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첩약 시범사업 자생한방병원 특혜 의혹 일축…"'하르파고피툼근' 유일하게 공정서 수록된 한약재"

약제관리실 김국희 실장, 전문기자단과 간담회…깜깜이 암질심 개선, 더딘 신약 급여화 속도 등에 대해서도 해명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국희 실장 사진=건강보험심사평가원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자생한방병원 특혜 의혹을 일축하며 깜깜이 암질환심의위원회 문제 해결을 위한 투명화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1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 김국희 실장이 전문기자단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먼저 김 실장은 지난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과정에서 자생한방병원 특혜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당시 국회 복지위 위원들은 국감에서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에 자생한방병원이 특허를 갖고 있는 한약재 '하르파고피툼근'을 한약재 목록에 포함한 것이 자생한방병원에 대한 특혜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은 복지부의 사업총괄에 따라 2024년 4월 29일부터 진행 중에 있으며 이 중 한약재 추가와 관련해서는 복지부 요청에 의해 관련 협회에서 회신한 5개(포도근, 저두강, 총솔절, 교맥미, 하르파고피툼근) 한약재를 대상으로 검토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중 하르파고피툼근만 식약처에 고시된 대한약전외한약 규격집인 공정서에 수록돼 있어 올 3월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2단계 시범사업 한약재 목록표에 포함된 것"이라며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의 대상질환은 총 6개로, 1단계 시범사업부터 적용 중인 월경통, 안면신경마비, 뇌혈관질환후유증, 알레르기비염, 요추추간판탈출증, 기능성소화불량이 추가됐고 대상질환에 처방할 수 있는 기준처방 251종과 한약재 목록 456종을 확정해 운영하고 있다”고 한약재 목록 선정 과정에서 특혜는 없었다"고 말했다.

실장은 "올 4월 29일부터 7월 31일까지 약 3개월 간 하르파고피툼근이 포함된 기준처방 청구 건수는 5700건으로 전체 기준처방 청구 건수 약 26만 건의 2.16%이고, 하르파고피툼근을 타 한약재와 혼합한 기준처방의 한약재비 청구 금액은 약 2억8000만원으로 전체 시범사업 한약재비 청구금액 약 113억원의 2.5% 수준"이라며 "약 2억 8000만원 중 타 한약재를 제외한 하르파고피쿰근의 청구 금액은 월평균 약 179만원"이라고 전했다.

이어 김 실장은 전문가 의견을 청취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의견을 낸 전문가에게 조차 회의결과를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심사' 비판을 받아 온 암질환심의위원회 시스템 개선에 대한 질의에 대해서도 답변했다.

그는 "심평원은 먼저 지난 1월 18일 홈페이지에 설치된 '약제 급여기준 개선 신청' 메뉴를 신청자 중심으로 개편했다. 또 업무 진행상황을 알 수 없어 답답하다는 의견을 적극 수용해 업무 진행단계를 도식화해서 신청자가 쉽게 진행 경과를 알 수 있도록 했고, 처리 단계가 변경될 때마다 신청자에게 알림 문자가 발송되도록 개선해 신청부터 결과까지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급여확대 신청 약제는 기준설정 여부 결과에 대해 제약사에 문서로 통보하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신약에 대해서도 급여기준이 미 설정된 경우 신청자에게 암질환심의위원회, 급여기준 소위의 결과를 공문으로 통보해 해당 사유를 안내하는 등 투명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듬해 2월까지 활동하는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 10기 역시 투명성을 높였다. 위원의 비위사실 확인 시 안건 검토에서 영구 제외하도록 하고 부당 청탁사실 신고서 세부내용을 상세화하는 등 위원회 운영의 공정성을 높인 것이다.

그는 "위원 구성에 있어서 기존에는 주로 협회 등의 추천으로 이뤄졌으나 이를 전문학회 중심으로 변경하여 세부 학회별로 위원을 구성했으며, 회의 참석 인원을 18명에서 25명 이내로 확대하여 전문성을 강화했다. 또한, 점차 고가의 혈액암치료제가 증가하는 상황 등을 고려해 혈액암 전문가를 2명 증원한 9명으로 구성해 균형 있는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실장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우리나라의 더딘 신약 도입 및 급여화 속도 문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실장은 "심평원의 급여평가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2008년~2013년까지 72%, 2014년~2019년 83%, 2020년~2023년 86%로 특히 2024년 8월 기준으로는 98%에 해당한다”며 “참고로 미국제약협회 보고서에서는 급여율이 OECD 보다 낮다고 돼 있으나 국가별 제도 등이 모두 다르므로 급여율은 단순히 비교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약의 등재 소요기간 관련해서는 법정 기한 내에 급여 평가가 이뤄지고 있으나 실제 체감 기간은 차이가 난다. 이는 자료 보완 등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이라며 "신속한 등재를 위해서는 결정 신청 시 완결성 있는 충실한 자료 제출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심평원은 최근 급여접근성 향상을 위해 임상시험의 한계로 근거의 불확실성이 큰 약제에 대해서는 추후 자료제출을 조건으로 등재 후 평가하는 사후관리 체계를 명확히 하고, 혁신성 및 질환위중도 등을 고려해 경제성평가 ICER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것으로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김 실장은 "이를 토대로 효과 개선이 큰 신약 및 중증질환치료제의 급여 접근성을 높여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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