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한 줄 알았던 의대정원 확대…의정협의체서 '의견 차' 보여

의협 "필수의료 지원 방안 없는 의대 증원 부작용 우려" 지적

16일 열린 제3차 의료현안협의체.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의대정원 확대'에 대해 의견 차를 보였다.

앞서 열린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대정원 확대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대한의사협회가 필수의료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임을 강조하며 브레이크를 건 것이다.

15일 복지부와 의협은 오후 2시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의료현안협의체' 제11차 회의를 개최하고 필수의료‧지역의료 강화를 위해 필요한 제도 개선방안에 대해 다각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 보건복지부는 이형훈 보건의료정책관, 차전경 보건의료정책과장, 송양수 의료인력정책과장, 임강섭 대외협력팀장이 참석했고, 대한의사협회는 이광래 인천광역시의사회 회장, 이정근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서정성 대한의사협회 총무이사가 참석했다.

모두 발언에서 이형훈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2020년에는 코로나19 대응이 급박한 상황에서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전공의 등 젊은 의사까지 집단행동에 참가해 상급종합병원 응급실과 수술실에 의료공백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후 의대정원 논의가 중단되면서 필수의료 분야 의사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며 건강의료 서비스 제공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정부와 의료계,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이 진지한 토론과 차분한 논의에 임하기보다는 갈등을 생산하고 소비하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며 "정부는 의료 인력 양성과 재배치와 함께 수가 구조의 개편, 지역근무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 마련, 질 높은 의학 교육을 통한 우수 인력 양성 등 종합적 정책 패키지를 준비해서 대처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광래 인천광역시의사회장은 "의료 인력 확충은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살리기를 위한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면서 "현재 우리나라 의료 인력 상황 및 미래수요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분석이 우선시 돼야 하고 확충된 인력이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에 고스란히 유입될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담보돼야만 생산적인 논의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 회장은 "필수의료에 대한 대책 없는 의대정원, 의사인력 확충은 수많은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며 "의사인력 확충으로 우리나라 국민 의료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이는 건강보험 재정 파탄으로 이어져 모든 국가에서 부러워하는 세계 최고의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와 시스템을 붕괴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의대정원을 늘리면 가뜩이나 심각한 수도권 일부 인기과 의료쏠림 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의대 정원이 늘어나 국내 우수 인재가 의대로 흡수돼 과학분야 이공계 분야 파멸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당장 내년부터 현 전공의들이 필수의료인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에 지원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필수의료, 지역의료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의대정원 확대에 대해 사뭇 온도 차를 보인 복지부와 의협은 이어진 논의에서 국민 건강증진과 필수의료‧지역의료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와 의협은 필수의료 분야의 의료사고 부담 경감을 위해 법‧제도‧보상 등 전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으며, 앞으로 의료계, 환자, 전문가 등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여 필수의료‧지역의료 강화를 위한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의료현안협의체 제12차 회의는 29일 오후 3시에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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