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회수·폐기 조치된 제약사들 "원료 변경 등 별도 후속조치 고려 없어…11월말 결과 나오면 종합 검토 예정"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올해 9월 대웅바이오, 대원제약, 동구바이오제약, 휴온스, SK케미칼 등의 로사르탄 제제가 잇따라 불순물 이슈로 회수된 데 이어 이달 중순에도 추가 불순물 검사를 앞두고 다산제약, 위더스제약, 뉴젠팜 등이 자사의 로사르탄 제제를 자진 철회했다.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제약업계에 따르면 고혈압치료제인 사르탄류의 불순물 이슈가 지속되고 있으며 로사르탄 제제에 대한 다른 검사를 시행해 추가 제재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18년 7월 발사르탄에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Nitrosodimethylamine, NDMA)라는 발암가능성이 있는 불순물이 확인돼 이를 원료로 확인 중인 82개사 219개 품목에 대한 판매·제조가 중지됐다. 이어 발사르탄에 또다른 발암물질인 N-니트로소디에틸아민(N-nitrosodiethylamine, NDEA) 불순물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유통 중인 NDEA 포함 원료는 이미 NDMA 검출로 판매 중지돼 추가 조치는 없었다.
식약처는 잇따라 고혈압약에서 발암 불순물이 나오면서, 발사르탄과 구조가 유사한 로사르탄, 올메사르탄, 이르베사르탄, 칸데사르탄, 피마사르탄 등 사르탄류에 대해 NDMA와 NDEA의 잠정기준을 설정하고 시험법을 공개했다. 제조·수입업체는 불순물 발생가능성을 자체적으로 시험하고 해당 결과를 올해 5월까지 보고토록 했다.
그 사이 여러 약제에서 불순물 이슈가 이어졌고, 올해 9월 이르베사르탄, 로사르탄, 발사르탄 등 사르탄류를 함유한 일부 고혈압치료제에서 유전적인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성질인 AZBT (5-(4`-(azidomethyl)-[1,1`-biphenyl]-2yl)-1H-tetrazole) 등 불순물이 검출됐다.
안전성 조사 대상 중 시험검사가 완료된 품목 가운데 1일 섭취 허용량을 초과한 36개사 73품목의 183개 제조번호 사르탄류 의약품을 해당 제약사에서 자발적으로 회수 중이며, 9월부터 AZBT가 1일 섭취 허용량 이하인 사르탄류 의약품만 출하되고 있다.
식약처는 해당 의약품을 이미 처방받은 환자들은 계속 복용하거나 의사·약사와 상담해 대체 의약품 전환 여부를 상담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건강상 우려가 있어 교환이 필요한 경우에 한해 조제 약국에 방문, 남은 약을 교환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또한 AZBT가 1일 섭취허용량 이하인 사르탄류 의약품만 시중에 공급·유통될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고 했다.
식약처 의약품관리과 담당자는 "9월 아지도 불순물 안전성 검사 외에 또다른 검사법을 통해 로사르탄을 주성분으로 하는 불순물을 검출, 관리할 예정"이라며 "현재 로사르탄을 주성분으로 하는 의약품 생산(수입)실적이 있는 전체 업체를 대상으로 불순물 검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아지도와 다른 검사법이기 때문에 올해 9월 회수조치 대상 의약품들도 또다시 자체 검사이 되는 것이다.
대원제약, 휴온스, SK케미칼 등은 9월 아지도 초과 검출에 따른 회수조치 이후 원료 변경 등 별도의 후속조치를 하지 않고, 11월 30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또다른 불순물 검사를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후 불순물 상황을 고려해 후속조치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제약협회 측도 "로사르탄 관련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식약처가 제시한 일정(11월 30일) 내에서 각 회사가 불순물 기준에 대해 점검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소제약사들은 해당 불순불 검사에 부담감을 느끼고 로사르탄 제제를 시장에서 자진 철회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이달 중순 다산제약은 뉴코사르정50밀리그랩, 위더스제약은 로더스정50밀리그램, 로더플러스정, 뉴젠팜 로사르젠정 등을 회수했다.
또한 한국오가논은 지난 18일 자체 검사를 시행한 결과 로사르탄제제 중 코자엑스큐정 원료에서 아지도 불순물이 검출돼 일시적으로 공급을 중단했으며,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문제가 없는 원료를 수입한 후 공급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은 코자엑스큐와 아모잘탄의 로사르탄은 다른 공정과 원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아지도 불순물 검사를 마친 제품만 유통 중이라는 해명자료도 배포했다.
식약처 의약품관리과 담당자는 "이번에 전체 로사르탄 제제를 대상으로 하는 다른 방식의 불순물 검사는 11월30일까지 진행해 검사 결과를 제출토록 했으며, 자료를 제출받는대로 신속하게 검토해 안전성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제약업체에 따르면 이달말 시행하는 새로운 검사법을 통해 불순물이 대거 검출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고, 사실상 시장에서 사르탄류가 대거 퇴출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불순물 이슈가 지속되면서 개원가·약국가에서는 사르탄류 처방·조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로사르탄제제 90% 이상이 시장에서 철퇴할 것이란 풍문까지 돌면서 혼란이 더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3년전 발사르탄 불순물 논란 당시 내과의원 등에서는 갑작스러운 수백개 제품의 처방 중단과 약제 교환 등으로 환자 문의가 잇따르면서 상당한 혼선이 빚어진 바 있다. 아지도 불순물 검사로는 20여개 품목이 회수되는 데 그쳐 논란이 크지 않았으나 이번 대규모 점검결과가 나오면 제2의발사르탄 사태가 재현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선 개원가에서는 환자들에게 해당 문제를전달하고 사르탄류 처방을 미리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약업계는 로사르탄제제 시장이 3200억원에 달하는만큼 이르면 내달 초 나올 새로운 불순물 검사 결과가 고혈압약 시장 판도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로사르탄 약제는 복합제가 출시되면서 지난 5년간 22.6%의 성장률을 보였다"면서 "고혈압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해당 약제 시장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나온지 오래된 약(로사르탄제제)이 퇴출되고 신약이 자리잡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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