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메디컬팀이 들려주는 약 이야기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근거중심의학을 넘어 맞춤의학의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정밀의료 시대를 맞아 의사들에게 올바른 처방정보를 제공하고자 다국적 제약회사의 의학부를 만나 최신 질환정보와 제품정보를 듣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이를 통해 평소 개원가에서 보기 어려운 질환 등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동시에 의약품 처방 시 도움이 되는 임상근거 자료를 쉽고 자세하게 풀어 환자 진료에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혈우병은 지혈에 관여하는 혈액응고인자의 일부가 없거나 부족해서 지혈이 늦게 이뤄지는 선천성 혈액응고질환이다. 주된 임상적 특징은 관절출혈인데, 관절출혈이 반복되면 관절이 손상되고 연골이 침식돼 장기적으로 혈우병성 관절병증이라는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혈우병 환자에서 갑작스럽게 출혈이 발생하면 결석이나 결근이 불가피해 이에 따른 사회 간접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최선의 치료로 예방요법이 권고되지만 B형 혈우병은 A형 혈우병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료제 선택 폭이 좁았다. 또한 기존의 정맥주사는 연간 약 100회를 투여받아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사노피 젠자임은 12일 관절출혈 보호에 우수하면서 기존 치료제보다 정맥주사 횟수를 절반 이상 줄인 B형 혈우병 치료제 알프로릭스(Alprolix, 성분명 혈액응고인자IX-Fc융합단백(rFIXFc)·에프트레노나코그-알파(유전자재조합))를 출시했다.
정맥 주사 횟수를 크게 줄이면서 치료 편의성과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됐으며, 정맥을 찾기 어려워 주사 투여에 어려움을 겪는 소아 환자도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사노피 젠자임에서 희귀혈액질환부서를 담당하고 있는 의학부 신효선 이사(MD)를 만나 B형 혈우병의 치료 현황과 의학적 미충족 수요, 새로운 치료 옵션의 특징 및 향후 혈우병 치료제 전망에 대해 들었다.
신 이사는 2016년 9월 사노피에 입사해 처음에는 전문의약품사업부(Primary Care Business Unit)에서 근무하며 플라빅스, 렌벨라, 아프로벨과 같은 블록버스터 제품을 담당했다. 2018년 12월 사노피의 스페셜티케어 사업부인 사노피 젠자임으로 이동해 지금까지 1년 3개월간 희귀혈액질환 사업부에서 일하고 있다.
알프로릭스는 혈액응고인자 9인자의 반감기가 연장된 B형 혈우병 치료제다. B형 혈우병 환자에서의 ▲출혈 억제 및 예방 ▲수술 전후 관리(외과적 수술 시 출혈억제 및 예방) ▲출혈의 빈도 감소 및 예방을 위한 일상적 예방요법을 위한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신 이사는 "현재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A형 혈우병 제품은 다양하게 나와있다. 기존의 혈장유래 제제부터 유전자재조합 치료제, 반감기 연장 제제도 나와있다"면서 "반면 B형 혈우병은 선택의 폭이 좁은 것이 사실이다. 유전자 재조합 제제 중 표준 반감기 제제가 두 제품 정도 나와 있고, 반감기 연장 치료제로는 알프로릭스가 최초로 출시됐다"고 소개했다.
Q. 혈우병이란 어떤 질환인가요?
혈우병은 A형 혈우병과 B형 혈우병으로 나눠져 있다. 8번 응고인자가 결핍된 것이 A형 혈우병, 9번 응고인자가 결핍된 것이 B형 혈우병이다. 혈우병 환자는 대부분 남성으로, A형 혈우병은 5000~1만명당 1명 정도로 발생하고 B형 혈우병은 이의 약 1/5 정도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우병의 주된 임상적 특징은 관절출혈로, 발생하는 출혈 중 관절출혈이 70~80%, 근육출혈이 10~20%정도다.
Q. 혈우병의 중증도는 어떻게 구분되나요?
내인성 혈액응고인자가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혈액응고인자의 활성도) 중증도를 분류 할 수 있다. 1% 미만을 중증. 1~5%사이를 중등증, 5~40%를 경증으로 분류한다. 중증 혈우병은 외상 없이 자발출혈이 일어나는 빈도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중등증 혈우병은 한달에 한 번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증 혈우병은 자발출혈은 드물고 외상이나 수술 시 출혈이 있을 수 있다.
Q. 혈우병의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혈우병의 치료는 유지요법(예방요법)과, 출혈이 있을 때 혈액응고인자를 보충하는 출혈 시 보충요법이 있다. 현재 세계혈우연맹과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유지요법을 추천하고 있다. 유지요법이란 연간 45주 이상 지속적으로 응고인자 제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유지요법 비율은(2018년 기준) 중증 A형 혈우병은 65.8%, 중증 B형 혈우병도 60.2%다. 유지요법을 하지 않는 나머지 환자들은 출혈 시 보충요법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 외에 집계되지 않은 환자의 경우 치료의 사각에 놓여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국내 혈우병 환자 수는 어느 정도인가요?
한국혈우재단의 2018년 혈우병 백서 기준, A형 혈우병 환자가 1721명, B형 혈우병 환자가 427명으로 보고됐다. 국내에서 연간 발생하는 신규 환자 수는 A형은 30~40명, B형은 10명 내외로 보고됐다.
체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순환 경로 이용해 성인에서 반감기 2.4배 늘려
신 이사는 "알프로릭스는 유전자 재조합 혈액응고인자 9인자에 면역글로불린 lgG1(인체 내 단백질의 한 종류)의 Fc 영역을 융합시킨 제품이다"면서 "반감기 연장의 원리는 본래 면역글로불린이 몸 안에서 순환하는 자연적인 경로를 이용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세포 안으로 알프로릭스가 들어가면, 알프로릭스의 Fc 영역이 체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FcRN이라 부르는 수용체(neonatal Fc receptor)와 결합한다. 결합하게 되면 혈액응고인자 9인자들이 세포 내에서 리소좀에 의해 분해되는 것을 지연시키고, 다시 혈액 내로 순환하는 원리로 반감기를 연장시킨다.
신 이사는 "알프로릭스는 소아와 성인 모두 쓸 수 있는 제품으로, 임상 연구를 보면 표준 반감기 치료제 대비 반감기가 소아는 3.7배 성인은 2.4배까지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제품의 표준반감기는 33.8시간 정도이며, 알프로릭스는 82.1시간이다.
신 이사는 알프로릭스의 특징으로 세계에서 최초로 개발된 반감기 연장 9인자 치료제로, 가장 오랜 임상 결과를 갖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또한 인간 유래 체세포에서 배양됐고, IgG1의 Fc 영역과 융합해 체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순환 경로를 이용하기때문에 축적물이 남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이라 했다.
신 이사는 "효능이나 안전성은 임상을 통해 잘 입증돼 있다"면서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관절출혈 보호에 우수하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관절출혈이 반복되면 장기적으로 합병증인 혈우병성 관절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중증 혈우병 환자 중 절반 이상이 혈우병성 관절병증으로 고통 받고 있다. 이미 손상된 관절을 되돌리기는 굉장히 어려운 만큼 최선의 치료는 예방이며, 유지요법을 통해 관절 출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 이사는 "3상 임상에 참여했던 중증 B형 혈우병 환자 중 표적관절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사후 분석을 했을 때, 표적관절이 있는 환자의 100%가 알프로릭스 유지요법을 하면서 표적관절이 해소된 것을 볼 수 있었고, 이들 중 90.2%가 추적 관찰기간 동안 재발하지 않고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표적관절은 팔꿈치, 무릎, 발목 등 특정 관절에서 반복적으로 자발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어 그는 "다른 제품들도 표적관절 관련 연구가 있다. 다만 9인자에는 혈관 외 분포(extravascular distribution)라는 독특한 특징이 있는데, 알프로릭스는 혈관 외 분포가 더 잘 되고 특히 출혈이 잘되는 관절 부위에 보다 오래 머무른다는 실험적인 증거가 있다. 이런 것들이 알프로릭스가 관절에 보다 유리하게 작용하게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LONG 연구, 유지요법 투여 용량 줄고 간격 늘어도 연간출혈율 80% 이상 감소
알프로릭스의 효능 및 안전성은 성인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B-LONG, 12세 미만의 소아를 대상으로 한 KIDS B-LONG이라는 두 건의 3상연구 및 이 둘의 연장연구인 B-YOND를 통해 입증됐다.
12세 이상, 내인성 9인자 활성도가 2% 미만인 중증 B형 혈우병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이전에 치료받은 병력이 있는 PTP(previously treated patients)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치료군을 총 네 그룹으로 나눠 1그룹은 주 1회 투약간격을 고정하고 용량을 조절한 유지요법을, 2그룹은 100IU/kg으로 용량을 고정하고 투약 간격을 조정한 유지요법을 했다. 3그룹은 필요 시 보충요법(출혈 발생 시 투여)으로 치료하고, 4그룹은 수술 전후 관리를 위해 투약했다.
1차평가변수는 효과 측면에서 연간출혈율(ABR, annualized bleeding rate), 즉 환자 한 명 당 1년에 발생하는 총 출혈 횟수였으며, 안전성 측면에서 중화항체(저해제) 발생을 살폈습니다.
신 이사는 "연구 결과 유지요법을 시행한 1그룹과 2그룹 모두 연간출혈율이 매우 낮아 3그룹(필요 시 보충요법) 대비 각각 83%, 87%가 감소하는 고무적인 결과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출혈 예방뿐만 아니라 출혈 발생 시 지혈 효과도 중요한데, 90%가 주사 1회 투여로 지혈이 잘 됐고, 97%가 1~2회 내의 주사로 조절됐다"면서 "12명의 연구 참여자에서 14건의 대수술(major surgery)이 있었는데, 수술 전후 지혈 반응에 대해 평가했을 때 100%에서 매우우수(excellent) 혹은 우수(good)으로 평가됐다"고 덧붙였다.
투여량 및 투여 간격을 보면, 주 1회 투약군에서 연구 기간 동안 투여량의 중앙값은 45 IU/kg 였고, 연구 종료 3개월 간의 중앙값은 41IU/kg 였다.
사후분석에서 이전 표준 반감기 제제로 유지요법을 했을 때보다 주 1회 투약군은 약 50%까지 주당 응고인자(factor) 소요량이 줄어든 것을 볼 수 있었다.
투여 간격 조정군에서의 투여간격 중앙값은 전체적으로는 12.5일, 연구 종료 3개월간은 14.0일이었다. 즉, 2주에 한번 투약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신 이사는 "전반적으로 투여 간격은 늘어나고 투여 용량은 기존의 50%까지 줄어들었음에도 출혈 예방 효과나 지혈 효과는 우수하게 유지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KIDS B-LONG, 소아 33%에서 출혈없고 63%에서 관절출혈 없어
잘 보고됐는데, 소아는 6세 미만의 환자, 6세~12세 미만의 두 그룹으로 중증 B형 혈우병 환자 30명이 등록돼 27명이 연구를 마쳤다. 1차평가변수는 중화항체(저해제) 발생률로 했고, 2차평가변수는 연간출혈율과 그 외 효과 및 안전성이었다.
소아환자들에게도 우수한 출혈예방 효과를 보였는데, 연간출혈율은 6세 미만에서 1.1, 6세에서 12세 미만에서 2.1로 낮게 유지됐고, 관절 출혈의 경우 자발출혈 및 외상출혈의 중앙값은 모두 0으로 보고됐다.
신 이사는 "소아 환자의 33%에서 출혈이 한 번도 없었다고 보고됐고, 63%에서 관절 출혈이 없었다는 아주 우수한 출혈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면서 "출혈이 있었던 60건을 놓고 보면 이 중 75%가 투여 1회만에 지혈됐으며 92%는 1~2회만에 지혈됐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major surgery)은 없었고, 소수술(minor surgery) 3건의 효과에서 모두 매우 우수함(excellent)으로 평가 받았다"며 "주요 3상 임상인 B-LONG 이나 KIDS B-LONG을 통해 성인 및 청소년, 소아 모두에서 고루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신 이사는 "3상 임상 연장 연구인 중간 결과에서 성인 환자는 중간값 4년, 소아 환자는 2.3년 추적관찰 했다. 혈우병 치료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이상반응인 저해제 발생, 혈전색전합병증, 중증 과민반응은 성인, 소아 모두에서 없어 우수한 내약성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임상 결과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신 이사는 가장 먼저 개발된 반감기 연장 제품이기 때문에 비교적 장기간의 연구 데이터가 있다는 것이 하나의 장점이라고 했다. 더불어 적응증인 출혈의 억제 및 예방, 수술 전후관리, 일상적인 유지요법에서 일관적인 효능과 안전성을 보인 것도 의미가 있다고 했다.
신 이사는 "관절출혈에 대해서도 우수한 효과를 보였는데, 앞서 이야기한 표적관절에 대한 사후분석도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면서 "또한 투여 용량은 기존의 절반으로 감소시키며 투여 간격은 최대 2주 1회로 늘리고 효능은 유지하는 치료 효과를 제공하는 점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이사는 "알프로릭스는 국내 출시된 B형 혈우병 치료제 중 투여간격이 가장 길다. 현재 표준 반감기 제품은 주 2회 투약하도록 돼 있다. 알프로릭스는 주 1회 내지는 길게 2주 1회까지 투약 간격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주사 맞기가 어려운 소아환자에서 좀더 환자들의 불편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알프로릭스 처방 시 주의점은
신 이사는 처방 시 유의사항에 대한 질문에 "허가된 3가지 적응증에 맞게 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9인자 제제에 아나필락시스를 포함한 중증의 과민반응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는 투여가 금기돼 있다"고 답했다. B형 혈우병의 경우 저해제의 발생이 A형 혈우병에 비해 낮다는 보고도 있지만, 저해제가 있는 경우 이와 같은 과민반응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알프로릭스에 대한 임상결과는 현재 이전 치료력이 있는 PTP 환자에서만 보고돼 있다(성인 및 청소년의 경우는 100회 이상, 소아의 경우는 50회 이상). 이전 치료력이 없는 PUP(Previously untreated patients) 환자의 경우, 2세 미만의 영아에서의 임상 경험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음을 참고하길 바란다"면서 "PUP 임상 결과는 빠르면 올해 안에 받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알프로릭스 뿐 아니라 A형 및 B형 EHL(반감기 연장) 제품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은 약동학적 반응을 체크해서 모니터링 하는 것이다.
신 이사는 "PK라 불리는 약동학적 데이터에는 환자 개개인에 따른 청소율, 최종 반감기 등이 포함된다. 최근에는 집단 약동학을 이용해 보다 적은 횟수만 채혈하고도 PK값을 예측할 수 있는 도구들이 있으므로 이를 활용하면 환자에게 더욱 맞춤화된 개별요법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밖에 반감기 연장 제품뿐 아니라 혈우병 치료 전반에 해당되는 내용이겠으나, 투여 후 응고인자 활성도가 원하는 수준만큼 오르지 않거나, 효과가 적절치 않은 경우에는 혹시 항체가 발생하지 않았는지 검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알프로릭스가 가지는 의미는 맞춤치료, 개별화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
신 이사는 "한국에서 혈우병 치료가 단기간에 높은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환자와 의료진의 높은 관심과 적극성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혈우병 치료는 굉장히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예전의 혈장유래인자부터 시작해 유전자 재조합 치료제, 반감기 연장 치료제, 그리고 외국에서 먼저 소개된 비응고인자 치료제, 유전자치료까지도 과학의 발전과 발맞춰 혈우병 치료가 발전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비응고인자 치료제뿐 아니라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는 유전자치료가 개발 중인 시기에 알프로릭스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신 이사는 "여러 의사들, 환우들뿐 아니라 회사측 역시 수없이 자문해 본 질문이다"면서 "분명한 사실은, 혈우병 치료의 기본은 응고인자 치료제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당뇨병에 인슐린을 보충하듯이 결핍한 부분을 보충하는 것은 치료의 핵심이고 기본이자,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알프로릭스의 경우 일상적인 유지요법뿐 아니라 출혈 발생 시와 수술 전후 관리 영역에 있어 적응증을 갖고 있다.
신 이사는 "혈우병 치료에서 응고인자를 통한 유지요법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잦은 정맥주사로 인한 불편함이다. 이로 인해 유지요법의 경우 순응도가 떨어지기도 하고, 출혈 시 보충요법에서 유지요법으로 넘어오기 어려운 장벽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알프로릭스는 주사 횟수를 줄이고 길게는 2주 1회까지도 주사 간격을 연장함으로써 치료에 대한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우수한 출혈 예방효과 및 지혈 효과를 가지고 있어 효과적으로 출혈을 예방하면서 충분한 신체활동을 영위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개선된 메커니즘과 약동학적 프로파일로 환자 개개인에 맞는 맞춤치료와 개별화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알프로릭스가 가지는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빠른 치료제 발전 속에도 여전한 미충족 수요…모든 영역에 걸쳐 신약 개발 노력 지속
신 이사는 "혈우병치료제가 많이 발전돼왔는데, 그 안에는 많은 선생님들의 노력, 환우들의 노력, 이미 한국에 진출한 여러 회사들의 노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직 환자들이 고통받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자주 정맥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때로는 결석이나 결근이 불가피하다. 관절출혈 외에도 외상이나 사고 시 발생할 수 있는 중증 출혈에 대한 불안감이 있기도 하다.
신 이사는 "환자 대부분이 남자인데 신체활동이나 운동에 대한 부분도 충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드물지만 여성 환자도 있는데, 희귀질환 중에서도 더욱 희귀하기 때문에 목소리를 내기가 어렵습니다(국내 A형 혈우병 8명, B형 혈우병 1명)"며 "사회적인 시선이나 대중매체에서도 여전히 '피가 멈추지 않아 사망에 이르는 병이다'라며 잘못 다뤄지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사노피 젠자임 희귀혈액질환사업부는 1년 남짓 된 신생 부서이고 그 동안 동료, 환자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지만 아직 갈 길이 멀었다고 생각한다. '빨리 가려면 혼자서 가고, 멀리 가려거든 같이 가라'는 말이 있다. 우리의 역사는 짧지만 멀리, 길게 보고 준비하고 있다. 혼자 빨리 걸어가려 하지 않고 모든 선생님, 환자 분들과 함께 가며 환자들의 고통을 경감하고, 혈우 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사노피 젠자임의 희귀혈액질환사업부는 연내 출시되는 혈우병 치료제인 알프로릭스와 엘록테이트 뿐만 아니라 반감기가 더 연장된 응고인자 제품들을 개발하고 있다. 이 중 A형 혈우병 치료제의 경우 8인자 최초로 본 빌레브란트 인자의 반감기를 뛰어넘는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응고인자제품으로는 A형 및 B형, 항체 유무와 관계 없이 피하주사로 예방 가능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신 이사는 "이런 제품이 출시된다면 혈우병 치료에 있어 또 한번의 도약아 될 것으로 기대한다. 유전자 치료제 역시 개발 중이다"면서 "응고인자, 비응고인자, 유전자치료까지 모든 영역에 걸쳐 퍼스트인클래스(First in class) 또는 베스트인클래스(Best in class)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마음으로 전 직원이 정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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