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환자간 불신과 감시 관계로 몰아가는 CCTV설치 의무화법, 절대 반대한다

[칼럼] 김승진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법 국회 본회의 통과 절대 반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8월 23일 법안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통해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방안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개정안은 25일 새벽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30일 본회의 통과를 남겨두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안규백, 신현영 의원에 의해 발의된 개정안은 거대야당을 통해 사실상 통과시킨다는 입장이어서 의료계, 특히 외과계의 반발을 낳고 있다. 외과계 의사단체들로부터 긴급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들어본다. 

(글 싣는 순서, 마감순) 
①김동석 대한개원의협의회장·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
②김승진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장
③이태연 대한정형외과의사회장 
④박국진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장


[메디게이트뉴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8월 23일 전체회의를 통해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방안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25일 새벽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30일 본회의 통과를 남겨두고 있다. 이번 개정안의 주요골자는 수술실 내부에 외부 네트워크를 연결하지 않은 CCTV를 설치, 운영하는 것이고, 시행까지는 법안공포 후 2년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환자의 요청이 있는 경우 CCTV 촬영은 의무적이며, 열람은 수사, 재판, 관련 공공기관 요청이나 환자와 의료인 쌍방 동의가 있을때만가능하다는 것이다. 의료계의 반발을 고려해 응급 상황이나 위험도가 높은 수술 등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의료진이 촬영을 거부할 수 있도록 예외 조항으로 두고 이밖의 사유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이 통과되자 환자단체를 비롯한 해당 법안을 찬성하는 시민단체등에서는 환영의 표시를 보였지만 의료계에서는 환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술실내 CCTV 설치는 의료계는 물론 환자에게도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이다.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할 경우 의료진의 적극적 치료를 위한 사기 저하로 최선의 진료를 제한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는 미래를 향한 의료환경의 발전과 직결되는 것으로 아주 중요한 사안이다. 우리나라 의료계의 고질적 문제였던 외과계 기피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켜 외과 의사들의 이탈이 증가하면 대한민국 의료체계는 무너지게 될 것이며, 이렇게 되면 결국 그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조항들도 있다. 그 예로 수술실 CCTV가 전신마취에만 해당된다는 해석이 있었으나‘제 38조의2(수술실 내 폐쇄회로 텔레비전의 설치.운영)’ 조항을 보면 전신마취 “등”이라고 표현돼있어 수면유도의 정맥마취를 포함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도 있다. 제38조의2 제4항을 위반해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폐쇄회로 텔레비전으로 촬영한 정보를 분실, 도난, 유출, 변조, 또한 훼손당한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어 촬영된 영상에 대한 관리 책임을 의료기관에 전가하고 있는 부분이다.

CCTV 설치 의무화법은 의료계를 잠재적 범죄자의 선상에 올려 놓고 감시하겠다는 것으로 상호불신을 불러올 것이 뻔하다. 환자를 치료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상호 신뢰다. 그런데 이번 의료법 개정안은 그 기본이 환자와 의사의 불신을 바탕에 두고 있어 상호 불신과 감시라는 관계로 몰아 가고 있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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