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학'에 꽂힌 보령 "미지의 환경 '우주' 연구해 인류건강에 기여하겠다"

주주·업계 관계자 잇딴 의문제기에 보령 3세 김정균 대표, 주총·연례서한 통해 우주 사업 추진 이유와 필요성 강조

사진 = 보령 김정균 대표이사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보령(구 보령제약)이  CIS(우주의학, Care In Space)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단순히 제약사업만 하는 회사로 남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보령 김정균 대표이사·이사회의장은 최근 제59기 정기주주총회와 2023 연례서한 등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CIS사업과 관련된 활동, 투자건에 대한 목적을 상세히 설명했다.

김 대표는 "보령의 2022년을 한 단어로 축약하면 '반달'이다. 1년 동안 제약사업은 성장했으나, CIS 사업에 대한 소통이 미진해 회사의 일부분이 보이지 않아 가시성이 떨어졌다고 느꼈을 것 같아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초부터 보령이 미세 중력이 작용하는 우주 공간 내 인간이 장기간 활동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건강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CIS프로젝트를 출범했고, 본격적인 CIS 사업 확장을 위해 지난해 3월 주총을 통해 사명을 보령제약에서 '보령'으로 변경했다.

지난해 10월 우주에서의 휴먼 헬스케어 솔루션을 찾기 위한 '제1회 CIS 챌린지(Care In Space Challenge)'를 개최했으며, 이를 통해 우주에서 실시간 심장모니터링 솔루션을 제공하고 생체신호 예측·진단 시스템, 스마트건강추적기 등을 개발하는 기업 6곳을 선정해 10만 달러의 투자금과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참여 기회 등을 제공했다.

특히 지난해말 보령은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에 5000만 달러(한화 약 642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 액시엄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보다 주도적인 관점에서 우주공간에서의 사업화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액시엄은 NASA에서 국제우주정거장을 만들고 운영하던 사람들이 직접 창업한 회사로, 지구 저궤도 상에 민간 우주정거장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우주에 대한 연구개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지난해 2억5000만 달러의 매출을 일으켰고, 기술격차에 따라 2030년 이후 국제우주정거장의 지위를 계승할 가능성이 큰 후보 중 하나다.

또한 올해 2월 21일 김 대표는 대통령 주재 우주경제 개척자 간담회에서도 "40년전 1983년 2월에 수많은 부정론에도 불구하고 삼성 이병철 회장께서 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를 선포했고, 오늘날 대한민국을 선진국의 위치로 이끈 발판을 마련했다"면서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이 이끌어 나가는 우주개척시대에서 지금부터라도 차별화된 전략을 가지고 우주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지금으로부터 40년 뒤 우리 후손의 미래는 지금과 같지 않을 것이다. 보령은 미국도 미개척한 우주헬스케어 시장을 선도하며 사업적, 국가적 발전을 도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주에서의 인간의 생존을 위한 기술 확보를 위해 미국에서 매년 CIS 경진대회 개최하고, 향후 우주정거장 내 한국만의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액시엄 등에 전략적 투자와 함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김 대표는 올해 주총장에서 "CIS 챌린지를 한 단계 격상해 'Human In Space'로 운영하겠다. 올해 3분기 말, 4분기 초를 기점으로 MIT, 액시엄 등과 함께 파트너십을 구축, 지속적으로 우주공간 헬스케어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액시엄과 국내합작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라며 "합작법인을 통해 국내 지구 저궤도 공간에 대한 모든 사업을 함께 연구개발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주주업계 의문 제기에 김정균 대표 "다음세대를 위한 사업보국…인류건강에 꼭 필요한 회사로 남겠다"
 

잇딴 보령의 우주사업 확장 계획에 주주, 업계관계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본업과 관련없는 우주에 왜 투자를 하는지', '우주에 대한 투자를 보령이 감당할 수 있는지', '지속성장을 위해 제약사업에 투자를 집중해야 하는 것 아닌지' 등의 질문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보령이라는 브랜드가 제약회사로서 많은 분들에게 얼마나 강력하게 각인이 돼 있는지 새삼 깨달았다. 지난해 보령제약이 보령이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듯이 더이상 제약사업만 회사로 남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보령이 성장하는 데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와 이전 세대의 노력이 있었다면, 지금부터는 보령이 국가와 국가의 다음 세대의 발전을 위해 기여하려고 한다. 이 같은 생각으로 보령이 우주를 바라보게 됐다"고 말했다. 

보령의 목표는 우주에서 인간 생존에 꼭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고 그 기술을 연구·개발하기 위한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회사 성장과 기업가치 증대를 넘어 회사를 통해 미래 세대에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 이상의 대한민국을 남겨주는 데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지금이 제2의 대항해시대다. 1400년대말 포르투갈이 시작한 첫 번째 대항해시대와 달리 목적지가 지구 바깥이고, 시작을 열강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큰 차이"라며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의 위치에 올라섰지만, 우주라는 공간이 창출할 새로운 시장에서 뒤떨어진다면 다음세대 미래는 어떻게 될지 의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지구 저궤도 상에 두 번째로 우주정거장 운영을 시작했고, 올해 일본 기업 아이스페이스(ispace)와 미국의 인튜이티브 머신즈(Intuitive Machines)가 민간 최초로 탐사선의 달 착륙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주는 신대륙 발견 이상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우주를 향한 대항해시대에 대한민국이 차별화된 전략을 가지고 올라타지 않는다면, 멀게는 대항해시대 중 개척 당한 국가들이나 가깝게는 30여년전 세계화의 변화에 올라타지 않은 국가들과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될까 두렵다"며 "보령은 미지의 환경인 우주에서 인체가 겪을 문제들에 주목하고, 우주에서 인류의 생존에 필요한 기술들과 이 기술들의 연구개발에 필요한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Care In Space)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본인 역시 주주로서 모든 것을 보령에 건 만큼, 주주의 신뢰와 격려를 바탕으로 회사를 지속 성장시켜 '인류 건강에 꼭 필요한 회사'로 한 발자국씩 나아가 다음세대를 위해 '사업보국'을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보령이 생각하는 CIS? "'달에 장기체류시 속이 쓰릴 때 겔포스를 먹으면 나아질까?'라는 질문에 답변을 하는 것"

보령은 지난해 CIS 챌린지를 통해 우주를 향한 진정성을 알렸고,  올해 두 번째 CIS 챌린지 개최와 함께 액시엄 투자를 통해 CIS 연구를 위한 공간, 즉 우주정거장 공간을 확보하고 합작회사를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더욱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연구개발을 확장하고 해결책을 찾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달에서 장기체류하게 됐는데, 속이 쓰릴 때 겔포스를 먹으면 속쓰림이 나아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내는 것이 CIS(Care in Space) 사업이라고 정의하면서, "우주에 대한 투자는 '인류 건강에 꼭 필요한 기업'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기회다. CIS사업에서의 재무적 성과를 언제 낼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다른 사업과 마찬가지로 '이익창출력'을 최우선에 두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제약사업과 마찬가지로 CIS 사업을 이끌어가는 최고의 인재들이 이미 보령 내에 있다. CIS 사업에 의문을 가지는 것은 이런 인재들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라며 "질병을 치료할 새로운 의약품을 개발하겠다는 것도, 이미 존재하는 국제우주정거장을 대체하겠다는 것도 모두 투자며, 장기적으로 인류가 나아가는 데 꼭 필요한 곳에 투자하면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매출과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제약사업도 지속하고 시장의 성장세를 뛰어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했다"며 "제약사업의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LBA 제품에 대해 지속적으로 발굴, 인수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축적된 글로벌 생산노하우와 공급망 이해를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도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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