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간 효과 차이 없고 클리피도그렐 병용 가능·주사제 제형 개발 추진 등 해외시장도 돌파할 것"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연간 7500억원대 항궤양시장에서 케이캡(테고프라잔)이 P-CAB(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차단제) 계열의 단일품목으로 1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주목을 끌었다. 이 가운데 대웅제약도 1년만에 연 1000억원대 매출을 목표로 P-CAB계열의 국산신약 펙수클루 정(성분 펙수프라잔염산염) 40mg을 출시했다.
대웅제약 소화기사업팀장 서욱 팀장은 최근 펙수클루 출시 기념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목표를 밝히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앞서 지난해 12월 대웅제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으로 펙수클루의 품목허가를 받은 데 이어 올해 7월 1일 보건복지부로부터 같은 적응증에 대해 급여 인정을 받은 동시에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이는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신약으로, 위벽에서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 펌프를 가역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의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 P-CAB) 제제다.
연간 7500억원대 항궤양시장에서 프로톤펌프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 PPI)계열이 6500억원대로 우위를 선점하고 있으나, 출시한지 3년된 P-CAB계열 단일품목이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진료현장에서는 오랜기간 효과와 안전성이 증명된 PPI 계열이 우선적으로 적용되고 있으나, 최근 빠른 작용 시간과 식사와 무관한 복약 등의 편의성으로 P-CAB 처방이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PPI 계열이 듣지 않는 환자에게도 P-CAB이 2차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다.
"빠른 가슴쓰림 억제와 야간증상 개선으로 환자 만족도 증가…만성기침 데이터도 확보"
대웅제약은 P-CAB계열인 펙수클루정의 임상시험을 통해 PPI계열 치료제보다 빠르게 증상을 개선시키고 그 효과가 오래 지속되는 것을 확인했다.
PPI계열의 대표 성분인 에스오메프라졸과 유의성·안전성을 비료한 3상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펙수클루 투여 8주차에 99.1%의 환자에서 점막결손이 완전하게 치유돼 비열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4주차에는 90.3%로 오히려 대조군(88.5%)보다 앞선 결과를 얻었다.
서 팀장은 "펙수클루는 위산에 의한 활성화 없이 프로톤 펌프를 억제해 약효발현이 하루만에 나타나며, 새로 생성된 프로톤펌프까지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면서 "약효발현이 지연되면 개원가 등에서는 환자이탈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만큼, 해당 제제 사용시 이를 예방하고 환자 만족도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투여 후 평균 혈장 농도와 위내 pH 변화가 음식 섭취에 영향을 받지 않아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 가능하다. 즉 식후에도 복용 가능해 야간까지 효과가 지속, 환자들이 가장 많은 통증을 호소하는 야간 증상 개선도 우수하다"고 말했다. 실제 펙수클루의 반감기는 9시간으로, PPI는 물론 P-CAB제제 중에서도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PPI계열은 위산 분비의 최종 단계에 관여하는 위 내 프로톤를 비가역적으로 저해해 위산 분비를 차단하는 것으로, 위산에 의해 활성화된 후 프로톤 펌프와 결합해 위산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에 식사 전에 투약해야 하고 약효도 늦게(3~5일) 나타난다.
가슴쓰림 증상 개선도 PPI계열 성분 에스오메프라졸 대비 중등도-중증 환자 비율에서 현저하게 빨랐고, 이는 투여 3일차부터 8주차까지 지속됐다.
서 팀장은 "펙수클루는 투여 초기부터 주·야간에 관계 없이 즉시 가슴쓰림 증상을 개선시키며, 증상이 심한 환자에게 투여했을 때 비교군인 에소메프라졸(Esomeprazole) 대비 3배 많은 환자들에게서 가슴쓰림 증상이 호전됐다"면서 "만성기침도 3일만에 유의하게 증상을 개선했다는 데이터도 확보했으며, 이는 P-CAB제제 중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결과는 적응증 확대에 있어 중요한 사안인 만큼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와 멀티임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PPI 계열과 달리 CYP3A4에 의해 대사되기 때문에 CYP2C19 유전형에 의한 약효의 개인차가 적고 클로피도그렐과 같은 약물과 다른 대사기 때문에 치료 효과 저하에 대한 우려 없이 병용 처방이 가능하다.
PPI는 주로 CYP2C19에 의해 대사되기 때문에 약물상호작용과 약효의 개인차, 같은 대사 약물 처방 등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과는 다른 대목이다. 이를 방증하듯 건강한 한국인, 백인, 일본인 등 인종을 대상으로 약력학·약동학적 특성·안전성을 확인한 임상시험에서 다회 투여 후 평균 위내 pH≥4인 시간의 비율이 모두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 자료 때문에 당초 예정 보다 발매가 다소 지연됐으나, 최종 임상시험 데이터 확인 결과 이상사례, 약물이상반응 발생률 등이 에스오메프라졸과 유사하게 나타났다. 이제 막 나온 약물인만큼 장기 안전성 데이터는 확보하지 못했지만, 위산분비 촉진 호르몬 가스트린의 상승 혹은 영양결핍 우려 없이 장기간 안전하게 투여 가능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후발주자 한계 극복하고자 임상 확대 추진…"위염 비롯 유지요법·소염제 궤양 예방 등 적응증 확대"
펙수클루는 후발주자인만큼 기존 발매 제제 보다 28% 저렴(939원)해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우위가 있지만, 적응증과 급여인정부분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PPI는 물론 같은 계열인 케이캡과 비교했을 때도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케이캡은 식약처 허가 적응증이 4개, 급여는 3개가 인정됐고 국내에는 구강붕해정 제형, 저용량 제형을 출시하고 중국에서는 파트너사가 주사제를 개발 중인 상황이다. 반면 펙수클루는 적응증, 급여 모두 1개며, 제형도 1가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웅제약은 추가 임상시험을 통해 적응증 확대와 제형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서 팀장은 "가장 주요한 질환을 먼저 타겟으로 시장에 안착하고 추가하는 방식으로 가려고 한다"며 "우선 위염 적응증에 대한 임상은 3상까지 종료했으며, 결과를 바탕으로 적응증 확대와 급여 인정 등의 절차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용량(20mg) 유지요법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로 인한 궤양의 예방 등의 적응증에 대해서도 임상 3상을 진행 중으로, NSAIDs 3종(쎄레브렉스, 나프록센, 멜록시캄) 병용 투여시 유의한 약동학적 DDI(약물간 상호작용)는 없으며 안전성과 내약성에 관한 우려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헬리코박터(helicobactor pylori) 제균 치료 임상도 준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제형 다양화도 추진 중이다. 중국은 주사제와 경구용 약물이 5:5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중국에서 IV제형(주사제) 임상3상을 진행 중이며, 환자 특성을 고려해 구강붕해정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마케팅도 전사적인 역량을 투입해 온(디지털마케팅)·오프라인 모두 확장해 나가고 있다. 장진화PM은 "발매 초기 즉시 랜딩과 처방이 가능한 개원가 중심으로 영업·마케팅을 확대하고 있으며, 대형병원 코딩 시점부터는 모든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영업·마케팅을 추진할 것"이라며 "특히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앞서 7월 런칭 심포지엄은 물론, 8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온라인 FEXUCLUE WEEK: WE ARE THE FUTURE'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1000억원 매출 잡고 해외시장선 6조원 목표로 전사적 노력 추진한다
국내 학회 가이드라인에서 P-CAB 치료를 권장하는 코멘트가 나오고 있는 것은 물론, 일본은 완전히 가이드라인이 P-CAB으로 돌아섰다. 현재 P-CAB을 사용하지 않는 미국 가이드라인에서도 관련 코멘트가 나온만큼 추후 미국, 유럽 등의 시장도 점진적으로나마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은 이 같은 분위기를 고려해 해외시장을 공략하고자 제품명부터 계열이 아닌 성분을 강조했다.
서 팀장은 "국내 출시 전 펙수클루는 15개국, 1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명칭을 단일화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미국시장에서는 '~캡'의 명칭 사용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 성분명인 '펙수프라잔'과 '익스클루시브(Exclusive)'라는 단어를 조합해 펙수클루로 결정했다. 클루의 C를 표기할 때는 식도와 위장관을 이미지화해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항궤양 시장은 20조원로 알려져 있는데, 펙수클루는 3분의 1에 달하는 6조원을 목표로 한다"면서 "이를 위해 중국에서 2024년 하반기 허가 취득을 목표로 현재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에 관한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미국은 빠르면 내년에 임상3상을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탑2 공략은 물론 브라질,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멕시코, 칠레, 에콰도르, 페루 총 8개국에는 현재 품목 허가 신청을 완료했으며, 오는 2023년 해외 최초 발매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10개국 이상에서 발매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서 팀장은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에서는 아직까지 P-CAB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큰 장벽이지만, P-CAB 제제가 PPI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제제인 동시에 일본 보노프라잔과 국내 테고프라잔 모두 런칭 이후 성공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것을 봤을 때 의료진과 환자 만족도가 높다고 본다"면서 "국내는 물론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의 발매를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 목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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