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넘겼다” 자신감 얻은 정부, 더 멀어진 협의체 출범

한덕수 총리 의료개혁 강행 의지 시사…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한동훈 대표 저격까지 '사면초가'

지난 12일 열린 지역·필수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당정협의회에 참석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한덕수 국무총리. 사진=국민의힘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정부가 추석 연휴 기간 우려했던 응급실 대란이 없었다고 보고 의대증원을 비롯한 의료개혁을 그대로 밀어붙이겠다고 선언했다.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이 무위로 돌아가더라도 정부로선 아쉬울 것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8일 페이스북에 “일부의 우려처럼 우리 의료가 붕괴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이는 무엇보다 위중한 환자를 위해 응급실 이용을 양보한 우리 국민들 덕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쉽지 않은 배려와 자제를 보여준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피로를 견디며 격무를 감당해 준 전국 응급실 선생님들께, 그리고 연휴 중에 환자를 봐주신 전국의 병의원 선생님들께 마음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지난 수십년간 개혁을 미룬 결과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등이 발생하고 있다며 “괴롭더라도 차근차근 밀고 나가야 ‘고위험 산모를 태운 앰뷸런스가 받아주는 병원을 찾지 못해 수십통씩 전화를 돌렸다’는 가슴 아픈 뉴스가 사라진다. 겸손하게 경청하고, 잘못된 부분은 수정하고 보완하면서 심지 굳게 나아가겠다”고 했다.
 
의료개혁을 그대로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2025년 의대증원 원점 재검토 등 의료계의 요구를 들어주면서까지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이는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에 사활을 걸고 있는 한동훈 대표의 행보와 배치되는 대목이다.
 
실제 한 대표는 대한의사협회 등 8개 의료단체가 지난 13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정부 입장 변화가 없는 현시점에서 협의체 참여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음에도 불구하고, 연휴 기간 의료계 관계자들과 물밑 접촉을 이어가며 협의체 출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한 총리가 재차 의대증원 유예 등은 없다고 못 박으면서 한 대표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한 대표를 직접 저격하고 나선 것도 협의체 출범 가능성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부분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이 한동훈 대표가 박단 위원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힌 기사를 공유하며 “한동훈 대표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유감”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당 대표 출마 전인 6월 초에도, 당 대표 당선 직후인 7월 말에도 언론에선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던 한동훈 대표는 지속적으로 만남을 거절했다. 읍소는커녕 단 한 번 비공개 만남 이후 대전협은 한 대표와 소통한 적 없다”며 “거짓과 날조 위에 신뢰를 쌓을 순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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