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는 이유로"...전공의 선발 불이익 여전

대전협·여의사회, 의료계 성차별 인식 개선 캠페인 펼쳐

의료계 성차별 척결을 위한 인식 개선 캠페인 포스터.
의료계 성평등 유지을 위해 한국여자의사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공동 대응에 나선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와 한국여자의사회(이하 여의사회)는 전공의 선발 과정에서의 성평등 유지를 위한 인식 개선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4일 밝혔다.

2018년 한국여자의사회 ‘의료계 성평등’ 설문조사에 의하면 공공연하게 여성 전공의를 뽑지 않겠다고 밝히는 과가 있으며 이로 인해 원하는 전공과목이라 하더라도 애초에 지원조차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여의사의 사례도 제보됐다.

또한 여성 지원자가 성적이 우수하다고 해도 남성 지원자를 선발한다거나 남성 지원자를 뽑기 위해 일부러 시험문제를 유출하는 사례도 보고됐다.

여성 당직시설이 없다거나 기존에 여성 전공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여의사는 지원 단계에서부터 거절당하기도 했다. 특히 여성 지원을 꺼리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상 임신, 출산과 관련해 근무시간 등이 제한되는 상황을 여성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차별을 합리화하는 현상이 확인되기도 했다.

여의사회 신현영 법제이사는 "전공의 선발 과정에서의 성차별은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 1항과 제7조 1항에 위배되는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에서 공공연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전협과 여의사회는 의료계 성차별 척결을 위한 인식 개선 캠페인을 시작, 전국 수련병원 225곳에 관련 포스터를 배포하고 민원 창구를 신설해 성차별 피해 사례를 모을 예정이다. 추후 이를 바탕으로 법적 보호를 위한 정책적 대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여의사회 ​이향애 회장은 "의료계의 성차별 현상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원하는 전공과목을 선택하지 못하고 그 결과 의료계의 공정 경쟁 및 의학의 발전을 저해하는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협 박지현 회장은 "아직도 의료계는 남성 중심의 문화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여성에 대한 성차별이 존재하며 이런 양상은 결국엔 남성 전공의에게도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며 "대전협은 전공의가 성별로 차별받아 전공 선택과 수련 기회를 박탈당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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