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수면이 신체성장과 행동, 정서 등 아동 발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다른 국가 보다 수면시간이 평균 1시간 정도 짧은 일본 어린이들은 깨어있는 시간에 수면 부족 증상들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본 아키타대학 신경정신과 다케시마 마사히로 교수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일본 어린이의 수면 습관·장애와 정서·행동 문제의 연관성()'이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을 게재했다.
수면은 아동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린 시절의 신체성장과 행동, 정서는 물론 인지기능과 학교 행동평가, 교사의 경고 등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유럽, 미국 등의 역학연구에 따르면 어린이 약 4분의 1이 수면 부족 또는 불면증, 주간 과다 수면, 수면 호흡장애 등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5개월에서 6세 사이의 어린이 1492명을 대상으로 한 종단 연구에서도 3.5세까지 정기적으로 10시간 미만의 짧은 수면시간을 보인 어린이들은 인지능력이 낮을 확률이 2.4~3.1배 더 높았다. 게다가 여러 보고서들에 따르면, 어린이의 수면 부족은 과잉행동과 부주의, 과민, 좌절 등과 연관이 있으며, 이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가 있는 어린이에게서 종종 관찰됐다.
이처럼 많은 연구에서 수면 문제, 정서·행동 문제, 정신장애 관계를 조사했으나, 표본 크기가 불충분해 아직까지 수면 상태와 수면 습관, 수면 장애 등은 발달 단계에 있는 아동의 정서적, 행동적 문제 간 연관성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어린이들의 수면시간은 다른 국가에 비해 약 1시간 가량 짧았다.
이에 연구팀은 일본의 초등학교 1~6학년, 중학교 1~3학년 8만 7548명 대상으로 설문조사 방법을 통해 연관성을 파악하는 연구를 시행했다. 이중 명확하지 않은 답변이나 특정 수면습관이 있는 피험자를 제외한 2만 2604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설문 내용은 ▲1개월간의 평균 취침시간, 기상시간, 낮잠시간 등을 비롯해 ▲잠꼬대를 하거나 움직임이 크게 나타나는 등 수면 중 증상, ▲잠들기 전 특별한 물건이 필요하거나 리드미컬한 움직임으로 잠드는지 등 취침 전 습관, ▲일어나기 어렵거나 부정적인 기분이 드는 기상 증상 등으로 구성돼 있고, 이를 1.드물게, 2.가끔, 3.거의 항상 등 빈도 평가를 하도록 했다.
설문 답변을 분석한 결과, 응답자 평균 연령은 10.3±2.5세 였으며, 성별은 남자 51%(1만 1537명), 여자 49.0%(1만 1067명)으로 구성됐다.
취침 시간은 초등학교 1학년 21시 6분에서 중학교 3학년 23시 18분으로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크게 바뀌었다. 기상시간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모두 6시 36분~6시 54분으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즉 학년이 올라가면서 야간 수면시간은 2시간 단축됐다.
연구팀은 "전년도에 비해 가장 큰 변화가 중학교 첫 해에 나타났다. 이는 학업 증가와 동아리 활동 등 생활 방식의 큰 변화에 따른 것이며, 최근 스마트폰, 게임 등의 확산으로 더욱 짧아졌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로 인해 많은 어린이들이 수면 부족으로 인한 문제를 겪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또한 설문 분석 결과 응답자 2만 2604명 중 4135명(18.3%)이 수면장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약 30~40%의 어린이가 취침 시간, 수면 중, 기상 시간 등에 수면 증상을 보였다.
특히 수면장애 증상들은 중학생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연령, 성별, 수면습관과 같은 공변량을 조정하더라도 어린이의 정서·행동적 문제가 수면장애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 수면습관·장애와 정서·행동적 문제간에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ADHD 등이 있는 어린이가 불면증, 각성 장애, 수면 관련 호흡기 장애, 하지 불안 등과 같은 수면 장애에 대해 더 높은 동반 질환을 갖는 것으로 보고됐다"면서 "취침시간, 수면 중 증상, 기상(깨는) 과정 등에서 나타나는 수면 증상들은 아동의 정서와 행동에 영향을 줬고, 그 중에서도 기상 시 증상들은 더 부정적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초등학생, 중학생 등 취학연령의 아동들의 정서적, 행동적 문제가 발생할 때 반드시 수면습관과 수면장애 상태 등의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필요에 따라서는 적절한 치료적 개입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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