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예찬 후보 "전공의협의회, 이름 빼고 다 바꾸겠다…젊은의사 파업 백서 창간 예정"

제25기 대전협 회장 선거 기호 1번 주예찬 후보…수평적 정보 공유‧PA문제 대전협이 앞장

제25기 대전협 회장 선거 기호 1번 주예찬 후보
제25기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전협 회장 선거는 오는 9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되며 회장 당선인은 13일 오후 7시 정도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해에 대전협을 이끌게 될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8월 젊은의사 단체행동 이후 1년만에 다시 치뤄지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파업 과정에서 쓰디쓴 패배감을 맛본 전공의들을 다시 한번 고취시키고 분열된 내부 민심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메디게이트뉴스는 대전협 회장 선거를 맞아 각 후보의 성향과 정책, 전공의 현안에 대한 소신들을 가감없이 들어봤다.    
 
①주예찬 후보 "전공의협의회, 이름 빼고 다 바꾸겠다…젊은의사 파업 백서도 창간"
②여한솔 후보 “비정상의 정상화가 최우선…젊은의사들 죽지 않았다는 것 보여줄 것”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 25기 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기호 1번 주예찬 후보가 대전협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정책 평가를 통해 기존에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부분은 그대로 이어받되,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들은 모두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주 후보는 20년만에 진행된 젊은의사 단체행동 이후 관련 법안 추진 등 대전협의 역할이 부재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상황에서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봤다. 특히 그는 대전협 회무에 있어선 회장의 단독적인 업무 수행 등을 원천 배제하고 수평적인 정보 공유와 함께 2020년 단체행동과 그 이후 상황을 정리할 수 있는 백서 창간 등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주 후보는 최근 논란이 됐던 서울대병원 진료보조인력(PA) 문제에 있어 전공의들이 제대로 된 목소리를 외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향후 중요한 역점 사업으로 꼽았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PA를 쓰고 있는 현재 의료시스템에서 벗어나 의사가 할 일은 반드시 의사가 하도록 시스템을 바꾸고, 현재 자행되고 있는 불법 행위들은 원칙에 맞게 처벌해야 한다는 게 그의 견해다. 

주예찬 후보는 "현재 대전협에서 남는 게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이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사소하겐 작은 행정적인 것부터 시작해 회장과 이사, 위원 등 집행부와의 관계 설정, 회무 방식 등 대부분 바꿀 생각"이라며 "다만 정책 평가를 통해 좋은 정책에 대해선 연속성도 지켜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차기 대전협 회장 선거에 출마를 밝힌 주예찬 후보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Q. 사퇴하긴 했지만 현 대전협 집행부 출신이다. 한재민 회장과 출마에 대해 의견을 교류했나.

아직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대전협 집행부 임원 시절, 회무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미련 없이 나왔다. 출마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보면 서로간에 대립각 등이 예견돼 큰 의견 교류는 없었다. 

Q. 내부적으로 대전협 운영상 어떤 부분을 개선하고 싶은가. 

많다. 사실은 남은 것이 없을 정도로 다 뒤집어야 한다고 본다. 지금은 집행부를 나왔으니 현재의 상황은 잘 알지 못하지만 예전엔 회무 관련 정보 자체가 회장이 독식을 하고 임원들은 회장이 원하는대로 회무를 이끌어가는 방식이었다. 그렇다 보니 방향성 자체가 의도와 다르게 가는 경우도 종종 있었고 결과물이 틀리게 됐다. 이 때문에 미련 없이 집행부를 나오게 됐고 이런 부분들을 개선하고 싶다.

Q. 지난해 파업 이후 대전협 내부적으로 갈등도 있었고 현 집행부도 빅5병원 등 일부 전공의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회장이 된다면 이 같은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예정인가. 

빅5병원 전공의들도 100% 이성적이진 않았을 것이다. 단체행동 후에 남은 감정적인 앙금이 남아있던 부분도 있었을 것이고 총회 때마다 반대 의견이 다분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누구의 지지가 없어서 일을 못했다는 식의 주장보단 회무에 반대하는 이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의견을 조율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회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Q. 박지현 전 회장과의 소송 문제가 있었는데 현재 어떻게 진행 중인가. 

파업 당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로 박지현 전 회장의 고소를 받았고 7월 초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온 상태다. 

Q.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대전협 현안을 꼽는다면.

우선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전공의들이 수련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전공의들은 근로자임과 동시에 제대로 된 역량을 갖추기 위한 피교육자 신분임에도 이런 부분이 간과되고 있는 부분을 바로 잡고 싶다. 

또한 최근 논란이 된 서울대병원 PA 문제에 있어서도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고 싶다. 현재 한국에선 아무런 자격도 없는 간호사들을 주먹구구 형식으로 PA 업무를 시키고 있다. 그러나 PA 제도의 시초라고 볼 수 있는 미국은 2000시간 이상 교육과 2~3년 과정의 전문 교육 시스템이 있다. 

이 같은 교육과 인증 제도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PA 도입 부터 운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의사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마구잡이식으로 운영되는 PA 의료행위는 결국 환자들의 불이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해결없이 PA 양성화나 합법화를 먼저  추진하면 부작용만 양산될 것이다.

Q. 단체행동 이후 9.4 의정합의가 이뤄졌지만 이에 따른 수련환경 개선 등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여러가지 의견이 있지만 현 집행부의 문제라는 지적이 주요한 것 같다. 회무 자체가 일방향 통행이 되다 보니 일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고 이런 부분을 개선해 의정합의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도록 대전협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회장 후보 출마의 이유 중 하나다. 또한 단체행동과 관련된 내용을 총체적으로 정리하고 향후 대응방향 등을 담은 백서 등도 출간할 예정이다. 

Q. 회장이 된다면 의정협의체 등에서 대한의사협회 같은 상위단체와 함께 협업해야 할 일이 많다. 이필수 회장 취임 이후 의협에 대한 평가는?

현재 의협 대의원으로 일하면서 느낀점은 이번 집행부가 전 집행부에 비해서는 정부와 소통하려 노력한다는 것이다. 전 집행부는 거의 모든 부분에 있어서 정부와의 갈등만 빚어 논란이 많았지만, 이필수 집행부는 최대한 정부와의 소통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안에 있어 강한 목소리를 주문하는 회원들의 요구도 어느 정도는 반영이 되면 더 좋겠다고 생각한다.

Q. 회장이 된다면 현 한재민 회장, 상대 후보인 여한솔 후보를 집행부 일원으로 함께 할 의사가 있는지.

전 회장을 집행부에 포함시킨다는 것은 격식에도 맞지 않고 선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애초에 회칙상 가능한지도 확인해봐야 할 문제인 듯하다. 전임자로서의 경험이 있는 만큼 고문으로 위촉하거나 하는 방식으로 의견을 듣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이는 한재민 회장만이 아니라 여러 대전협 전현직 회장단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상대 후보인 여한솔 후보의 경우는 동의만 해주신다면 충분한 예우를 하고 모시고 싶다. 다만 여 후보와 인간적으로 가까운 것으로 아는 박지현 전 회장과 소송까지 진행중인 만큼, 여 후보가 감정적으로 불편할 수도 있다는 우려는 든다. 이런 부분만 문제가 없다면 의료계의 미래를 위해 당연히 손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낙선 이후 요청을 받는다면 기꺼이 돕겠다.

Q. 상대 후보에 대한 장점과 단점을 꼽자면.

장점은 기존에 회무 경험이 풍부하고, 말과 글을 다루는 능력이 정말 뛰어나다고 느꼈다. 의료계의 입이 돼줄 수 있는 귀중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주변 분들로부터도 성향을 떠나 전달력 하나는 확실한 분이라는 평가를 많이 전해들었다.

단점을 굳이 말한다면, 파업 무산의 아픈 과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우려가 있다. 박지현 전 회장과 함께 일했던 이력이 있고 나름 가까웠다고 알고 있는데 여 후보와 입장을 같이한다면 받아들이기 어려울 회원들이 많을 것 같다. 

Q. 향후 의정협의체가 코로나19 안전기 이후 다시 발족될 예정이다. 의정협의체에 참여하면서 대전협의 의정합의 출구전략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있는가.

의정협의체 논의의 전제 조건은 합의문에도 나와 있듯이 '코로나19 안정화 이후'에 논의돼야 한다. 따라서 의정협의체 논의가 시작된다면 우선 코로나19 안정화의 기준부터 확실하게 정해야 한다. 하루에 확진자가 1000명 이상씩 나오다가 100명으로 줄어든다면 이 상황을 코로나19 안정화가 됐다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의 일방적인 안정화 기준은 납득할 수 없고 의료계 자체적인 코로나19 안정화의 기준을 정해 정부가 이를 따르도록 해야 한다. 또한 실제로 안정화가 됐다고 하더라도 의정협의체 논의에서 전공의들의 생각은 달라지는 것이 없다. 이미 수 차례 다양한 근거와 논리를 통해서 설명했듯 공공의전원과 의대정원 확대 정책은 절대로 수용할 수 없는 정책이므로, 해당 정책의 백지화 말고는 다른 출구 전략은 있을 수 없다.

다만 앞으로 전공의 조직은 보다 유연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지난해 파업 당시 대전협은 전공의의 순수성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정치권과의 공조를 피했고 이런 정치적 중립 기조는 결과적으로 전공의 조직을 고립무원에 빠지게 만드는 원인이 됐다. 향후 회장이 된다면 이와는 다르게 대처할 것이다.

전공의 조직의 순수성을 지킨다는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필요에 따라서는 목적 달성을 위해 융통성을 발휘해 필요하다면 뜻이 맞는 세력과 공조를 해 나가겠다. 야당과 여당을 가릴 것 없이 우리의 의견과 조금이라도 뜻을 같이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직접 찾아가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논의해 결과를 만들어 내겠다. 또한 의협과 함께 대선 후보들의 의료 정책 플랜을 직접 들어보고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해 전공의 관련 정책이 대선 후보의 입에서 발표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제안을 하겠다.

Q. 마지막으로 투표에 참여할 전공의 회원들에게 한마디한다면.

지난해 9월, 우리는 믿었던 우리의 대표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았고 배신감에 좌절했다.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그 날 전까지 나는 그저 평범한 한 명의 전공의였다. 그런 내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불의에 항거해 올바른 의료를 지키고 동료들을 지키겠다는 열정만으로 대전협과 의협 일에 뛰어든 지 1년이 넘어가고 있다. 

스스로 생각해도 나 자신이 여전히 부족하고 거칠기도 하다. 그러나 그렇기에 회원들의 어려움과 분노를 이해하고 회원들의 절망에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대전협은 회원들의 뜻을 다시는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대전협이 회장이나 대표자들만을 위한 조직이 아니라 진정 회원들만을 위한 조직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열정과 패기 넘치고,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 기호 1번 주예찬을 꼭 믿어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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