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 승인' 불구 의료계 단체들이 협의체 참여 망설이는 이유…"이용만 당해 vs 수능 전 대화해야"

전공의·야당 보이콧 상황에서 섣불리 참여 밝히기 어려워…정치적 이용만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정부가 의대생 휴학을 승인했지만, 여야의정협의체 출범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향후 협의체 구성과 의료계 단체의 참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협의체 참여를 밝힌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를 제외하면 다른 의료계 단체들은 내부적으로 섣불리 협의체 참여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 다수 나오고 있다. 

의학회 등이 협의체 참여의 선결조건으로 제시한 '의대생 휴학 승인'이 이뤄지긴 했지만 당사자인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협의체 참여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공의에 더해 더불어민주당 마저 참여를 보이콧하고 있는 상황이라, 자칫 타 단체가 추가로 협의체에 참여했다가 여야 알력 다툼에 정치적으로 이용만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은 협의체 참여 여부와 향후 대응 방향 등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6일 오후 7시 임시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전의교협 관계자는 메디게이트뉴스에 "휴학 승인은 애초에 대학 총장 권한인데 교육부가 간섭한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 이제야 정상화 과정에 있는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전공의와 교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쟁점은 이번 증원으로 당장 내년부터 교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발표에 휴학을 제외한 2025년 증원 관련 내용은 빠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공의와 의대생도 협의체 참여를 반대하는 상황에서 야당도 불참을 밝혔다. 의정갈등 해결을 위한 대화는 이뤄져야겠지만 쉽사리 참여를 결정하기 어려운 상태인 것도 맞다. 협의체에 대한 여야 입장이 다른 상황에서 자칫 의료계 단체들의 참여가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이렇듯 협의체 참여를 망설이는 여론이 많지만 시간이 더 지체되면 2025년 증원 논의 여지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오는 14일로 예정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이후 정시 모집까지 시작되면 내년도 정원 협상이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의료계 고위관계자는 "수능 전에 대화를 시작해야 내년도 증원 관련 논의를 할 수 있는 여지도 생기는 것이다. 정시에 들어가면 대학들도 최종 정원을 확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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