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장관에 경제 관료 출신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윤 정부의 보건복지부 정책이 예산 효율화에 방점이 찍힌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조규홍 복지부 제1차관을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승진 지명했다. 국회를 중심으로 기재부 출신의 ‘예산통’인 조규홍 후보자가 ‘복지부 장관’에 적합한 인물이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윤 정부의 국민연금 및 건강보험 재정개혁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예측은 앞서 윤석열 정부가 복지부 산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출신인 김태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임명하면서 더욱 확실시되고 있다.
복지부는 김 이사장의 임명에 대해 “연금제도, 개인·퇴직연금 관련 실무경험, 금융 및 자본시장 분야의 전문성, 예금보험공사 운영의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연금개혁과 공공기관 혁신 등에 필요한 역량과 리더십을 발휘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태현 이사장은 국민연금 노조의 반대 시위로 2일 취임식조차 갖지 못했다. 김 이사장이 연금 비전문가이자 친 시장주의자라는 이유에서다. 참여연대도 “국민연금은 수익을 내기 위한 자본이 아니다”며 임명 철회를 주장했다.
조규홍 후보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경제1분과 전문위원을 맡아 경제 분야 공약을 만들기 전까지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을 지내고 유럽부흥개발은행 이사로 재직중이었다.
올초까지 조규홍 후보자는 기재부 2차관 후보로도 거론됐으나 돌연 복지부 기획조정 및 복지 분야를 담당하는 1차관으로 임명됐다. 복지부 안에서는 사실상 외부인인 조 후보자가 복지부 1차관으로 임명돼 깜짝 인사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조규홍 후보자를 복지부 장관으로 임명하면서, 사실상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재정개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연금 개혁은 윤석열 정부의 공약 사항이었고, 건강보험 재정의 경우 이미 복지부가 ‘건강보험개혁추진단’을 꾸려 재정지출이 급증하는 항목이나 과다의료 이용 등에 대한 관리 강화를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7일 용산 대통령 브리핑룸에서 조규홍 실장 임명 건을 발표하며 “조 후보자는 예산재정 분야에 정통한 경제관료 출신이다”라며 “현안업무 추진의 연속성 차원에서 과거에도 예산 업무를 하면서 연금과 건강보험 개혁 쪽에 많이 참여하신 분이다”라고 설명했다.
국회 복지위원회 A 의원실 관계자는 “현 정부가 전 경북대병원장 정호영 후보자와 약사이자 전 식약처장 출신의 김승희 후보자 등 두 명의 보건‧의료계 출신 후보가 차례로 낙마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원래 보건‧의료계 출신 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원했는데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서, 이런 인사가 나온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는 이어 “복지부는 보건의료와 복지 전반을 관장하고 97조원의 예산을 보유한 중앙 부처라는 점에서 기재부 출신 관료가 보건복지부가 수행해야 할 역할을 다할 수 있을지 의심된다. 보건의료와 복지는 매번 기재부와 예산 확보를 놓고 싸웠던 분야인 만큼 재정 효율화를 위해 노력하던 경제 관료 출신 장관이 얼마나 예산 확보에 진정성을 보일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의료계도 이번 복지부 인사에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서고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개혁을 추진함에 따라 건강보험 긴축 재정이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 관료가 장관으로 임명됐으니 사실상 보건‧의료 분야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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