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확대 세부 방침 결정에 속도 내는 정부…연말 '미니의대' 활용안 채택 유력

전국 의대 대상 합동조사도 이번주부터 시작…의료현안협의체도 한주 당겨 실시 예정

의대정원 문제를 풀기 위한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사진=국무총리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정부가 지난 19일 의대정원 증원 방침을 명확히 밝힌 가운데,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기 위한 후속대처에 속도가 붙고 있다. 

23일 정치권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말을 데드라인으로 설정하고 의대증원 규모와 증원 대상 의대 등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계획대로 의대 입학 정원을 2025년도 입시부터 늘리기 위해선 늦어도 내년 초까진 모집 요강에 반영돼야 하기 때문이다. 

신속한 대안 마련을 위해 19일 정부 발표 후 중동 지역 국빈 방문을 위해 떠난 윤석열 대통령을 대신해 한덕수 국무총리가 직접 조타수를 자처했다. 한 총리는 20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지역의료 혁신 이행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의대정원 문제를 풀기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갔다. 이날 회의엔 교육부, 보건복지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가 참여했다. 

향후 구체적인 정부 계획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정부는 의대정원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과 함께 지역필수의료 수가 인상, 국립의대 지원 확대, 의료사고 법적부담 완화 등을 함께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정원만 늘린다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의료계 주장을 일부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당 관계자는 "확정된 것은 없지만 늘어난 의대생들이 필수의료를 적절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응급, 분만, 소아 등 필수의료 수가 인상이 상당수 이뤄질 것으로 안다"고 귀뜸했다. 

20일 관계장관회의 이후 의대정원 증원을 위한 관계부처 협력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복지부와 교육부는 이번주부터 전국 의대를 대상으로 '의대증원 여력 합동조사'를 시작할 방침이다. 의대 정원 확대 수용 가능성과 자체 교육역량 등을 측정하기 위해서다. 

특히 정원 확대 방법은 의대 신설보단 정원 50명 이하인 일명 '미니의대'를 중심으로 정원을 늘리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기존 지방 미니의대 활용안은 의료계 내부적으로도 수용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지난 2020년 의대정원을 늘리려는 정책이 발표됐을 당시에도 극단적으로 공공의대를 신설하는 방안 대신, 기존 지방의대를 활용하는 방안이 물밑으로 심도 있게 논의된 바 있다. 의료계는 지방 미니의대 활용안이 현실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지만 당시 공공의대 신설을 고집하던 정부 측과의 의견 충돌로 인해 결국 의사파업까지 진행됐다. 

당시 해당 안을 논의했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관계자는 "2020년 공공의대 신설안 보단 공공의사 특별전형을 만들어 지방 의대에 배치하는 방향이 모색됐다"며 "그러나 당시 복지부가 지방의대 활용안을 거절하고 공공의대 설립을 강행해 무산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당시 비수도권 의대 관계자들과 의대 교수들은 공공의사 인력 수용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고 이 때문에 실제로 의대 차원에서 추진 계획을 세웠던 곳도 더러 있었다"고 설명했다. 

속도를 내는 정부 스텝에 맞춰 대한의사협회와 정부 간 논의 기구인 의료현안협의체 논의 일정도 다음달 2일에서 이번주 26일로 앞당겨 진행된다. 

다만 논의가 의료현안협의체에 국한돼야 한다는 의협 측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와 논의를 병행하겠다는 정부 측 견해가 엇갈리며 의견이 충돌하는 부분은 변수다. 보정심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포함돼 있는 대신 의협이 공식적으로 참여하고 있지 않으며, 의대정원 확대에 긍정적인 소비자 단체 등이 포함돼 있다. 

의협 관계자는 "의료현안협의체 이외 다른 대화 창구는 2020년 9.4의정합의에 정면으로 반하는 결정"이라며 "보정심에 의협이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보정심 논의가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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