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협 "의대교육 현실 열악…의대증원 포퓰리즘에 맞설 것"

강기범 전 비대위원장(경희의대 본3) "강의실 좁아 수업 못 듣는 의대도 있어…모든 가능한 대응 수단 고려"

의대협 강기범 전 비상대책위원장.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강의실이 의과대학 평가 인증 시에 감점이 없도록 정원에 맞게 아슬아슬하게 설계돼 유급자가 많은 학년 학생들은 자리를 잡지 못하면 수업을 듣지 못하고 있다. 운 좋은 소수의 학생만 간신히 간이 의자와 책상을 강의실에 억지로 구겨 넣고 수업을 듣는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강기범 전 비상대책위원장(경희의대 본과 3학년)은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최근 의대협이 내부적으로 실시한 각 의대 교육환경 현황에 대한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열악한 현장 상황을 전했다.
 
강 전 위원장은 “강의실이 부족한 상황에서 학생 자치 공간 등의 부대 시설 공간이 부족한 건 당연하다. 3~4개의 동아리가 작은 동아리방 하나를 돌려쓰고 있다”며 “가장 기본적인 시험 문제 공개와 시험 성적 공개, 시험 문제에 대한 피드백 조차도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은 대학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습 실태는 더 심각하다. 단위별로 받는 실습이 병원별로 차이가 나게 돼 기초의학에서는 해부학 실습의 경우 카데바 수급이 안 돼 구색맞추기 실습으로 간신히 학사 일정을 소화하는 학교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 전 위원장은 “고학년이 돼 병원 실습을 돌게 되면 수십명의 학생이 부족한 실습실을 돌려쓰며, 직원의 동선을 방해하는 짐 덩어리 취급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교육병원이나 인프라는 그대로인데 정치적 사유와 대학재단의 금전적 이익을 위해 의대정원 증원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 부실 의대를 만드는 근본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학생들이 항의할 때마다 학교의 예산이 부족해서 그렇다며 대부분의 대학들이 요청 사항을 묵살하는 상황인데 너도 나도 2배씩 증원이 가능해 3000명을 증원할 수 있다고 하는 학교들을 보면 예산 부족은 그저 핑계일 뿐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강 전 위원장은 “근본적 사유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재정 악화에 있는데, 해결이 요원하다면서 의대증원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거라 믿는 상황을 보며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렇게 날림으로 양산된 의사를 강제로 지역에 배치해 역설적으로 지역의료 질이 떨어지게 되는 건 명약관화”라며 “이게 진정으로 지역 주민과 지역 의료를 위한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이런 역설적이고 어려운 상황에서 학생은 학생의 본분에 맞게 우리가 지켜야 할 미래의 의료와 우리가 미래에 봐야 할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과학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전공의와 협력해 기득권과 포퓰리즘에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졸속과 불통으로 점철된 현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고 모든 가능한 경우의 수를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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