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DA 자문위, 호산구 수 근거 COPD 치료 첫 논의…호산구성 표현형·데이터 적절성 등 검토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중증 천식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누칼라(Nucala, 성분명 메폴리주맙)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로 승인할 수 있을지에 대한 첫 판단이 나온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약물평가연구센터(CDER) 폐‧알러지‧류머티스치료제부(DPARP)는 누칼라의 COPD 적응증 확대에 대한 자문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폐‧알러지분과 자문위원을 수신인으로 하는 24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누칼라는 호산구의 성장을 촉진하는 인터루킨-5(IL-5) 수용체에 결합해 IL-5가 호산구 표면에서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하도록 작용하는 단클론항체다. 현재 중증 호산구성 천식 치료의 추가 유지 요법으로 허가 받았다.
GSK는 지난해 11월 FDA에 COPD 환자들을 위한 유지요법제로 누칼라를 병용할 수 있는 적응증 추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에 열리는 자문위에서는 COPD 환자의 악화를 줄이기 위해 흡입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 기반 유지 치료에 누칼라 100㎎ 추가에 대한 허가신청서(sBLA)를 논의할 예정이다.
누칼라가 자문위로부터 COPD 유지요법제로 허가 권를 받기 위해서는 몇 가지 허들을 넘어야 한다. 먼저 GSK가 제출한 자료가 약의 효능을 입증했는지 여부에 대한 의문을 해결해야 한다.
문서에서는 제출된 임상시험 중 하나에서 효능에 대한 통계적인 역치(threshold)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점과, 약물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 그룹을 정의하는데 불확실성이 있다는 점도 강조햇다.
GSK는 누칼라의 COPD 개발 프로그램으로 3상 임상 2건을 진행했다. 둘 모두 ICS 제제와 지속성 무스카린 길항제(LAMA), 지속성 베타-2 항진제(LABA) 치료를 받고 있는 COPD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국가,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52주간 임상시험이었다.
한 연구(MEA117106)는 광범위한 말초혈액 호산구수를 가진 환자를 등록해 호산구수의 높낮음으로 층화했고, 나머지 연구(MEA117113)는 호산구 층이 높은 동일한 기준을 충족시키는 환자만 등록했다. 두 연구에서 효능 일차평가변수는 52주 째 중등도~중증 COPD 악화율이었다.
그 결과 MEA117106 연구에서 누칼라 100㎎ 추가는, 높은 호산구층 환자군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중등도~중증 COPD 악화율을 감소시켰지만, 두 번째 연구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또 일부 주요 이차평가변수는 누칼라에 유리한 수치적 추세를 보였지만 누칼라 100㎎과 위약 간의 중증 COPD 악화율 또는 1초간 강제호기량(FEV1) SGRQ(St. George's Respiratory Questionnaire) 측면에서 일관적이고 임상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GSK는 임상 시험 설계에서 기저치 천식 병력을 수집하지 않았고, 이는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따라서 이 약물에 대한 환자 집단을 어떻게 적절하게 정의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안전성 측면에서의 문제도 남아있다. 문서에 따르면 심각한 이상반응(SAEs)와 이상반응(AEs)의 불균형이 있었고, 심혈관 SAEs의 불균형, 특히 심실상 빈맥, 심혈관 혈전증에 주목했다. GSK와 FDA 모두의 분석에 따르면, 다양한 분석 방법에도 누칼라에 대한 심혈관계 혈전성 사건에 대한 불균형이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문서를 작성한 DPARP 디렉터 샐리 세이무어(Sally Seymour) 박사와 임상팀장 바누 카리미샤(Banu A. Karimi-Shah) 박사는 "혈액 호산구 수에 근거한 COPD 환자 치료는 모든 치료제에 대한 새로운 지표로, 신규 개발 프로그램에서 종종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다"면서 "COPD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 경험이 많고, 여러 임상 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COPD 악화 평가변수(endpoint)가 확립돼 있지만 호산구 수에 근거한 COPD 환자 치료법에 대한 규제 경험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호산구성 COPD 표현평의 정의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누칼라의 혜택을 얻을 수 있는 환자군을 정의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최근 발표된 다른 IL-5 표적 치료제(벤랄리주맙, 브랜드명 파센라)를 이용한 3상 임상 2건에서도 호산구성 표현형 COPD 환자에서도 주요 평가변수인 COPD 악화 감소 효능 근거를 보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세이무어 박사팀은 이번 토론의 주요 쟁점으로 ▲COPD의 호산구성 표현형 ▲제안된 적응증을 뒷받침할 효능 자료의 적절성 ▲COPD 환자에서 누칼라 장기 사용을 뒷받침하기 위한 안전성 데이터의 적절성 ▲제안된 적응증에 대한 누칼라의 혜택-위험 평가 등 네 가지를 꼽았다.
한편 누칼라에 대한 자문위원회는 25일(현지시간) 열릴 예정이다. FDA는 자문위의 권고를 반드시 따라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이를 준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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