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학회 "의사 2700명 사라지면 응급·중증환자에 피해... 대통령·국무총리 아니면 국민이 나서라"

의대생 국시 미응시 사태 해결 촉구..."간호사는 수련받지 않았고 입원전담 전문의는 구할 수 없어"

"주 80시간 근무제 직업은 인턴, 레지던트뿐이다. 전국의 2차, 3차 종합병원들에는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인턴, 레지던트들이 환자 곁을 지키고 있다. 의대생들의 의사고시 실기시험 미응시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내년 3월에 이들 중 25%가 갑자기 없어진다. 긴급한 치료가 늦어지고 중증 질환 환자들의 치료, 수술이 지연되면서 많은 응급, 중증 환자들이 생명을 잃게 된다."

대한신경과학회는 학회 처음으로 의대생들의 의사 국가고시 미응시 사태의 해결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27일 발표했다. 

신경과학회는 "병원의 응급실, 중환자실, 중증 환자 병실은 분, 초를 다투는 전쟁터와 같다. 그런데 병원을 24시간 지키는 젊은 의사들의 4분의 1인 25%가 갑자기 없어지면 모든 피해는 우리의 부모, 형제들인 응급, 중증 환자들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신경과학회는 "병원에 입원하거나 수술을 받아보지 않은 사람은 이런 내용을 모르고 있다. 의사시험 재응시에 찬성한 국민의 37.5%는 대부분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이거나 가족들로 생각된다. 국민 보건에 관련된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정부와 국회는 병원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병원 현장을 모른다는 이유로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의 의사시험 사태의 대책 질문에 박능후 장관은 "인턴들이 하던 역할을 레지던트, 전문간호사, 입원전담전문의가 대체하게 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신경과학회는 "지금도 주 80시간 근무를 하고 있는 레지던트가 인턴 일까지 할 시간이 없다. 간호사는 의사를 도울 수는 있어도 독자적으로 환자에게 응급, 긴급 치료, 수술을 할 수가 없다. 그런 수련을 받지도 않았고 의료법 위반"이라며 "입원전담전문의는 구할 수가 없다. 지금도 인턴, 레지던트를 선발하는 74개 종합병원들 중 신경과 입원전담전문의를 구한 병원은 서울대, 연세대,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4개뿐이다. 지방 대학병원, 다른 종합병원들은 전멸하게 된다. 이런 의사 부족 사태는 앞으로 5-6년간 지속된다"고 밝혔다.

신경과학회는 "내년에는 인턴이 없고 그 다음 해는 인턴이 없기 때문에 레지던트 1년차를 선발할 수 없고 그 다음 해는 2년차, 3년차, 4년차 레지던트, 전임의 순으로 없어지게 된다. 레지던트 정원은 년 3100명으로 정해져 있어서 더 선발할 수 없다. 내년 1년 인턴만의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5-6년 동안 연쇄적으로 인턴, 레지던트, 전임의 전체 의사 수련과정 시스템이 망가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이 국시 재응시는 불법이라고 했지만 내년 3월1일부터 병원에 2700명 젊은 의사들이 갑자기 없어져서 수많은 응급, 중증 환자들이 받게 될 중대한 피해를 방치하는 것이 합법이란 말인가. 막을 수 있는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의료대란을 방치하는 것은 반인권적이고 반헌법적"이라고 했다.

신경과학회는 "한 개 대학병원(삼성서울병원)의 2019년 1년 동안 응급실 환자 수는 8만명, 수술을 받은 환자 수는 5만2300명이고 입원 치료를 받은 중증 질환 환자는 십만 명이 넘는다. 의사 실기시험 미응시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전국적으로 매년 수십만 명의 응급 환자, 중증 질환 환자들이 중대한 피해를 보게 된다"라며 "대통령, 국무총리 아니면 국민이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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