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 글로벌 HIV 마케팅 책임자 "부정적 인식 개선, 최대한 빠른 진단과 치료 중요"

[인터뷰] 한국 65%에 그치는 낮은 진단율 문제 지적, 대만 사례 제시하며 교육·홍보 활성화 필요성 강조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다른 질환과 달리 HIV/AIDS 영역에 대한 차별과 낙인이 뚜렷하며, 이로 인해 환자들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치료 시점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효능과 안전성을 모두 입증받은 약물이 다양해진만큼, 빠른 진단과 초기치료를 통해 만성질환처럼 관리를 이어나가는 환경조성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길리어드 사이언스 글로벌 전략 마케팅(Global Strategic Marketing; GSM) HIV·COVID·신종 바이러스팀 프레디 헝(Freddy, Shih-Chieh Hung) HIV 책임자(Director)는 최근 방한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HIV/AIDS 영역에 대한 특징과 치료환경, 국가별 차이, 한국이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 길리어드 사이언스 글로벌 전략 마케팅 프레디 헝 HIV 디렉터.

프레디 헝 디렉터는 제약회사에서 17년간 종사했고, 7년전부터 길리어드에 합류해 HIV 책임자로 근무하면서, 한국,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계열사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17년간 HIV/AIDS(에이즈) 이외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등 다양한 질환의 마케팅 경험해왔고, 그중 다른 질환에 비해 HIV/AIDS에 대한 차별과 낙인이 강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한국에서 낮은 진단율 문제 심각, 대만 사례 참고해야"

그는 "HIV는 1980년대 초에 발견되고 4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질환에 대해 정확히 모르거나 잘못된 정보가 많다 보니 차별과 낙인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감염인을 대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감염인 자신도 스스로를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이어 "HIV/AIDS에 대한 차별과 낙인은 어느 지역에나 존재하는데, 최근 정부, 제약사, 시민단체, 지역사회 등의 협력으로 부적정 인식을 개선하는 노력 덕분에 치료환경이 많이 변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여전히 한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진단율이 매우 낮은 실정"이라고 밝혔다.

유엔에이즈계획(UNAIDS)에 따르면 HIV/AIDS의 완전 종식을 위해 ‘HIV 감염인의 95%가 검사를 통해 감염사실을 인지하고 확인된 감염자의 95%가 치료에 돌입해 치료자의 95%가 효과적으로 바이러스를 억제한다’는 개념의 95-95-95 캠페인을 수립, 2030년까지 모든 국가가 해당 수치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의 경우 첫 번째 지표인 진단율이 65% 정도에 그친다.

특히 지난 3년간 국내 HIV 진단의 중추 역할을 해오던 보건소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HIV 검사 업무를 중단했고, 이로 인해 2019년 신규 HIV 감염인 수(내국인 기준)가 1006명에서 2021년에는 773명까지 줄었다. 다만 지난 2022년에는 816명으로 다시 소폭 상승했다.

그는 "보건당국이 최신의 약제를 신속하게 공급하면서 치료율, 바이러스 억제율 등은 90%대를 달성하고 있다. 진단율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차별과 낙인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대만의 경우 2018년 기준 진단율이 84%에서 2022년 90%로 급증했는데, 이는 정부가 신속한 검사를 위해 익명 검사 도입, 온라인 자가검사 키트 환급, 병원 내 검사키트 자판기 설치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인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HIV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의사 진료 이후에도 교육 담당자들이 감염인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유대관계를 형성, 지속적인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 검사의 접근성을 활성화해 진단율을 높인 것은 물론 예방 요법과 치료 절차에 대한 접근성도 향상했다. 한국도 대만처럼 검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HIV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교육과 홍보가 동반된다면 목표 지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HIV 치료에 있어 신속 치료가 중요한 것은 'U=U(Undetectable=Untransmittable)' 개념 때문이다. 즉 신속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바이러스를 최대한 억제하고 미검출 수준까지 떨어뜨리게 되면 타인에게 전파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감염인 관점에서도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검사 이후 치료를 바로 시작하게 된다면 감염인 스스로도 질환을 치료하며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고 인식하게 돼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치료 편의성 대폭 높인 빅타비, 장기 효능·안전성 입증 데이터 발표

미국 보건복지부(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DHHS)는 HIV이 진단되는 즉시 하루 한 알 복용하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Anti-Retroviral Therapy, ART)를 통해 빠르게 치료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길리어드는 단일 정제 요법으로 사용 가능한 3제 요법 치료제 빅타비(성분명 빅테그라비르 50mg/엠트리시타빈 200mg/테노포비르알라페나미드 25mg 정, B/F/TAF)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10년간 사용된 약물도 많은 리얼월드 데이터도 확보하고 있다.

그는 과거와 달리 HIV는 치료제만 잘 복용하면 당뇨병이 고혈압처럼 관리 가능한 만성질환이 됐고 비감염인처럼 일상생활 영위가 가능하다. 즉 효능과 함께 치료제의 안전성과 복약편의성이 중요한 요소"라며 "빅타비가 비교적 최근 개발된 치료제임에도 전 세계 1위로 자리매김한 것도 5년 장기 데이터를 통해 이를 증명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전에 ART 경험이 없는 HIV-1 감염 성인 634명 대상으로 빅타비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 글로벌 3상 임상 2건을 5년 간 장기 추적한 결과, HIV 감염인은 240주차까지 98% 이상의 바이러스 미검출 수준을 달성하고 꾸준히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관련 이상반응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한 비율은 0.8%였고, 내성으로 인한 치료 실패 사례는 단 한 건도 관찰되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작은 크기의 알약 안에 3가지 치료 성분이 모두 포함돼 있는 복합제로 복약 순응도, 만족도 측면에서도 높은 편"이라며 "뛰어난 임상적 혜택을 기반으로 처방 현장에서 가장 많이 선택되는 약물로, HIV 치료제로는 유일하게 전 세계 전체 의약품 매출 TOP 10 내에 3년 연속 포함됐다. 2022년에는 연매출 104억 달러로 코로나19 의약품을 제외하면 4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길리어드는 HIV의 완전한 종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의약품 공급을 넘어 지역사회와 의료계, 환자와 협업해 치료 접근성과 형평성을 보장하고, 인지도 향상을 위한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길리어드 아시아 레인보우 그랜트(Gilead Asia Rainbow Grant)'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NGO 등 지역 단체에서 HIV 감염인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나 HIV 질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활동을 원할 경우, 신청서를 내고 선정되면 연구비 등 금전적인 지원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까지 길리어드는 100건 이상의 활동을 지원해왔고, 한국에서도 여러 프로그램을 수행해왔다.

또한 길리어드는 원 보이스 포 원 리더십(One voice for one leadership)이라는 글로벌 비전을 바탕으로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아시아 5개국과 더불어 모든 국가에서 HIV 팬데믹을 종식시키는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길리어드가 HIV 감염인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최신기술을 갖춘 빅타비는 물론 예방 요법인 트루바다를 출시했고, 현재는 장기 지속형 주사제 제형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면서 "임직원들은 열정을 갖고 치료 편의성 뿐만 아니라 차별과 낙인 등을 개선할 수 있는 활동을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감염인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HIV 감염인들도 신뢰감을 바탕을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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