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Back to the Basic.'
국내 1호 수면심리학자들이 불면증에 시달리는 수면장애 환자들에게 가장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는 지나치게 불면에 대해 걱정하지 말고 과학적 근거에 따라 치료를 받으라는 것이다. 기본으로 돌아가서 해결하라는 의미다.
성신여자대학교 심리학과 서수연 교수는 7월 9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슬립테크 2021의 대한수면학회 특별세미나에서 '약 없이 해결하는 불면증'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서 교수가 이 같은 주제를 선정한 것은 약 없이 다른 보조제나 낭설을 믿으라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근거없이 떠도는 말에 의존하지 말고, 정확하게 전문기관을 찾아 진단을 받고 과학적 방법에 의해 해결하라는 조언이다.
서 교수는 "최근 통계에 따르면 국내 60만명의 사람이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심각한 불면증을 경험하고 있다. 전체 인구 두 명 중 한 명은 자신의 수면에 대해 불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이 같은 현상으로 수면시장은 3조원을 돌파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불면증 환자는 계속 증가하는 양상이다. 과학적 근거에 따라 제대로 진단, 치료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물론 건강기능식품이나 편한 침구류, 여러 수면 개선 관련 동영상, 인터넷 게시글 모두를 믿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은 수면에 도움을 주는 보조적 수단일 뿐 정확한 치료방법은 아니라는 의미"라며 "불면증 등 수면장애가 발생할 경우 반드시 수면전문기관을 찾아 자신에게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불면증은 당뇨병, 고혈압처럼 하나의 질환인 만큼 의료기관을 찾아 전문가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치료를 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 교수는 "불면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의료기관을 방문하면 일단 원인부터 파악하는 게 먼저다. 전문가가 전반적으로 환자 상태를 점검하고 다른 수면장애, 정신질환이나 신체 장애가 있는지 파악한 다음, 인지행동치료가 가능한지 여부에 따라 비약물적인 치료를 먼저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지행동치료는 5~6가지 정도인데 원인에 따라 적합한 치료방법을 선택해 적용한다. 예를 들어 저녁형 활동이 심해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환자들은 광치료를 하거나 지나친 카페인 의존, 섭취 환자는 수면위생에 대한 상담을 먼저 한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수면학회와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 of Health) 등에 따르면, 불면증 치료 시 비약물적 치료를 우선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현재 불면증 1차 치료로 비약물을 권장하고 수면상담은 보험으로 보장이 이뤄지고 있다.
서 교수는 "현재 수면클리닉을 방문하면 비약물과 약물치료를 동시에 진행하거나 비약물 치료로 해결이 되지 않으면 수면제를 처방해주는 방식으로 치료가 이뤄진다"면서 "비약물적 치료는 인지행동치료로, 잘못된 습관을 교정하고 불면증을 지속시키는 원인들을 제거한다. 보통 일주일에 1~2회, 총 4~8번 정도 만나서 상담을 진행하고, 대부분은 이 기간 안에 수면문제가 개선된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불면증 치료만으로도 원발성 질환이 호전되는 경우도 있으나, 불면증 환자 중 수면만 문제가 있는 사람은 드물다. 우울증 등 심리적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장애나 신체 질환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면서 "때문에 불면증이 있으면 수면 검사는 물론 건강검진을 통해 신체 전반의 문제 뿐만 아니라 정신적 문제를 살펴보고, 특정 질환에 기인한 불면이라면 그 질환도 불면증 치료와 동반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불면증이 생기면 숙면에 좋다는 음식을 먹거나 억지로 잠에 들려는 노력을 하기 보다는, 수면 상담과 같은 근거가 있는 전문적 치료를 통해 근본적 해결방법을 찾아 불필요한 고통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불면증 환자 대부분이 지나친 걱정으로 인해 증상이 더욱 악화되는 만큼, 심리적 긴장 완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 교수는 "불면증 환자들은 낮에 깨어 있기 위해 지나치게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거나 격렬한 운동을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거나 잠이 오지 않아 음주를 하기도 한다. 침대에 누워서도 '왜 못 잘까', '어떻게 잘 잘까'라는 잡념을 하다보니 결국 불면증이 더욱 악화하게 된다"면서 "불면증이 있는 사람들은 하루 종일 어떻게 하면 잠을 잘 잘 수 있을까를 생각하지만, 잘 자는 사람들은 보통 낮에는 '잠'에 대한 주제를 생각하지 않고 누우면 바로 잔다. 잘 자려면 지나친 걱정을 삼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1호 수면심리학자로서 불면증에 시달리는 환자를 돕고 싶어 강연에 나섰다는 서 교수는 "수면은 많은 건강문제들과 연관돼 있다. 과학적으로 근거 있고 효과 있는 방안을 집중 조명해 다루겠다"면서 "약 없이도 불면증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공유해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되찾았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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