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대의원회에 전공의 대의원 어떻게 늘리나...의협 대의원회 개혁 TF 구성하기로

현 의학회 50명 대개협 17명 대전협 5명, 직역협의회 대의원 증원 안건 부결 "자칫 개원의 대의원만 더 늘어날 우려"

의협 정기대의원총회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에 전공의 대의원 수를 포함한 직역협의회 대의원을 늘리자는 안건이 전부 부결됐다. 의협 산하 직역협의회에 대한전공의협의회 외에도 대한개원의협의회, 대한병원의사협의회 등이 포함돼있어 대의원 수 구성이 자칫 이들 대의원 수를 늘리는 결과를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시간을 두고 대의원회 개혁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자는 안건은 통과됐다. 전체 직역협의회와 시도의사회 등이 모여 내년 4월 정기대의원총회를 앞두고 대의원회 개혁을 위해 논의하기로 했다. 

25일 열린 의협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정관개정안과 수정발의안, 긴급발의안, 긴급 토의안 등이 논의됐다. 

현재 대의원 정수는 250명으로 하되 시도지부 각 2명, 의학회 대의원정수의 100분의 20명, 직역협의회는 대의원 정수의 100분의 10명 등을 두게 돼있다. 현재 의학회는 50명, 개원의협의회 17명 등의 대의원을 두고 있다. 특히 전공의협의회 대의원은 5명밖에 되지 않아 8월 의료계 투쟁 이후 전공의 대의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게 됐다.  

"대의원수를 늘려야 할까, 전공의 늘린다며 개원의들만 늘어나지 않을까" 
의협 대의원회 의장단 

이날 법령정관개정 분과위원회를 통과안 정관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됐다. 정관개정안은 대의원수를 270명으로 조정하고 고정대의원으로 각 시도지부 2명, 의학회 대의원 정수의 50명, 협의회 대의원 정수의 45명, 군진지부 5명 등으로 뒀다. 정원 책정 후 대의원이 없는 직역협의회는 비례대의원 범위에서 2명의 대의원을 추가로 배정한다. 

좌훈정 개원의대의원(대한개원의협의회 기획부회장)은 여기에 수정발의안을 제안했다. 직역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대의원 수 자체를 270명으로 늘리고 의학회는 100분의 20명, 협의회는 100분의 16명으로 두는 것을 제안했다. 

좌 대의원은 “의학회가 투쟁 과정에서 전공의들을 많이 도와주고 뒷받침이 됐기 때문에 감사드린다. 의사회원이 늘어남에 따른 대의원수를 늘리고 의학회는 54명, 협의회는 48명으로 인원이 늘어난다면 이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 대의원회에서 논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의원 수를 늘리는 것과 개원의 대의원 수가 늘어나는 역효과를 이유로 반대 의견이 나왔다. 

김세헌 경기대의원은 “대의원 정수를 늘리는데 반대한다. 그동안 회의가 길어지거나 정족수 미달로 논의조차 못했던 경우가 많았다”라며 “젊은 의사들의 참여를 높이자는 측에서 진행한다고 하지만 직역협의회 대의원 배정도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김 대의원은 “현재 시도지부(시도의사회) 대의원에 개원의협의회 개원의 대의원을 합하면 개원의가 60~70%가 된다. 특히 이번 투쟁에서 의협=개원의협의회라고 알고 있는 국민들이 많이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했다.  
 
김 대의원은 이어 ”정관개정안이 의결되면 보건복지부 승인을 거쳐 2월이나 2월 말에 시행하게 되는데, 원안대로 직역협의회 45명을 두더라도 내년 4월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결정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공의 대의원 수 늘려야...각 직역협의회가 적절히 논의해 배분 가능" 

하지만 이번 정관개정안에 찬성하는 대의원들은 전공의 대의원을 늘릴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철신 충남대의원은 “전공의들이 이번 투쟁에 많이 참여한 만큼 전공의 대의원들의 참여를 늘려야야 한다. 직역협의회에 대의원들을 받지 못하는 곳이 있어 이들을 늘려야 한다”라고 했다.  

이동욱 경기대의원은 “정관개정안 자체가 완벽하지가 않고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지난 1년동안 정관개정특별위원회에서 수없이 많이 논의됐고 법정관분과위원회에서도 논의됐다”라며 정관개정안이 부족하지만 전공의들을 반영할 필요성이 있고 1년간 논의했던 내용을 위해 긍정적으로 검토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최상림 경남대의원은 “수정발의안이 통과되더라도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서 논의를 거쳐 직역협의회를 적절히 배분할 수 있다”라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주예찬 전공의대의원은 “직역협의회 대의원이 늘어나더라도 전공의들을 중심으로 논의 기구를 만들 수 있다. 우려가 있더라도 전공의를 믿고 통과되도록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좌훈정 대의원은 “직역협의회 대의원을 늘리는 것은 대한개원의협의회나 여러 단체들이 모여서 전공의들의 참여를 늘리는 방향으로 정하고자 한다”라며 “어떻게 배분할지에 대한 문제는 각 직역협의회들끼리 만나 상의해서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좌훈정 대의원 수정발의안 투표결과 

좌훈정 대의원의 수정발의안에서는 투표인원 173명 중 찬성 113명, 반대 52명, 기권 8명 등으로 정관개정 요건인 3분의 2를 넘지 못해 부결됐다.

정관개정안 원안으로 대의원 정수를 50명, 협의회는 45명으로 하는 원안에는 투표인원 171명 중 찬성 73명, 반대 91명, 기권 7명 등으로 역시 부결됐다. 

고정대의원 축소, 선출 대의원 증가 안건 상정조차 되지 못해 

한편, 전일문 충남대의원이 고정대의원을 줄이고 직선제 대의원(선출 대의원)을 늘리자는 긴급발의안을 올렸지만 안건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전 대의원은 “2000년 의약분업 투쟁 이후 올해 처음으로 진행된 제대로 된 투쟁에서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하지만 의협회장의 독단적 합의로 사태가 이 지경까지 왔다”라고 말했다. 

전 대의원은 “내부 분열을 막고 국시 문제까지 막을 수 있었는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임원 불신임안이 부결되고 회원들의 모든 불안이 대의원회로 향하고 있다. 아무도 이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전 대의원은 “대의원회 개혁을 통해 대한민국 의료가 힘을 내야 한다는 것은 발의안은 한마디로 절대 정원에 변화 없이 고정대의원을 3분의 1이하로 줄이고 직선제 대의원을 늘리자는 안이다”라며 “대의원회 개혁을 위해 대의원회에 민주적 정당성을 만들고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대의원은 조용히 물러나도록 해야 한다”라고 했다. 

전 대의원의 안건이 성립하려면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지만 찬성 49명. 반대 113명으로 안건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안원일 대구대의원은 “저번 임원 불신임안이 상정됐던 임총에서 발언 기회가 없어 답답했다. 전일문 대의원안이 회원들의 민의를 반영하는 안이자, 젊은 의사들의 의지를 반영하는 안”이라며 상정되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대의원회 개혁 필요할 때...대의원회 개혁 TF 구성 안건은 통과 
대의원회 개혁 TF 구성 표결 결과 

대의원회 개혁은 당장 대의원 숫자로만 논의할 게 아니라 직역, 지역이 모두 모여 개혁을 논의하자는 안건은 가결됐다. 

윤용선 서울대의원은 “현재 대의원 구성은 2014년 의협회장 탄핵 후에 대통합혁신위원회에서 논의됐다”라며 “투쟁 과정에서 대의원회가 회원들의 소통을 못하고 전공의들의 뜻을 반영하지 못한 문제제기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윤 대의원은 “대의원회 숫자라기 보단 구성과 분배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단지 직역협의회 몇 명으로 두자는 안만 통과된다면 모든 직역과 지역에서 이를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라며 “대의원회 개혁이 필요하다는 명제는 있지만 숫자만 정하는 식의 논의는 부적절하다”라고 지적했다. 

윤 대의원은 “정개특위에서 논의해온 인원만으로는 안되고 다양한 직역과 지역이 논의해야 한다”라며 “대의원회 개혁을 위해 TF를 만들고 TF를 통해 여기서 논의가 되길 바란다”라며 긴급 토의안건을 올렸다.  

안원일 대구대의원은 “대의원회 개혁을 위한 TF를 구성할 때 젊은 의사들을 위해 전공의협의회를 적극적으로 참여시켜 좋은 개혁안이 나올 수 있도록 해달라”라고 찬성했다.  

이철호 의장은 "대의원회 개혁 TF 안건이 의결되면 운영위원회에서 맡아 구성하기로 하고 내년 정기총회에 보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의원회 개혁 TF 구성안은 전체 투표인원 167명 중에서 찬성 134명, 반대 19명, 기권 14명으로 과반수를 넘어 가결됐다.  
 
이날 의협 대의원회는 결의문을 통해 “의협은 여당과 정부와의 정책협약 이행 합의, 보건의료발전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상호간의 합의와 서명을 마친 상태다. 그러나 약조 후에도 지속적으로 터져 나오는 신뢰를 깨고 혼란을 야기하는 관련 국회의원들의 발언에 심히 유감을 표명하며, 신뢰를 지켜 주기를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전했다. 

대의원회는 “의협 집행부는 지난 임시총회에서 약속한대로 확대 범의료계 투쟁위원회(범투위)를 통해 젊은 의사들을 중심으로 내부 의견수렴에 나서길 바란다”라며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기 위해 의사 회원들도 이제 복귀한 진료실과 강의실에서 가열찬 참여와 투쟁을 지속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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