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안된 코로나19 예방·치료 한약 홍보, 복지부 관리·감독 나서라"

"전화 처방까지 악용해 국민 건강권 훼손...안전성 관점에서 전화처방도 재검토를"

[칼럼] 김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의료계는 대한한의사협회와 일부 한의원들이 코로나19 예방과 치료 한약을 과도하고 홍보해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한의사협회와 일부 한의원들이 전화 상담과 처방을 기회로 보고 각종 의료법 원칙을 훼손하는 사례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전화 처방에 따른 한의계의 부적절한 의료행위에 대해서만큼은 분명히 규제해야 한다. 나아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전화 처방을 국민 안전성의 원점에서 재검토해봐야 한다.    

의료법 위반에 눈 가리고 아웅하는 한의계

한의사협회와 일부 한의원이 코로나 19 환자에 처방하는 한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약을 광고하고 있다. 이렇게 환자들에게 막연하거나 헛된 의학적 기대를 갖게 하는 광고로서 의료법 위반 행위가 된다. 

마침 한의사의 비대면 전화처방 등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바른의료연구소 민원을 통해 유권해석을 내렸다. [관련기사=복지부 "전화로 한약 처방 가능하지만, 한의원 허위·과장 광고로 환자 유인·알선은 안돼"]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에서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처방 등 치료 관리를 환자가 입원한 병원 또는 치료센터의 담당의사가 수행해야 하는 업무다. 담당 의사가 아닌 의료인이 코로나19 치료 목적의 상담 또는 처방을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했다. 복지부는 “일부 한의원이 전화 상담·처방을 통해 비급여 진료를 하면서 급여항목의 본인부담금을 받지 않은 경우 또는 비급여 항목을 면제하는 경우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 따른 유인·알선 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한의사협회가 전화상담 및 처방을 통해 코로나 19 뿐만 아니라 다른 상병에 대해 특정 한약을 처방한 경우도 무면허 의료행위로서 유인·알선 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복지부는 한의사협회와 일부 한의원이 특정 한약이 코로나 합병증의 예방 또는 치료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 것에 대해 의료법 제56조(거짓·과장 광고)에 저촉될 소지가 있으며, 한시적 전화 상담 또는 처방을 근거로 이와 같은 마케팅을 실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이전의 판례를 검토해보면 “의료행위가 사람의 생명·신체에 직접적이고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임에 비춰 객관적 사실이 아니거나 근거가 없는 또는 현대의학상 안전성 및 유효성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기재해 의료서비스 소비자에게 막연하거나 헛된 의학적 기대를 갖게 하는 광고는 허위 또는 과대광고로서 금지되어야 한다”라고 명확히 판단을 내리고 있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6도9083 판결). 

봉독주사액을 일반 개원의가 임상시험계획의 승인을 얻는 등의 거치지 않은 채 영리의 목적으로 관절염을 앓고 있는 일반 환자들에게 주사한 행위는 의료법 제53조 제1항 제1호, 같은 법 시행령 제21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학문적으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진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서울행법 2002. 12. 4, 선고 2002구합10926 판결: 의사면허자격정지취소 사건)

주무 부처의 관리·감독 의무 소홀 행태

의료법 위반 행위에 대한 판례에도 불구하고 한의사협회와 일부 한의원의 여론 조장 행위는 정부가 한시적으로 비대면진료와 처방을 허용한 결과라고 본다.

전화 처방의 정당화 사유로 감염병예방법 제49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조항은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장의 감염병 예방조치에 대해 열거하고 있으나 환자의 직접 대면 진료 제한에 대한 규정은 없다. 다만 의료법 제59조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으면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필요한 지도와 명령을 할 수 있다”고 함으로써 의료인의 의무를 규정한다. 

어떤 행정행위가 정당성을 갖기 위해서는 법령의 취지와 목적에 비춰볼 때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행정청이 한 처분이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거나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는 등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대법원 2016. 8. 25. 선고 2014다225083 판결; 대법원 2002. 2. 22. 선고 2001다23447 판결  등).

의료법 제17조의2(처방전)와 제18조(처방전 작성과 교부)를 보면 ‘의사가 환자를 직접 대면 진찰하고 처방’하는 것을 명백히 규정하고 있다. 한의사가 만성질환자이든 코로나 환자이든 상관없이 ‘전화 상담’을 통해 처방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이전 판례를 보면 초진의 경우(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4도12608 판결) 뿐만 아니라 모든 비대면 진료행위는 의료법 위반이라고 명백히 하고 있다(헌법재판소 2012. 3. 29, 2010헌바83; 서울동부지방법원 2010. 1. 7, 선고2009노757,2009초기1413 판결).  

이렇게 의료법 원칙을 훼손한 전화 처방 허용으로, 한약에서 유독 국민건강 안전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 그런데도 복지부는 유독 한약에서 파생된 관리․감독 책임을 의료계와 지자체에 떠넘기는 무책임한 행위를 하고 있다.

복지부는 유권해석에서 “특정 비급여 진료 및 한약재에 대한 처방은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 따른 유인·알선 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라면서도 "특정 한약이 코로나19 감염에 의한 합병증 발생을 예방한다고 광고하는 것은 허위의료광고에 해당 될 수 있으나 지자체에 문의해 처리해야 한다"라고 했다. 

복지부는 한의계의 국민 건강권 침해라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복지부는 한의계의 부적절한 행위와 의료체계를 혼란에 빠뜨리는 행위에 대해서만큼은 책임을 지고 규제해야 한다. 더 나아가 대면진료라는 의료법 원칙을 훼손하는 전화 처방에 대해 국민 안전성 관점에서 원점에서 재검토해봐야 한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메디게이트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