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 자격 기준 '연구실적'에 개인의원 운영 경력 100% 인정?…"질 하락 우려"

교육부, 풍부한 임상경험 가진 전문가 채용한다며 '대학교원자격규정 개정안' 입법예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교육부가 의과대학 교수를 채용할 때 개인의원을 운영한 기간도 100% 연구실적으로 인정하는 '대학교원 자격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사실상 의대 정원 확대로 수급 불안이 우려되는 의대 교수를 보다 쉽게 충원하기 위한 법안으로 의학계에서는 교수 질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교육부가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학교원자격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대학교원자격규정은 대학교수가 되고자 할 때 필요한 자격 기준을 정하는 대통령령으로 이번에 교육부가 개정한 내용은 의대 교수를 선발할 때 필요한 요건인 연구실적에 대한 부분이다.

현재 대학에서 조교수가 되려면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로 교육과 연구경력을 합해 4년 이상이 돼야 하는데 그 연구실적 환산율에 '교육부장관이 정하는 기준에 적합한 의료기관이나 시설에서 '의료법' 제2조제1항의 의료인이 같은 조 제2항 각 호에 해당하거나 그와 관련된 분야의 직무에 종사한 경력은 100%' 항목을 신설한 것이다.

기존 연구실적 환산율 조항에 따르면 의대 교수에게 필요한 연구실적은 ▲대학 ·전문대학 또는 이와 동등정도의 학교에서 행한 연구실적 ▲국가 또는 공공단체가 설치한 연구기관이나 교육부장관이 인정하는 연구기관 또는 시설에서 전임으로 연구에 종사한 실적만을 100% 인정했다.

법안에서는 ▲국가 또는 공공단체의 기관이나 교육부장관이 정하는 기준에 적합한 기관 또는 시설에서 연구를 주로하거나 전문학식을 필요로 하는 직무에 종사한 실적은 30~70%까지만 인정하고 ▲교육부장관이 정하는 기준에 적합한 산업체에서 전공학과 및 그에 관련되는 학과의 학문분야에 해당하는 직무에 종사한 경력은 70~100%까지 인정하고 있다.

교육부는 해당 법안의 제안 이유에 대해 "대학이 풍부한 임상경험을 보유한 개원의 등 기존 연구·교육실적 외 다양한 경험을 가진 전문가를 교원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연구·교육실적 인정범위 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지만 의학계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충남의대·충남대학교병원·세종충남대학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선진화 이름만 앞세운 의과대학 교원의 부실한 자격 제안을 규탄한다"고 8일 성명을 발표했다.

비대위는 해당 개정안에 대해 "이는 급격히 늘어난 의대정원 확대로 필요한 교수 충원을 쉽게 확충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대학교수의 채용 자격 기준을 없앤 것으로 판단된다. 또 다시 의과대학과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인 섣부른 조치로 교육의 질 하락이 매우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의료계 관계자 역시 "의대 교수에게 필요한 연구 역량을 개업의 경험만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근거가 없고 엄격하게 관리돼야 할 의대 교수 기준을 의대 증원에 맞춰 교육부 재량으로 마음대로 바꾸는 것은 의학교육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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