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술에 취한 환자가 구미차병원 응급실에서 난동을 부리고 근무 중인 인턴을 쇠트레이로 때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인턴은 두피가 2㎝정도 찢어져 상처를 입고 동맥을 다쳐 상당한 양의 피를 흘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인턴은 뇌출혈까지는 아니었지만 뇌진탕 증세로 어지러움을 호소하고 있다.
31일 대한응급의학회 이경원 섭외의사의 제보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쯤 경북 구미차병원 응급실에서 술에 취한 환자가 인턴을 쇠로 만든 트레이(쟁반)로 때렸다. 이 사고로 인턴이 2㎝ 두피 열상을 입었다.
구미차병원 최승필 응급의학과장(응급의학회 국제이사)은 메디게이트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학생인 환자는 술을 마시다가 선배로부터 폭행을 당하면서 바닥에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얼굴에 찰과상과 두피 외상을 입어서 치료를 받으러 응급실에 실려왔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해당 환자는 이미 술에 취한 상태였다. 응급실 바닥에 침을 뱉는가 하면 윗옷을 벗고 난동을 부렸다고 한다"라고 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구미차병원 인턴은 환자의 엑스레이 검사 등을 의뢰하면서 간호사 데스크 쪽에서 환자 차트를 적고 있었다. 그런데 이 환자가 아무런 이유 없이 인턴 뒤로 다가왔고, 해당 인턴을 혈액 샘플을 담을 때 쓰는 쇠트레이로 때렸다”고 말했다.
해당 CCTV영상을 확인한 결과, 해당 인턴은 가만히 서 있다가 무방비 상태로 환자에게 갑자기 폭행을 당했다. 이후 주변에 있던 간호사들은 너무 놀란 나머지 응급 조치를 위해 분주하게 오가는 모습이 보였다.
최 과장은 “인턴은 환자를 병동 쪽으로 안내해주고 옷을 가져다 준 행동밖에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라며 “인턴은 환자에게 쇠트레이로 맞아 2㎝ 열상이 생겼다. 인턴의 두피 동맥이 터져서 출혈이 굉장히 심하고 지혈이 잘 되지 않았다. 당시 병원에 있었던 본인이 직접 간신히 지혈하고 상처 부위를 꿰맸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인턴의 컴퓨터 단층촬영(CT)검사 결과, 다행히 뇌출혈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인턴은 과다출혈과 뇌진탕 증세를 보여 전치 3주로 입원했고,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이 환자는 경찰에 연행되던 순간에도 욕을 하면서 난동을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최 과장은 "이 환자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응급실을 벗어나서 밖으로 도망갔다. 청원경찰들과 찾아보니 해당 환자는 로비 쪽에서 입원환자를 보면서 욕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경찰도 위협을 느낄 정도였고 테이저건을 겨냥하면서 수갑을 채웠다. 현재 환자는 연행된 이후 수갑을 찬 상태로 구미순천향병원에서 상처 부위의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턴이나 간호사, 응급실 모두 놀란 상태다"라며 "일단 인턴의 출혈이 멈추지 않아 큰일날 뻔했다. 응급실 폭행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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