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공중보건의, 보건소 '진료' 줄이고 '예방∙보건' 맡아야"

[인터뷰] 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 선거 단독 출마 이성환 후보 "업무 효율화와 복무 기간 단축 필요"

이성환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 후보.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보건소와 보건지소는 예방과 보건사업 등 고유 기능을 위주로 해 인력 운영을 효율화하고, 지역의료가 싹틀 수 있게 진료 기능은 대폭 이관해야 한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 제38대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한 이성환 후보(전남 영암군 보건소 1년차)는 15일 메디게이트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공보의들이 근무하는 일선 현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공보의 절대 수 감소’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2월 강남세브란스에서 인턴을 마쳤다. 대공협 특임이사를 맡아 회원들의 민원을 해결하면서 보람을 느껴 회장직에 도전하게 됐다. 회장 선거 투표 결과는 오는 25일 나올 예정이며, 이변이 없는 한 3월부터 임기가 시작된다.

공보의, 10년 새 2411명→1432명…업무 효율화 필요
 
보건복지부∙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2411명이던 의과 공보의 수는 10년이 지난 2023년 1432명으로 979명이 줄었다. 같은 기간 신규 의과 공보의 수는 851명에서 449명으로 거의 반토막 났다.
 
문제는 공보의 감소 추세가 향후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현역(육군 기준 18개월) 대비 2배 긴 군의관, 공보의 복무 기간이 꼽힌다.
 
지난해 대공협이 의대생, 전공의, 공보의, 군의관 등 13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군의관, 공보의 대신 현역으로 복무하겠다는 응답이 74.7%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 후보는 "공보의 대신 현역 복무를 택하는 추세가 고착화하고 있는 만큼, 인력의 효율적 배치∙운영을 꾀해야 한다고" 했다. 공보의가 있는 보건소, 보건지소는 예방, 보건 사업을 중점적으로 맡고, 진료 기능은 지역 의료기관들에 대폭 넘기자는 것이다.
 
그는 “업무 효율화는 결국 보건소, 보건지소의 진료 기능 축소∙폐지와 연관이 있다”며 “농특법(농어촌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 제정으로 공보의 제도가 시작된 당시와 다르게 이미 지역에 많은 의료기관들이 들어온 상황이기 때문에 공보의의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이어 “결국 지역의료가 자생하기 위해서는 의원이나 병원도 일정 정도 매출을 내야 한다. 그런데 이걸 공적 영역이 앗아 간다면 지역에서 의료기관을 개설하려는 이들에게 피해가 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복무 기간 2년으로 단축해야…"관련 법안 통과까지 지속 노력"
 
이 후보는 이와 함께 공보의 복무기간의 단축 필요성도 주장했다. 진료 기능 이관 등을 통한 업무 효율화는 복무기간 단축에 따른 의료공백 우려도 줄이면서 적정 수준의 공보의 공급을 유인할 방안이 될 것이라고 봤다.
 
이와 관련, 현재 국회에는 공보의의 복무 기간을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고 군사교육 소집 기간을 복무 기간에 산입하는 병역법 개정안(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 대표발의)이 발의돼 있다. 최근 국민의힘 지역 필수의료 TF도 공보의∙군의관 복무기간 단축을 검토해야 한다는 논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 후보는 “공보의와 군의관의 복무 기간을 줄여나가지 않으면 향후 공급이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복무 기간 단축에 따른 공백 우려는 효율화와 지원자 증가 등으로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복무 기간 단축을 위한 입법 시도가 이뤄지는 건 긍정적이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지속해서 끌고 나갈 수 있게 대공협이 근거를 마련하고 정치권의 지원과 관심도 호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끝으로 “최근 의료 전반에 대한 사회적 존중이 많이 무너지면서 공보의들도 복무를 하면서 방황하거나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애로사항이 있어도 신분의 특성상 목소리를 내지 못하기도 하는데, 그럴 때 대공협에 편하게 도움을 요청해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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