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 전공의 교육에 환자 교육까지

서울성모병원 조재형 교수, “좋은 지식은 보편화될 수 있어야 한다”

사진: 가톨릭의대 조재형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 시행과 내과 수련 기간 단축 등의 영향으로 내실 있는 전공의 교육에 대한 병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톨릭의대 내과학교실은 최근 내과 전공의를 위한 디지털 교육 시스템인 CADE-IM(Catholic Digital Education System for Internal Medicine)을 개발했다. 분과별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과 다양한 술기교육 콘텐츠를 탑재한 CADE-IM을 통해 전공의는 언제 어디서든 관심있는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을 개발한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내과학교실 조재형 교수는 "전공의법과 수련기간 단축 등으로 전공의의 절대적인 교육시간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CADE-IM은 보다 효율적인 교육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조 교수는 디지털 헬스케어와 집단 지성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좋은 지식이 보편화될 수 있도록"

CADE-IM은 지식공유 플랫폼으로 내과 전공의를 위한 방대한 의학정보와 최신지견을 표준화한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내과 전공의들은 누구나 웹사이트 접속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CADE-IM 시스템 내 분과별 관련 영상과 강의에 대한 설명을 통해 전공의는 자신이 관심있는 교육을 수강할 수 있으며 궁금한 사항은 질문을 작성해 교수와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다. 또 여러 시험도 볼 수 있어 자신의 이해도를 스스로 측정할 수 있다.

조 교수는 “CADE-IM을 통해 각 분과별 술기 동영상 콘텐츠와 연수강좌, 내과 지침서 등을 공유하고 있다”라며 “교수들이 직접 시술을 하고 촬영해 스튜디오에 가서 녹음한 후 편집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전했다.

가톨릭의대 내과학교실은 전공의법 시행 등으로 인한 수련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전문적인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내과 전공의 교육 프로그램 개편을 실시해왔다.

특히 온라인 교육을 위한 인터넷 기반 전공의 교육 콘텐츠 부분 마련을 위해 노력해왔다. 내과학교실 홈페이지 재구축, 모바일 연동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정보위원회를 신설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다양한 분야 많은 콘텐츠를 확보하고 전공의뿐만 아니라 교수들도 자주 이용하며 소통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라며 “좋은 지식이 보편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련병원들은 변화되는 전공의 수련 환경에 맞춘 내실 있는 교육 프로그램과 체계화된 술기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조 교수는 “(전공의가 가진) 근로자와 피교육자 신분 사이 균형을 맞춰 단순히 동영상 교육만이 아닌 환자 특이적으로 들어가서 풍부하게 학습할 수 있도록 해야 환자에게 좋은 의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를 통해 진료실에서 의사와 환자가 연결되는 흐름 조성”

조재형 교수는 가톨릭U-헬스케어사업단을 이끄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전문가이자 IT회사 '아이쿱(ikooB Clinic) 대표이기도 하다.

유비쿼터스 헬스케어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연구, 확립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설립된 가톨릭U-헬스케어사업단의 단장을 맡고 있는 조 교수는 국내 병원계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개척해 온 선구자다.

지난 2011년 조 교수는 주지현 교수(류마티스내과)와 언제 어디서나 의료 정보와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아이패드 전용 애플리케이션 ‘iKooB(이하 아이쿱)’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의사를 위한 디지털 환자교육 플랫폼인 ‘아이쿱클리닉(ikooB Clinic)’도 선보였다. 아이쿱클리닉은 진료실에서 의사가 환자를 진료할 때 필요한 질환 정보, 복약관리법, 운동 및 식습관 관리법 등에 대한 의료 콘텐츠를 제공하는 태블릿 용 앱 서비스다. 교육 콘텐츠는 30여 명의 우수한 의사들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졌다.
사진: 아이쿱클리닉

의료 콘텐츠 위에 필기도구를 이용해 글자를 쓰거나 형광펜으로 강조하기, 교육 음성을 실시간으로 녹음하기 기능 등을 더한 교육 콘텐츠를 환자는 ‘헬스쿱’ 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확인할 수 있다.

동시에 완료된 교육자료를 인쇄하고 SMS 혹은 카카오톡으로 전송하는 기능도 있어 의사와 환자 간 소통 체계를 더욱 탄탄하게 확립했다. 교육자료에는 병원 로고, 교육을 진행한 의사 이름이 노출돼 환자들이 병원, 의사를 재방문하고 지속적인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조재형 교수는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서 전세계 의사들이 교육에 활용하도록 하고 그 내용이 다시 환자에게 재학습되도록 한다”고 전했다.

의사가 직접 환자를 교육하고 소통하는 것이 약을 처방하고 수술을 집행하는 것만큼 중요한 책무라는 것이다. 조 교수는 “자신의 병명과 복용하는 약 이름도 모르는 환자들이 있는데 데이터를 통해 진료실에서 의사와 환자가 연결되는 흐름을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최초의 영문 의학 교과서인 ‘내과 임상 로드맵’을 집필하기도 한 조재형 교수는 개인의 지식을 모아 세계인이 공유하는 책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져왔다. 회사 이름도 책(Book)의 영단어를 거꾸로 한 것이다.

조 교수는 “지식을 창출하는 것만큼 어떤 컨셉으로 모으고 언제 전달하는지도 중요하다”며 “시멘트, 벽돌, 유리로 집을 지을 수 있는 것처럼 지식을 모아 함께 책을 만드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전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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