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잠 못 이루는 학장들...대학본부가 임의로 의대정원 써내면 어쩌나

교육부, KAMC의 의대정원 신청 기한 연기 요구 거부…이대론 학생들 돌아오라는 설득 명분 없어 대응책 논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교육부가 3월 4일로 예정된 의대증원 희망 규모 제출 기한 연장 가능성을 일축한 가운데, 의대 학장들이 정원 신청을 거부하거나 이대로는 정원을 써낼 수 없다고 대학본부를 설득하러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의대 2000명 증원에 반대하며 휴학에 들어간 제자들을 모른 체하며 희망 규모를 써낼 순 없다는이유에서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부 의대 학장들은 교육부의 2025학년도 의대정원 신청 요구에 불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2일 의대를 운영하는 전국 40개 대학에 3월 4일까지 의대정원을 신청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후 전국 의대 학장들로 구성된 한국의과대학∙의전원대학협회(KAMC)는 사회적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육부에 2025학년도 의대정원 신청 기한을 연기해 줄 것을 공문을 통해 요청했다. 전공의 사직, 의대생 휴학 등으로 의대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의대정원 신청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기한 연기 가능성을 일축했다. 내년 입학전형 계획 확정을 위해 4월 말 전에는 정원 배분을 마쳐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교육부 박성민 대변인 겸 기획조정실장은 26일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연기 요청) 의견이 들어오더라도 정부 차원에서는 의대정원 2000명 증원, 3월 4일까지인 정원 신청 기한에 대해 변경할 계획은 없다”며 “내년도 입시라 기다리는 학생, 학부모도 많아서 마냥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A의대 학장은 “학장들끼리 다시 논의해 봐야겠지만, 교육부가 신청 기한 연기를 거부한다면 의대 차원에서는 (증원 규모를) 제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정부의 의대증원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고 하면서 수업거부와 휴학을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학장들이 기정사실화하면서 정원을 신청한다면 학생들의 퇴로가 없어지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의대 차원에서 제출을 거부하더라도 대학본부가 지난해 자료를 참조해 신청할 가능성이 크다. 그건 학장들의 통제 범위를 넘어서는 일”이라며 “그게 현실화하면 우리는 학생을 설득할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밤잠을 설쳐 가며 고민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B의대 학장은 “학장들이 각 대학본부에 의대증원 규모가 교육하기 힘든 인원이라고 설득하는 방향으로 얘기는 하고 있다”면서도 “대학별로 사정이 다르니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의대가 희망하는 정원을 제출하지 않으면 대학본부가 마음대로 써서 교육부에 내버릴 우려도 크다”며 “학장들은 학생들을 설득해 돌아오게 하고 싶은데 이대로는 명분이 전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KAMC 신찬수 이사장은 “각 대학 총장들에게도 신청 기한 연장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 둔 상태이기 때문에 답변을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 총장들도 교육자로서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고 나가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착잡하긴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신 이사장은 다만 의대정원 신청 거부 가능성에 대해선 “각 학교별로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신중하게 답했다.

KAMC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이저 플레이스 센트럴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10월 27일~11월 10일까지 전국 40개 의대에서 연도별 증원 수요와 교육역량에 관한 서류를 제출받았다. 복지부가 발표한 수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의대에서 제시한 2025학년도 증원 수요는 최소 2151명에서 최대 2847명이었다. 교육부는 3월 4일까지 다시 희망하는 정원 규모를 재조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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