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로부터 리도카인(국소마취제)을 투여 받은 40대 여성 A씨가 뇌사 상태에 빠졌다.
리도카인은 의사만 투여할 수 있는 의약품이지만 한의사들의 불법 사용이 증가하고 있어 환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도 C한의원의 한의사는 15일 오후 7시 40분 경 통증 치료를 받기 위해 내원한 A씨의 목 주위 경추부에 리도카인을 투여했다.
해당 한의사는 주사를 놓은 뒤 회진을 갔다 왔는데, A씨는 이미 의식이 없었고, 동공이 풀려 있었다.
그러자 C한의원은 119를 불러 A씨를 H병원으로 이송했다.
H병원 의사 K씨는 16일 "A씨가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동공반사가 없었고, 깊은 혼수상태였으며 호흡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또 K씨는 "신경학적 반사가 전혀 없고, CT 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뇌사 상태에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한의사도 리도카인을 투여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한다.
K씨는 "한의사는 자신이 리도카인을 투여했으며, 회진을 갔다 오니까 환자가 의식을 잃은 상태에 있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K씨는 "리도카인은 한의사가 투여할 수 없는 약물이지만 불법으로 사용하다 의료사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A씨는 16일 H병원에서 A대학병원으로 전원했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한의원은 이날 하루 종일 전화를 받지 않았다.
리도카인을 투여하다 실제 형사처벌된 사례도 있다.
지난 2010년 모 한의사는 환자들에게 리도카인을 투여하다가 적발돼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됐고, 법원은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조정훈 위원은 "의료법상 한의사는 한방의료행위만 할 수 있기 때문에 현대의료기기 뿐만 아니라 리도카인과 같은 의약품도 취급할 수 없고, 처벌 받은 사례도 있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조정훈 위원은 "보건당국이 단속을 하지 않으니까 한의사들이 공공연하게 리도카인을 사용하고 있고, 이로 인해 환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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