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인실 입원료 인하는 문재인 케어의 허구"

병원의사협의회 "의료 이용 빈도 높은 저소득층은 배제한 꼼수 정책"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대한병원의사협의회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의 일환으로 실시하는 상급병실(2-3인실) 건강보험 적용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들은 11일 성명서를 배포하고, 종합병원 상급병실 급여화는 국민을 기만하고, 병원의 재정을 낭비하는 정책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병의협은 "2-3인 병실 급여화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만 해당되는 정책"이라며 "이로 인해 중소병원과 종합병원 간 입원료 역전현상이 발생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상급병실 급여화는 그동안 비용 문제로 주저했던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 자명하다"며 "심지어 정책 대상자인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들은 벌써부터 4~5인실을 줄이고 2-3인실 병실을 늘리고 있다. 정부가 추산한 재정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낭비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더불어 병의협은 대한의사협회를 포함한 전체 의료계가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며, 지속 가능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경고했음에도 정부가 무조건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민의 소중한 건강보험 재정을 필수 의료서비스가 아닌 상급병실료 보장에 매년 2000억원 이상 낭비하는 것은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는 비난이 많았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 정책으로 환자의 입원료 부담이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병의협은 이번 정책이 건강보험 재정을 오히려 낭비하는 것이라고 지책했다. 문 케어는 국민들이 중병에 걸렸을 때 치료과정에 발생하는 높은 의료비 부담으로 생활고를 겪게 되는, 이른바 재난적 의료비로 고통 받는 국민들을 구제하기 위해 고안됐지만, 2-3인실 입원료는 진정한 급여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병의협은 "우리사회는 이미 국민들의 과도한 의료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연간 급여 진료비에 대한 본인부담금 총액이 개인별 상한금액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본인부담상한제'나 암이나 희귀난치성 질환자로 확정 받은 자의 본인 부담률을 경감하는 '산정특례제도', 저소득층의 급여 의료비를 지원해주는 '의료급여제도' 등 다양한 의료복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는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으니 더 많은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알려진 바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상급병실료를 급여화하면서 2-3인실 입원료는 본인부담금 상한액 산정에서 제외할 뿐 아니라 희귀난치성 질환자의 산정특례 혜택 대상에서도 제외한다는 국민건강보험험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며 "저소득층 의료급여환자도 최소 30%에서 많게는 50%의 금액을 지불해야 상급병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급여법 시행령도 개정안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가 결국 2-3인실 입원료를 본인부담금 상한액 산정에서 제외하는 이유는 실제로 2-3인실 입원료의 본인부담금을 포함시킬 경우 상당수 환자들이 상한액을 넘게돼 환급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결국 정부는 국민들에게 입원료가 줄어든다고 홍보를 하고서는 정작 기존의 국민의료비 절감 제도에서는 배제했다. 2-3인실 입원료는 진정한 급여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병의협은 "겉으로는 병실료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든다고 홍보하면서도, 뒤로는 중산층 국민의 병실료를 할인해주는 수준"이라며 "여기에 정부 추산 연간 2000억원의 소중한 건보 재정을 낭비해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말로 의료비 지원이 절실한 희귀난치성환자나 의료급여환자들의 상급병실 입원료는 의료비 감면 혜택에서 제외하는 시행령를 통해 일정 수준의 경제력이 없으면 의료 서비스의 차별을 받아야만 하는 시스템을 만들려 한다고 지적했다.
 
병의협은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시행한다는 정책이 사실상 진료비 할인 정책에 지나지 않다"며 "이마저도 의료 이용 빈도가 높은 산정특례 질환자와 의료급여 환자들에게 혜택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한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 스스로도 상급병실료 급여화라는 포퓰리즘 정책을 추진하면 발표한 것보다 많은 재원이 낭비될 것을 인지하고 있다. 따라서 그것을 숨기며 정책을 강행하려고 하다 이러한 비겁한 꼼수를 생각해 낸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꼼수를 부리지 말고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의협은 "경제력에 따른 의료 불평등을 조장하는 국민기만적 고시를 만든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 앞에 즉각 사과하고, 해당 고시를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만약 건강보험 재정이 충분치 않아 해당 고시 철회가 불가능하다면, 의료계와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한 포퓰리즘 정책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상급병실료 급여화 제도 시행을 백지화 한 후 의료계와 진정성 있는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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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희 기자 ([email protected])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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