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턴 프리드먼 꺼내 든 尹, "모순된 주장" 반박 나선 서울의대 비대위

"의사수 늘어도 의사 처우 나빠지지 않는다? 의대증원에도 의료비 증가 없을 거라던 주장과 모순"

지난 15일 제주대병원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의료진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의사수가 늘어도 처우가 나빠지지 않는다며 참모진에게 의료계를 설득하기 위해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강연을 찾아보라고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의료계가 반박하고 나섰다.
 
정부는 의대정원을 대폭 늘려도 의료비 증가와 건강보험료의 급격한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는데, 의사수 확대에도 의사 수입이 줄지 않는다는 예측은 모순이라는 것이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윤 대통령의 주장과 관련해 21일 “정부는 ‘의사수가 늘어도 개개인 의사 수익은 줄지 않고 오히려 더 나아질 것이다’라면서도 ‘의사수가 늘어도 의료비가 증가하지 않는다’는 모순된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의 인건비는 의료비가 아닌 다른 곳에서 오는 것인가. 의사수가 늘고 개별 의사의 수익도 늘어난다면 의료 비용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건 필연적인데, 현 정부는 마법이라도 부린다는 말인가”라고 했다.
 
비대위는  “정부는 모순된 주장을 하며 밀턴 프리드먼의 50년 전 학설을 근거로 들고 있다고 한다. 50년 전 미국과 현재 대한민국의 의료 시스템은 전혀 다르다. 대통령이 신봉하는 프리드먼은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시장 옹호론자였다”고 했다.
 
이어 “미국 의료를 한 번이라도 경험한 사람이라면 감히 이런 주장을 하지 못할 것”이라며 “지나친 규제 완화와 시장 만능주의가 세계에서 의료비가 가장 비싼 나라를 만들었다. 정부는 한국의 의료 시스템이 미국을 따라가길 바라는 것인가”라고 했다.
 
비대위는 또 “정부가 장담하는 것처럼 의료비가 늘어남에도 건강보험 요율을 그만큼 올리지 않는다면, 결국 민간보험 의존도나 본인 부담률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이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현 정부의 정책이 국민건강보험의 붕괴와 의료 민영화로 이어지지 않을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어 “급격하게 증가하는 의료비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건강보험료를 포함한 국민 의료비 부담은 얼마나 늘어날 것인지를 대통령실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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