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계 학회들 "세계 최초로 대한민국 외과계 의사들의 손목을 묶는 법안을 통과시킬 것입니까?"
신경외과·외과·흉부심장혈관외과·산부인과·대한비뇨의학회 긴급 성명 "최소한의 방어수술만 하고 고위험수술 기피 우려"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외과학회,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비뇨의학회 등 5개 외과계 학회가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법안에 대한 긴급 공동성명을 29일 발표했다. 이 법안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30일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외과계 학회들은 법안이 통과되면 예상되는 부작용으로 첫째, 의료 사고 및 분쟁에 대비해 최소한의 방어적인 수술만을 하게 될 것이며 이는 환자의 생존율과 회복율을 떨어뜨리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학회들은 “수술 과정을 CCTV 녹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수술하는 의사들은 향후에 이 영상으로 인해 의료 분쟁이 발생을 할 경우 나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은 외과계 의사로 하여금 소극적이고 안전하고, 촬영이 돼도 문제가 없을 만큼만 진행하게 유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학회들은 “응급수술이나 고위험수술은 기피하게 되고 상급병원으로 환자 쏠림이 심해지며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지 못해 사망하는 경우가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둘째, 학회들은 응급, 고위험 수술, 질식 분만, 비뇨의학과 신장절제술이나 전립선 절제술, 흉부외과 수술 등 수술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수술에 대해서 와과계 의사들이 기피를 하거나 소극적인 수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학회들은 "수술 전 위험성에 동의한 수 술 과정이 동영상으로 남겨져 검증의 수단으로 사용되며 동의를 바탕을 한 최선의 선택 들이 동영상으로 검증해야 한다면 의사들이 안전한 수술만 하게 된다. 고위험 수술은 포 기하고 상급 병원으로 보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셋째, 학회들은 CCTV 녹화로 수술 관련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제한돼 있어 실질적으로 환자에 도움이 되지 못한 채 집도의의 수술집중도만 저해할 수 있다고 했다.
학회들은 “수술실 CCTV설치 의무화 법안에서는 녹음은 하지 않고 수술실 영상만 기록한다. 따라서 수술실에서 벌어지는 대화의 내용은 알기 어려우며, 의사들의 문제적인 발언, 예를 들면 성희롱 발언 등과 같은 것을 억제하는 데는 제한이 있다"라며 "또한 CCTV 녹화로 수술 부위나 수술 과정에 관련된 정보를 얻는 데는 한계가 있다"라고 했다.
학회들은 “수술을 하는 의사가 수술에 집중하지 못하고, 녹화되는 영상에 보일 행동에 신경을 쓰게 된다. 그만큼 수술에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라며 "이는 결국 환자에게 악영향을 주며, 의료 사고를 증명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넷째, 학회들은 환자의 신체가 녹화됨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2차적 피해를 우려했다. 비뇨의학과 수술, 산부인과 수술, 대장, 유방 수술과 같이 환자의 민감한 신체 부위를 가리고 녹화하기는 하겠지만 수술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환자의 신체가 다 찍힐 수 있다는 것이다.
다섯째, 학회들은 의사들의 외과계 지원 기피로 인한 의료 체계의 붕괴가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학회들은 “이미 많은 젊은 의사들이 외과계를 기피하는 경향은 수십년 전부터 시작되어 점점 심화되고 있고 대한민국에서 외과계는 점점 기피하는 과가 돼버렸다"라며 "힘든 수련 과정과 장시간의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전문성과 노동량에 비해 보상은 별로 없고 수술로 인 한 분쟁이 점점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흉부외과의 경우는 신규 흉부외과 의사보다는 은퇴하는 의사가 더 많아 그 수가 점차 줄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기존의 인력의 고령화와 근무 강도가 증가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한계에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학회들은 “수술실을 CCTV로 녹화까지 하겠다는 것은 잠재적인 의료분쟁의 당사자가 될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것이다"라며 "앞으로 의사들은 외과계를 더욱 기피하게 될 것이고 전국에 외과계 의사가 부족해 수술을 못하는 날이 오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학회들은 “극히 일부 외과계 의사들의 잘못된 행동을 감시하기 위해서 수많은 외과계 의사들의 손목을 묶어 수술이 꼭 필요한 대다수 국민들의 생명에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술실 CCTV 의무화 법안을 철회해달라"라며 "의사들 스스로 자정 노력과 함께 극히 일부 의사의 일탈을 막을 수 있는 다른 대책을 마련하여 줄 것을 간곡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전문]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에 반대하는 5개 외과계 학회 공동 긴급성명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이 발의에 대하여 우리 외과계 의사들은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일부 수술 과정에 대한 의혹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여 이 법안이 발의될 수밖에 없게 한 점에 대해서는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지금 이 시간 에도 전국의 수많은 외과계 의사들은 몇 시간씩 수술실에서 사투를 벌이며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번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로 인하여 이처럼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최선의 노력해 다 해온 외과계 의사들은 아래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을 철회해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1. 의료 사고 및 분쟁에 대비하여 최소한의 방어적인 수술만을 하게 될 것이며 이는 환 자의 생존율과 회복율을 떨어뜨리게 될 것입니다.
수술 과정을 CCTV 녹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수술하는 의사들은 향후에 이 영상으로 인하여 의료 분쟁이 발생을 할 경우 나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할 것입 니다. 이러한 생각은 외과계 의사로 하여금 소극적이고 안전하고, 촬영이 되어도 문제가 없을 만큼만 진행하게 유도하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면 악성 암환자의 경우 환자가 후유증이 남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절제를 하는 것이 암의 완치율과 생존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 과정에서 정상 조직과 암과의 경계가 불분명 할 경우에 수술자의 판단에 완전 절제를 시도를 하게 됩니다. 하 지만 이러한 과정이 녹화되고, 이러한 것들이 향후 의료 분쟁의 증거로 사용되어, 외과 계 의사들에게 불리하게 작용이 된다고 생각되면, 무리하게 절제를 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보다 안전하게 남기고 나가려는 경향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는 암환자들의 재발률과 사망률이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2. 응급수술이나 고위험수술은 기피하게 되어 상급병원으로 환자 쏠림이 심해지며 적절 한 시기에 수술을 받지 못해 사망하는 경우가 증가할 것입니다.
응급. 고위험 수술, 질식 분만, 비뇨의학과 신장절제술이나 전립선 절제술, 흉부외과 수술 등 수술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수술에 대해서 와과계 의사들이 기피를 하거나 소극적인 수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면 흉부외과의 심혈관 수술이나 뇌혈관 수술의 경우, 예기치 못한 혈관 손상이 발생을 할 수 있습니다. 외과계 의사들이 최선의 주의 의무를 다하고, 조심을 하여도 환 자의 상태나 수술 부위의 유착 여부 등으로 인하여 불가피하게 혈관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에 이러한 불가피한 상황 발생 가능성에 대한 동의하에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신뢰를 바탕으로 한 외과계 의사 환자 관계입니다. 그러나 수술 전 위험성에 동의한 수 술 과정이 동영상으로 남겨져 검증의 수단으로 사용되며 동의를 바탕을 한 최선의 선택 들이 동영상으로 검증해야 한다면 의사들이 안전한 수술만 하게 되고 고위험 수술은 포 기하고 상급 병원으로 보내게 될 것입니다. 이로 인해 상급 병원으로의 쏠림이 심해져 상급 병원에서는 고위험 수술 누적인 심해지며, 환자들은 수술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해 사망하는 경우가 증가할 것입니다.
3. CCTV 녹화로 수술 관련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제한돼 있어 실질적으로 환자에 도 움이 되지 못한 채 집도의의 수술집중도만 저해할 수 있습니다.
수술실 CCTV설치 의무화 법안에서는 녹음은 하지 않고 수술실 영상만 기록하는 것으 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수술실에서 벌어지는 대화의 내용은 알기 어려우며, 의사들의 문제적인 발언, 예를 들면 성희롱 발언 등과 같은 것을 억제하는 데는 제한이 있습니다. 또한 CCTV 녹화로 수술 부위나 수술 과정에 관련된 정보를 얻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최근의 수술 경향은 내시경 또는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는 방향을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신경외과 수술의 경우 미세 현미경을 보면서 뇌수술과 척추 수술을 진행하 게 됩니다. CCTV 로 녹화되는 영상은 신경외과 의사 2명과 마취과 의사, 수술실 간호사 등이 환자 주변에 수술 시간 동안 서 있는 모습만 찍힐 것입니다. 이렇게 녹화된 영상이 의료 사고 예방에 어떠한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며, 수술을 하는 의사가 수술에 집중하지 못하고, 녹화되는 영상에 보일 행동에 신경을 쓰게 되어, 수술에 집중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결국 환자에게 악영향을 주게 되며, 의료 사고를 증명하는 데 있어서 도움 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이미 현미경수술이나 내시경 수술 등은 대부분 녹화를 하 고 있으며, 각종 모니터링 장비의 내용도 기록되고 있음에도, 환자 주변에 서 있는 모습을 수 시간 녹화를 하는 것이 어떤 효과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4. 환자의 신체가 녹화됨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2차적 피해가 우려됩니다.
비뇨의학과 수술, 산부인과 수술, 대장, 유방 수술과 같이 환자의 민감한 신체 부위를 가리고 녹화하기는 하겠지만 수술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환자의 신 체가 다 찍힐 수 있는데 수많은 수술실을 CCTV로 녹화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직 원의 일탈 또는 해킹 등으로 인해서 발생할 수 있는 CCTV녹화본 유출로 인해 환자에게 2차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5. 의사들의 외과계 지원 기피로 인한 의료 체계의 붕괴가 가속화될 것입니다.
이미 많은 젊은 의사들이 외과계를 기피하는 경향은 수십년 전부터 시작되어 점점 심화되고 있고 대한민국에서 외과계는 점점 기피하는 과가 되어 버렸습니다. 힘든 수련 과정과 장시간의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전문성과 노동량에 비하여 보상은 별로 없고 수술로 인 한 분쟁이 점점 많아 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흉부외과의 경우는 신규 흉부외과 의사보다는 은퇴하는 의사가 더 많아 그 수가 점차 줄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로 인해 기존의 인 력의 고령화와 근무 강도가 증가하여 신체적, 정신적으로 한계에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수술실을 CCTV로 녹화까지 하겠다는 것은 잠재적인 의료 분쟁의 당사자가 될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것으로 앞으로 의사들은 외과계를 더욱 기피하게 될 것이고 전국에 외과계 의사가 부족하여 수술을 못하는 날이 오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직은 다행히 많은 외과계 의사들이 부족한 인력으로 신체적, 육체적으로 힘든 상황 에서도 외과계 수술이 필요한 중증 환자들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하고 있습 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수술 성공률이 세계 최고의 수준입니다. 또한 각 지역의 응급의료센터와 외상 센터에서 수술을 하고 중환자들을 돌보는 많은 의사들은 오늘도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극히 일부 외과계 의사들의 잘못된 행동을 감시하기 위해서 수많은 외과계 의사들의 손목을 묶어 수술이 꼭 필요한 대다수 국민들의 생명에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수술실 CCTV 의무화 법안을 철회하여 주시고 의사들 스스로 자정 노력과 함께 극히 일부 의사의 일탈을 막을 수 있는 다른 대책을 마련하여 주실 것을 간곡히 촉 구합니다. 앞으로 우리 외과계 의사들은 지금까지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무한히 갈고 닦았던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더욱 더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8월 28일
대한신경외과학회 이사장 김우경
대한외과학회 이사장 이우용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이사장 김웅한
대한산부인과학회이사장 이필량
대한비뇨의학회 회장 이상돈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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