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마운자로, 당뇨병·비만 이어 NASH도 잡을까

실적발표서 NASH 2상 예비결과 '긍정적' 발표…올해 여러 적응증 5개 임상 결과 기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제2형 당뇨병 치료제와 비만 치료제로 미국에서 허가를 받은 터제파타이드가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염(MASH,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에도 효과 있다는 데이터가 나왔다.

릴리(Eli Lilly and Company)가 6일(현지시간) 2023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 파이프라인 진행 상황을 소개하며 MASH 환자를 대상으로 한 터제파타이드 2상 연구인 예비 결과가 긍정적이라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52주째 터제파타이드 투여 환자군의 최대 74%가 섬유화 악화 없이 MASH가 발생하지 않은 반면 위약군에서는 12.6%%에 그쳐 1차 평가변수를 충족했다.

터제파타이드는 우리 몸에서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인크레틴 호르몬인 GIP와 GLP-1 수용체를 모두 활성화시키는 이중 작용제로,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인 마운자로(Mounjaro)와 비만 치료제인 젭바운드(Zepbound)로 허가를 받아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마운자로만 허가를 받았다.

MASH는 지방 축적으로 간에 염증과 손상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간 이식의 주요 원인이다. 지난해 인터셉트 파마슈티컬스(Intercept Pharmaceuticals)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MASH 치료제로 오베티콜릭산(obeticholic acid, OCA)의 허가신청서를 제출했으나 허가를 받는데 실패했고, 현재 FDA에서 승인한 치료제는 없다.

터제파타이드의 MASH 연구는 과체중 또는 비만인 MASH 환자 196명을 대상으로 세 가지 용량(5, 10, 15㎎)을 평가하기 위해 설계됐다. 예비 결과에 따르면 세 가지 용량 모두 간섬유화 악화 없이 MASH가 발생하지 않는 1차 평가변수를 달성했다. 고용량인 15㎎을 주1회 피하 투여했을 때 1차 평가변수를 달성한 비율은 74%, 10㎎과 5㎎은 각각 63.1%와 51.8%로 모두 위약군 12.6%를 크게 상회했다.

주요 2차 평가변수는 MASH 악화 없이 섬유화가 최소 한 단계 이상 감소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세 가지 용량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나타냈다고 보고했다. 부작용은 다른 임상시험에서 보인 것과 일치했다.

이러한 데이터는 터제파타이드가 당뇨병과 비만에 이어 MASH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준다.

예를 들어 아케로 테라퓨틱스(Akero Therapeutics)가 개발하고 있는 에프루시페르민(efruxifermin)은 2b상 HARMONY 임상시험에서 섬유화 악화 없이 MASH 해소를 보인 비율이 50㎎군 76%, 위약군 15%였다.

현재 가장 허가에 임박한 후보물질은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Madrigal Pharmaceuticals)의 1일 1회 경구용 갑상선호르몬수용체(THR)-β 작용제 레스메티롬(resmetirom)이다. 지난해 9월 FDA에 허가신청서 접수가 완료됐고,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돼 올해 3월 14일까지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3상 MAESTRO-NASH 임상시험에서 레스메티롬은 간 조직학적 개선 평가변수를 모두 달성했다. 52주 뒤 레스메티롬 100㎎ 투여군의 30%에서 섬유증 악화 없이 MASH가 해결되고(위약군 10%), 26%에서 NAS 악화 없이 섬유증이 한 단계 이상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위약군 14%).

다만 릴리의 SYNERGY-NASH에서는 2기 또는 3기 MASH 환자를 등록한 반면 MAESTRO-NASH는 초기 단계 환자 그룹도 소수 포함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또한 릴리는 체질량지수(BMI)가 27㎏/㎡ 이상인 환자만 등록했지만, 마드리갈은 과체중이 아니어도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편 릴리는 MASH 임상 외에도 여러 터제파타이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중 5개 결과가 올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비만 환자에서 치료 효능을 평가하는 SURMOUNT-OSA 임상시험과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을 포함한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SUMMIT 연구가 있다.

비만 적응증에 대한 3상 임상시험인 SURMOUNT-1의 장기 추적 관찰 결과와 심혈관 결과에 대해 터제파타이드와 릴리의 GLP-1 유사체 트루리시티(Trulicity, 성분명 둘라글루타이드)를 비교하는 SURPASS-CVOT 연구 결과도 기대해볼만 하다.

비만 적응증에서 터제파타이드와 경쟁제품인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세마글루티드(semaglutide, 제품명 위고비)를 직접 비교한 SURMOUNT-5 연구의 탑라인 결과도 올해 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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