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이송 논란 확산 "부산대병원 외상 최고 수준인데 전원, 서울대병원은 응급수술 차질"
"전국 외상환자 헬기 이송 비율 2% 불과, 헬기 이송 부적절 논란도 여전…헬기운영 규정에 의전 고려 없어"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해 일선 현장 의사들이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된 사례를 두고 지속적으로 비판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4일 메디게이트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치인들마저 이런 식으로 다치면 서울로 모두 가버리니 지방병원들은 뭘 어떻게 살아남으라는 소리인가"라며 "알려진 것과 달리 외상 파트에선 부산대병원과 아주대병원이 국내에서 가장 의료 질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얼마 전에도 최전선에서 군인이 다쳤을 때 서울권을 건너뛰고 헬기로 20여분만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됐다. 두 병원이 외상 실력에서 절대로 수도권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다는 반증"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부산대병원 이외 서울대병원 의료진들 사이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외과계 응급수술 일정이 가득 차 있는 상태에서 이 대표 수술이 급작스럽게 잡히면서 기존 수술 일정이 뒤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급작스러운 이재명 대표 수술로 인해 일부 외과계 교수들이 응급수술이 밀려버렸다고 크게 항의하는 일이 있었다"며 "의료진들 사이에서도 이 대표 전원에 대한 의견이 나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의 서울대병원 전원 과정에서 헬기가 동원된 것에 대해서도 여전히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환자 상태가 위중하지 않으면 헬기가 동원되기 힘든 만큼, 일각에선 특혜를 받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외상환자 헬기 이송 건수는 매우 적은 편이다. 2022년 보건복지부 외상등록체계 통계 연보에 따르면 한해 3만5000여명의 외상환자 이송에 헬기 등 항공 이송은 785건(2.2%)에 불과했다. 가장 많은 이송수단은 55.6%(1만9481건)로 119구급차였고, 기타 자동차가 22.5%(7864건), 기타 구급차가 14.5%(5086건), 의료기관 구급차 4.5%(1571건) 순이었다.
더욱이 해당 통계는 사고 발생 이후 최초 병원 내원 시에 국한된 것으로, 병원과 병원 간 전원은 제외된 수치다. 병원 간 전원은 통상 구급차가 이용된다.
병원 간 전원에 헬기 이송이 이뤄지는 경우는 환자가 매우 위급한 상황이며 바로 수술이 어려운 중소병원에서 대형병원 전원이 필요한 때가 대부분이다. 상급종합병원인 부산대병원은 타 병원 전원 시 헬기가 동원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대한응급의학회 이경원 공보이사(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는 "현재 소방구급헬기나 보건복지부가 운영하고 있는 닥터헬기 운영 규정엔 국가 의전서열을 고려하는 항목은 없다"고 비판했다.
이 공보이사는 또한 "가족이 원해서 먼 거리에 위치한 서울대병원으로 헬기 이송을 한다면 과연 그것이 맞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헬기가 아니라 로켓으로 이송해도 이송 중 심정지가 발생할 수 있고, 충분히 치료하고 구할 수 있었던 생명을 잃게 되는 안타깝고 어리석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의대 출신인 양성관 의정부백병원 가정의학과 과장도 "이 대표는 총 두번 헬기를 탔다. 처음 부산대병원까지 헬기를 탄 것은 문제가 없다고 치더라도 다시 서울대병원까지 헬기가 동원된 것은 어떻게 봐도 부적절하다"며 "초응급이었다면 의료진이 없는 것도 아니고 부산대병원에서 수술하는 것이 맞고, 응급이 아니었다면 구급차를 이용했어야 한다. 누가봐도 특혜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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