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종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계에서 ‘약 배송’만이라도 허용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본 사업 전환 시 초진 허용 가능성이 전무한 상황에서 약 배송마저 막힌다면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약사회의 반대가 여전히 거세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복수의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이 연이어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업계 분위기는 흉흉하다. 시범사업으로 비대면 진료 허용 범위가 대폭 줄어들면서 썰즈, 파닥, 체킷, 바로필, 엠오, 메듭 등 6개 비대면 진료 서비스가 중단됐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은 재진환자,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으로 대상을 제한하고 있으며, 약 배송 역시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불허하고 있다.
시범사업 전환 이후 비대면 진료 플랫폼들은 이용자 수 급감으로 위기에 몰렸다. 이렇다 할 수익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이용자 수까지 쪼그라들면서 추가적인 투자 유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절박한 플랫폼 업체들은 본 사업은 시범 사업과 다른 형태로 운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요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로 구성된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는 시범사업 기간 자체적으로 수집한 이용자들의 불편 사례를 본 사업 제도 마련 시 반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 대상 환자를 초진까지 열어줄 수 없다는 보건복지부의 입장은 확고한 상황이다. 이에 업계는 재진 중심이라는 정부의 기조에는 보폭을 맞추되, 약 배송만이라도 얻어내 숨통을 틔우겠다는 심산이다.
실제 원산협 조사에서 이용자들은 대표적 불편 사례로 ‘병원 방문 곤란(25.7%)’에 이어 ‘약 배송 제한(21.3%)’을 꼽았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A사 대표는 “비대면 진료는 되는데 약 배송은 안 된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약 배송이 금지되면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약배송은 안 된다고 아예 못 박기 보다는 부작용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제한 조치를 둔다든가 보완 방안을 마련해 나가면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의 이 같은 주장에도 약사 사회의 반대 여론을 넘기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약사회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에 약 배송을 포기하고 협회의 처방전달시스템(PPDS)과 비대면 진료 처방전을 연동할 것을 지속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계의 단일대오가 흐트러지는 모습도 포착됐다. 앞서 약사회 처방전달시스템과 비대면 진료 처방전을 연동했던 굿닥은 약사회 요구에 부응해 지난 1일부터 약 배송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법제화 논의가 이뤄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약사 출신 의원들이 다수 포진해있다는 점도 약 배송 허용 가능성을 높게 보기 어려운 이유다. 현재 복지위 소속 약사 출신 의원은 서정숙 의원(국민의힘), 서영석·전혜숙 의원(더불어민주당) 등이다.
이와 관련, 복지위 소속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법제화 과정에서 약 배송 허용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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