계 정립, 신사업 역량 강화, 국내외 투자 활동을 이끈 김 사장은 보령제약에서 새로운 수익기반(Earning Power) 창출에 집중할 방침이다. 전통제약기업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수익성 확대와 미래 먹거리 발굴, 신약개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선 것이다.

이 같은 기조 하에 장 대표는 각자대표 방식으로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해 8월말 열린 이사회에서 중장기 경영전략을 책임 있게 수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단독 대표이사로 오른 인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장 대표는 1978년생으로 미국 미시건대 경제학과·정치외교학과를 거쳐 1999년 AT&T(Teleglobe) 재무팀, 2000년 CJ그룹 경영전략실, 미주법인 기획팀장, 2010년 CJ대한통운 해외사업기획관리 등을 거쳐 2014년 보령홀딩스 전략기획실장, 2019년 보령제약 운영총괄전문(COO), 2021년 보령제약 경영총괄 부사장(COO) 등을 역임했다. '젊은 피'로서 변화를 꾀하려는 의지와 해외 진출사업 전문성을 갖춘 동시에 짧은 기간이지만 김 신임 사장과 손발을 맞춰본 경험이 있는 만큼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삼진제약은 앞서 오너 일가의 2세들의 승진 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CEO 연임을 통해 현재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져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삼진제약은 신년 인사를 통해 조의환 공동회장의 장남 조규석 전무와 최승주 공동회장의 장녀 최지현 전무를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전무로 승진한 지 2년만의 승진이다.

또한 김정일, 이규일 상무와 함께 조 회장 차남 조규형 상무와 최 회장 차녀 최지선 상무도 전무로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상승세 이어가기 위해 변화 보다는 '유지'에 무게두는 동국·중외·한미
 
사진 = 왼쪽부터 동국제약 오흥주 대표·한미약품 우종수 대표·JW중외제약 이성열 대표

동국제약 역시 오는 3월 신사옥 이전에 이어 2025 1조 클럽 진입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현재 오흥주 대표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오 대표는 서울대 약학과를 졸업한 후 1989년 동국제약에 입사, 2008년 해외사업부 부사장을 맡았으며, 2010년 대표 취임 후 4차례 연임했다.

지난해 3월 총괄사장으로 임명된 데 이어 올해 1월 내부 임원 인사를 통해 부회장으로 추대됐다. 

동국제약은 전문약과 헬스케어, 의료기기 사업 확장세에 따라 지속적으로 매출이 향상함에 따라 비전 달성과 성공적인 신사옥 입주를 위해 변화보단 안정을 택할 전망이다. 앞서 진행된 임원 인사에서도 이 같은 의지가 드러났다.

올해 초 동국제약은 헬스케어사업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제약 부문 연구개발(R&D) 강화에 중점을 두고 내부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헬스케어사업부 미래사업개발팀 황은성 실장을 이사(보)로 승진시켰으며, 함명진 상무(보), 이근영 부사장 등 헬스케어 부문 3명, 중앙연구소 이계완 상무(보)와 DK의약연구소 강수연 전무(보) 등 R&D 부문 2명이 승진했다.

한미약품 우종수 대표도 오는 3월 15일 임기가 끝나지만, 전문성과 실적을 바탕으로 재선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우 대표는 1967년생으로 영남대 제약학과, 충남대 약학대 박사를 거쳐 13년째 한미약품에 몸담으며 신약 개발과 생산, 경영관리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2017년 대표 선임 후 2년 연속 매출 1조원 기록, 대규모 기술수출 진행 등의 괄목할만한 성적으로 연임을 통해 상승세를 주도해 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JW중외제약 이성열 대표 역시 오는 3월 29일 임기가 만료되지만, 연구개발(R&D)에 방점을 둔 경영기조 유지를 위해 재선임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대표는 1962년생으로 경희대 약학대학, 강원대 약대 약학박사를 거쳐 BD본부장, 개발본부장을 맡아왔다. 이 대표는 2019년 JW중외제약 대표에 선임된 이후 연구개발과 관리 업무를 총괄해왔다. 현재 JW중외제약은 아토피피부염, 통풍, 탈모 치료제 등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단계로, 이에 대한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현 경영체제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임기 상관 없이 혁신 꾀하는 동아에스티…'전문성' 무게두고 전면 CEO교체
 
사진 = 동아에스티 김민영 사장·박재홍 사장.

한편 동아에스티는 임기에 상관 없이 '글로벌 신약으로 도약하는 리딩 컴퍼니'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CEO를 전면 교체에 나섰다.

하향 곡선을 그리는 해외 수출, 의료기기 사업과 달리 전문약(ETC) 성장세가 지속되는 것을 고려, 미래 먹거리 발굴과 매출 확장을 위해 신약 R&D에 집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동아에스티는 혁신과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지난해 김민영 사장을 선임한 데 이어 지난 8일 R&D 부문 총괄로 박재홍 사장을 영입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김민영·박재홍 사장은 올해 3월 정기주총을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신임 박재홍 사장은 1969년생으로 1993년 연세대 생명공학 학사, 1995년 동대학교 생명공학대학원 석사, 2002년 보스턴대학교 의과대학 박사 등을 거쳐 2008년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에서 종양학 중개연구팀장, 2014년 다케다 중개연구·초기임상개발팀장, 2017년 베링거인겔하임 중개의학·임상약리학 전무이사를 역임했다. 중개연구 전문가인 박 신임 사장은 혁신 신약개발을 이끌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동아에스티의 R&D 부문 신성장 동력 발굴과 구축, 중장기적인 R&D 역량 강화 등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박 사장이 R&D 전반을 총괄한다면, 김민영 사장은 경영·회계를 담당한다. 김 사장은 1972년생으로 1999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15년 동아쏘시오홀딩스 경영기획실장을 역임했다.

현재 엄대식 회장과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한종현 사장은 오는 2024년 임기가 만료되지만, 전문성 강화 기조에 맞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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