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시행착오' 줄이려면? 개발 이후 시장상황부터 고려

메디팁 박양수 본부장, 임상시험계획서(IND) 제출 전 고려할 부분과 상용화 가능성 높이는 방안 제시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신약개발시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10년이라는 기간이 걸리는 동시에 수천억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시장상황, 약가 등을 거꾸로 먼저 고려해 제품 밸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메디팁 박양수 본부장은 최근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 개최한 혁신신약 파이프라인 발굴사업 성과보고회에서 이 같은 전략을 공개하면서, 임상시험계획서(IND) 통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자료 = 신약개발 전략 마련을 위해 고려할 사항(메디팁 박양수 본부장 발표자료 발췌).

박 본부장은 "신약개발하는 데 5~10년이 걸린다. 제품화 이후의 시장상황과 약가 변화 등을 거꾸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면서 "신약개발을 모두 마친 다음 '시장상황 미리 분석했다면 약가도 더 잘받고 더 성공적인 의약품 개발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5년 후에도 니즈가 충분한지를 우선 보고, 그다음 약가를 예측해본 후 품목허가를 잘 받기 위한 자료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봐야 한다. 그 다음에 임상디자인을 어떻게 할지 고려하는 순으로 가야 한다"면서 "전략적으로 생각해야 나중에 제품 밸류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약개발 비용이 수천억원 이상에 달하고 2, 3상을 했다가 다시 돌아오면 소비되는 비용과 시간이 막대하기 때문에 초기 단계 후보물질 발굴부터 비임상, 임상IND 승인 전까지 잘 꾸려야만 다시 돌아가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전략 수립시 중점을 둘 부분으로 시간 단축과 함께 생산성을 제시하면서, 박 본부장은 "아무리 좋은 약이라고 가격이 너무 높으면 생산효율이 안 나올 수 있다. 최종 허가 후 마켓 포텐셜이 어느 정도인지, 지적재산권 보호와 특허도 개발 전 미리 고려해 최대한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허는 허가 기간을 포함해서 20년이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서 가장 길게 보호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 벤처기업이라면 GMP를 맡기는 곳에 대한 정보 조사가 필수며 경쟁사들이 많다면 최대한 빨리가는 전략을 세울 것을 제안했다. 

또한 전략을 짤 때 최고의 신약을 자체 개발할지, 아니면 라이센스 아웃을 고려하는지, 최대한 빠르게 승인을 받을지 등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박 본부장은 "3상까지 가면 환자수도 많아지고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확신이 부족하다면 2상까지는 굳이 너무 많이 환자를 배정하고 투자할 필요가 없고, 2a, 2b상으로 단계를 끊어가는 것도 좋다"면서 "반대로 확신이 있다면 통으로 빨리 진행시키는 방법을 채택해야 한다. 글로벌로 갈지 국내에서 출시할지도 미리 고려해야 하는데, 글로벌 진출을 고려한다면 호주에서 먼저 사람에 대한 효능을 먼저 보는 전략이 유리하고, 비임상기관도 글로벌CRO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다.

임상시험 첫 단추 IND 잘 꿰려면? 식약처 소통·대조약 가격 확인·개발 타당성

한편 임상시험의 첫 관문인 임상시험계획서(IND)를 빠르게 통과할 수 있는 전략도 소개했다.
 
자료 = IND 주요 보완 이슈(메디팁 박양수 본부장 발표자료 발췌)

박 본부장은 "시험 디자인이 잘못되면 각종 IND 자료를 제출하더라도 모두 쓸모없는 자료가 된다. 식약처와 최소 1회 이상의 상담을 거쳐 내규, 규정변경 등을 점검받는 것이 IND 제출 전 첫 단계"라며 "이후 개발계획과 GMP, CMC, 비임상시험 등에 대한 자료, 임상시험 계획 등 IND 자료를 준비하면 된다. 품질자료를 만들 때 중간에 원료 바꾸거나 공정 바꾸는 등 개선사항이 생길 수 있는 점을 고려해 규격, 특성분석 등을 어떤 항목으로 진행할지도 미리 설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비임상시 설치류의 종류나 몸집 차이에 따라 비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가장 적합한 동물을 고르는 것이 필요하다. 독성시험의 경우 비교적 면제되는 부분이 많기는 하나 주사제는 독성시험이 매우 중요하며 특히 지금까지 허가된 바 없는 마이크로니들 등의 경우에는 반드시 식약처와 논의 후 독성시험을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IND 승인 전 약물 작용기전(MOA, Mode of Action)을 완벽하게 밝히라고 하지 않지만, 시험 여부를 확인하기 때문에 반드시 관련 자료 제출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박 본부장은 "임상 단계별 특성을 고려해 용량과 대상자 수 등을 지정해야 한다"면서 "1상IND는 안전성을 위주로 보기 때문에 최적용량과 증량, 1차평가기준 등을 제시하고, 위약 보다는 양성대조로 가는 방향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이는 환자가 최선의 치료를 받는 것에 대해 제약을 받지 않도록 하는 윤리적인 부분인 동시에 1, 2상에서는 어느 정도만 효과만 확인하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서 시장 니즈와 약가부터 파악을 한 후 임상시험에 돌입할 것을 권고했는데, 대조군에 따라 약가가 어느 정도 결정이 나기 때문이다. 대조군이 비싸다면 우월성 입증 후 약가를 더 받을 수 있는 반면, 싼 약으로 설정하면 임상에 성공한다고 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받게 된다"고 밝혔다.

최근 '개발계획'이 단골 IND 보완성 주제임을 밝히면서, 개발 단계별 타당성 여부를 꼼꼼하게 체크할 것을 조언했다. 

특히 복합제의 경우 개발 타당성 보완이 항상 나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며, 효력시험 자료에서 용량, 투여간격, 평가변수 매치를 통해 보완 요청이 많이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박 본부장은 "복합제를 만들 때 신물질과 기존 허가 물질을 섞으려는 곳이 있는데, 이는 권장하지 않는다. 사실상 이는 제품을 2개 개발하는 것과 비슷해지므로 신물질은 단독개발한 후에 추후 복합제로 만드는 것이 좋다"면서 "최근 AI(인공지능)로 복합제 후보물질을 많이 발굴하는데, 실제 효력시험을 하게되면 생각보다 드라마틱한 매칭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약간 실수하더라도 같이 개선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팀워크도 매우 중요하다"며 "리스크를 사전에 분석하고 가야지만 제대로된 계획도 세우고 전략도 마련할 수 있는 만큼, 일단 처음부터 모든 데이터와 개발 방향을 오픈하고 협력해 나가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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