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휴학 승인, 근본 해결책 아니다...의대 모집 전면 중단 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칼럼]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 전라북도의사회 부회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교육부가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으로 휴학 신청을 하고 9개월째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들에 대해 대학이 자율적 판단에 따라 휴학을 승인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다만 교육부 결정이 사실상 '동맹휴학 허가'라는 해석을 "동맹휴학은 정당한 휴학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정부의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이  일부 대학이 학칙을 통해 의대생의 3학기 이상 연속 휴학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일부  대학의  학칙을  근거로 학생들의 1학기 복귀를 자신하며 의대생들의  휴학  승인은  대학  자율에  맡기되,  2026년 1학기에는  복학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대통령실 입장은  2026년 복학을 위한 협박이나 다름 없다. 3학기 이상 연속 휴학 제한 학교가 33곳이나 되고 의료계와  정부  간의  갈등이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다. 내년부터 복귀한 휴학생과 증원된 신입생이 함께 수업을 받아야 하는 의대교육 파행 위기를 막으려면, 당장의 상황을 모면하려는 미봉책 이상의 근본적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돌아오게 하려면 핵심은 결국 2025년 정원의 원점 재검토 방안을 결정해야한다. 정부 근본적인 정책 변화 없인 내년도 복귀는 그들만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정부 정책이 틀렸다는 문제 인식 하에 개인적 판단으로 휴학한 것이다. 그런데도 휴학을 승인했으니 돌아오라는 것은  의대생 입장에서는 정부가 자신들의 실책을 은폐하려는 행동으로 보일 뿐이다.
 
대통령실이 계속 이런 식으로 학생들을 몰아붙이면서 안일하게 대처한다면 사태를 해결할 수가 없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돌아오게 하려면 그 핵심은 결국 2025년 정원 원점 재검토 방법을 고민해야한다.
 
올해 유급된 예과1학년 3000여명과 새로 입학할 신입생을 합하면 7500명의 학생이 함께 수업을 받아야 한다. 실습시설과 교원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국정 감사에서 이미 확인됐다.
 
2025년 의대 전체 모집정원은 4610명이며 이중에서 정원내 선발인원은 4485명이고 정원외선발인원이125명이다.  의학계열 증원 반영으로 2024년도 대비 모집인원  증가가 1497명이다.
 
2025년 의대수시에서 3118명(67.6%) 정시에서 1492명(32.4%)을 선발하게 된다. 정시모집을 중단하게 된다면  2024년도 대비 모집인원  증가가  수시 모집 인원이 3118명만  선발하고 정시에서 1492명(32.4%)을 선발하지 않으면 원점 재검토가 가능해질 수도 있다.
 
수시모집인원만 선발한다고 해도 또 다른 변수가 있다. 지방소재 의과 대학을 중심으로 지역 인재선발 인원이 1913명으로 지난해보다 900명 정도 늘었다. 2023년도 수시합격자의 70%가 평균 내신등급이 1등급이었다. 증가된 모집 정원에 맞는 1등급 내신 등급으로는 불가능하고 결국 2~3등급 학생들이 합격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이  휴학하고 복학한 선배들과 경쟁하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고 이들을 6년뒤  수련 받을 병원은 하늘에 별따기가 될 것이다.
 
결국  교육의 질하락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수시 모집 정원도 기존의 입시에 준하는 기준으로 선발한다면  합격자 축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무엇보다 가장 심각한점은 정부의 잘못된 의대증원의 피해는 실로 엄청나다는 것이다.
 
2023년 의대생 현역 입대자수는 267명에서 올해 군입대자수는 1052명이다. 지난해 대비 6.5배증가한것은 군의관을 포기하고 일반병으로 입대한 것이다. 군의관 입대자수는  2022년 715명,2023년771명, 2024년 824명이다. 10월 20일 기준으로 사직하거나 임용을 포기한 전공의 9163명 중 4111명(44.9%)가 의료기관에 재취업했다.
 
2025년도 전반기 전공의 모집이 올해 말 예정인 가운데, 이들 사직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으로 복귀하지 않을 경우 내년에도 의료사태가 지속될 것이다. 전체 211개 수련병원에서는 전공의 1만 463명 중 수련병원에 남은 전공의는 9월 30일 기준 1327명이다.
 
특히 내년 2월 시행 예정인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 가능한 전공의는 576명에 불과하다. 이들 중 내년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 가능한 수료 예정 연차 전공의는 553명이다. 여기에 지난 9월 하반기 모집 전공의 중 수료 예정 연차인 전공의 23명을 더해도 내년에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인원은 576명에 불과하다. 올해 초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자 2782명의 20.7%에 불과한 수준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전문의 공급절벽이다. 필수의료과 전공의 중 수료 예정자는 응급의학과 1명(2024년 3월 임용 608명),내과 91명(1922명) ,외과19명(447명), 소아청소년과26명(236명),산부인과 12명(474명) , 심장혈관 흉부외과 6명(107),마취통증의학과 29명(824명)이다.
 
정부가  원상 복귀할수 있는 골든 타임은 모두 지나갔다.이제는 차선책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뿐이다. 의료대란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의료 시스템의 전면적 붕괴가 예상된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대통령실의" 내년 정원은 이미 끝났다"라는 태도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내년 정원은 원점 재검토가 아니라 의대정원 모집일정을 즉시  전면 중단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한다면 황금 같은 젊은 1년을 허비해버린 전공의와 학생들의 분노를 돌이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 파악조차 못하는 대통령실을 보면  용서받지 못한 대가를 치뤄야 할 것이고 그 피해는 국민들이 겪어야 하는 의료시스템의 붕괴의 시간이 두려울 따름이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메디게이트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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