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출근 전공의 1201명…1만 2000명 사직 전공의, 개원가로 구직활동 중

개원 염두한 전공의들, 미용·성형 개원가 취업 쏠려…대학병원 일반의 모집 공고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 의대정원 증원에 반대해 전공의들이 한꺼번에 사직 처리되면서 약 1만 2000명의 사직 전공의들이 구직 활동에 돌입했다.

개원을 염두한 전공의들이 미용과 성형 분야로 몰리며 해당 분야는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들었고 기간제로 당직의를 뽑는 일반 병원들도 전공의들의 문의가 쇄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전국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 1만 3756명 중 출근한 전공의는 단 1201명으로 전체의 8.7%로 나타났다.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정원 7645명의 1.4%인 단 104명이 지원한 것으로 집계돼 이들 전공의가 9월부터 복귀하더라도 수련병원 인력 공백 해소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직을 택한 전공의들은 5개월 이상 이어지는 생활고에 개원가 취업 혹은 제약사 등 기업 취업에 나서거나 아예 해외 의사 면허 취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용·성형 등 개원가와 요양병원 등은 일찍이 취업에 나선 전공의들로 이미 포화상태다. 

실제로 미용·성형 개원가에는 페이닥터 월급이 300만~400만원인 자리가 나오는 등 구직자가 많아 급여가 하락하는 등 취업을 원하는 전공의들이 '을'이 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일반 병원에서 고용하는 3~5년 차 일반의 월급이 보통 1000만원 전후였던 점을 생각하면 사직 전공의들로 인해 월급이 반토막 이상이 난 것이다.

미용 분야 모 개원의는 "훗날 개원을 염두하고 일을 배우기 위해 취업 자리를 알아보는 사직 전공의들이 많은 것 같다"며 "문의가 너무 많아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사직 전공의들은 어떻게 신변이 변할지 모르니 병원 입장에서는 채용하기에 고민이 있을 수 밖에 없지만 생활고 등을 호소하는 이들을 외면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대학병원들도 일반의 채용 공고를 통해 사직 전공의를 입원 환자 전담 혹은 당직의로 채용하고자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서울권 모 대학병원은 입원전담 일반의 모집 공고를 내걸고 '내과 전공의 1년 이상 경험자 우대' 사항을 덧붙였다. 또 다른 모 대학병원 역시 6개 진료과에서 당직전담 일반의 채용 공고를 올리며 사실상 전공의들의 채용을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쏟아지는 전공의 구직자로 취업이 어려워진 이들은 아예 눈을 돌려 제약회사, 헬스케어 회사 등 기업으로 취업을 준비하거나 군 입대, 해외 유학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빅5 출신 모 전공의는 "필수의료과로 불리는 과목에서 수련을 받았는데 이번 사태로 진료에 대한 뜻을 완전히 접었다"며 "AI 분야에 관심이 많아 해당 분야 취업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주변에 생활고가 심한 동료들은 적은 보수라도 개원가에 들어가 일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도 오래 일하기 보다는 개원 준비의 성격으로 병원에서 일하는 분위기"라며 "현역 입대를 하거나 해외 의사 면허를 준비하는 후배들도 많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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