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관련 5개 협회, 디지털염기서열정보의 나고야의정서 적용에 반대

산업계 과도한 부담으로 연구개발 저해 우려…해외 58개 기관 참여하는 공동성명서에 참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대한화장품협회와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한국바이오협회,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8일 공동으로 생물유전자원의 디지털염기서열정보(DSI)가 나고야의정서에 적용되는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디지털염기서열정보(유전자정보)가 나고야의정서에 적용되면 이에 대한 접근 허가 및 이익 공유 의무가 발생된다. 5개 협회는 "현재 디지털염기서열정보는 전세계적으로 공공의 데이터로 운영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규제가 발생했을 때 산업계에 과도한 부담이 발생돼 연구개발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배경을 밝혔다.

중국 등 생물유전자원이 많은 개도국들은 디지털염기서열정보를 생성하려면 물리적으로 생물유전자원에 접근해야 하므로, 이 정보를 이용해 발생되는 이익을 공정하게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미 일부 나라에서는 디지털염기서열정보를 생물유전자원과 동등시하는 규정을 시행 중이다.

반면 해외 선진국에서는 디지털염기서열 정보가 나고야의정서에 포함되는 것에 대해 혁신과 이용을 저해해 궁극적으로 생물유전자원 제공국과의 이익공유도 제한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으며, 2018년 7월  국제적인 단체 및 지역·국가별 기관 등 58개 기관에서도 공동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는 "디지털염기서열 정보 추적 기제를 도입하면 다운스트림 과정은 이용이 복잡해지고 비용이 상승하며 제품과 기술에 대한 접근성은 저해될 것이다"며 "이는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에 대한 부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생물다양성협약(CBD)과 나고야의정서(NP)의 목적뿐만 아니라 여러 국제연합 지속가능개발목표(UN SDGs)에도 반한다"고 지적했다.

성명서에 서명한 단체들은 디지털염기서열 정보의 논의 결과가 향후 생물학적 연구 및 사회에 주는 혜택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생물다양성협약과 나고야의정서에 이를 포함하기 위해서는 적용범위에 대해 재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5개 협회는 "현재까지 우리 산업계에서는 디지털염기서열정보에 대해 입장을 밝힌 적이 없으나, 최근 해외 58개 기관이 참여하는 공동성명서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면서 "11월 6일 국내 5개 협회 참여의향서를 공동성명서의 코디네이터인 국제상공회의소(ICC)를 통해 전달했고, 같은날 국제상공회의소로부터 공식적으로 참여 확인을 통보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들 5개 협회가 서둘러 입장을 밝힌 배경에 대해 한 협회 관계자는 "2018년 11월 17일부터 이집트에서 나고야의정서 당사국회의가 개최돼 디지털염기서열정보의 적용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으로, 이 회의에서 디지털염기서열정보가 포함되면 우리 업계에 미칠 영향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며 "우리 정부에도 이번 당사국회의에서 반대 입장을 취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앞으로 5개 협회는 디지털염기서열정보 이외에도 특허출원시 유전자원 출처공개, 유전자가위기술(CRISPR) 이용 합성생물학 적용 등 국내 산업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나고야의정서 관련 주요 이슈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우리 정부에 산업계 의견을 공동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나고야의정서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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