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티닙, 1차평가변수 무진행 생존율(PFS) 유의성 충분…내년 1분기 허가 신청"

연세암병원 조병철 교수 "1차평가변수 외에도 다양한 조건에서 비교군 대비 높은 효능 발현, 글로벌 허가 문제 없을 것"

사진 = 레이저티닙 단독요법 글로벌 임상3상시험 책임자인 연세암병원 조병철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3세대 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이 내년 단독요법 1차치료제 허가를 앞두고 유의미한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1차평가변수인 무진행생존(progression-free survival, PFS)은 물론 인종, 엑손 21 L858R 치환 돌연변이, 뇌·혈관(CNS) 전이 등 다양한 환자군에서 항종양 효과를 보였다.

유한양행은 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렉라자(영문 제품명: LECLAZA®, 성분명: 레이저티닙 메실산염일수화물)의 1차 치료제 임상3상시험 결과를 공개하고, 이같은 이유로 내년 1분기 허가신청의 성공을 예고했다.

이번 LASER301 임상3상 시험 결과는 앞서 지난 5일 싱가폴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아시아 총회(ESMO Asia)에서 공개했으며, 이는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다국가 방식으로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활성 EGFR 돌연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393명(아시아인 258명, 비아시아인 135명)을 대상으로 게피티니브 투여 대비 레이저티닙 투여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임상참여환자 중 레이저티닙 투여군이 196명, 게피티니브(대조)군은 197명이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지난 2019년 12월 11일자로 승인 받았으며, 우리나라를 포함해 13개국의 119개 시험기관이 참여했다.

3상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1차 평가변수인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20.6개월, 게피티니브(상품명 이레사정) 투여군은 9.7개월로 나타났다.

레이저티닙 투여군이 게피티니브 투여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무진행 생존기간을 개선시켰다(위험비 0.45, 95% 신뢰구간 0.34-0.58, p<0.001). 

PFS에 대한 하위 그룹 결과 역시 긍정적이었다. 
 
자료 = 아시아인종과 비아시아인종 모두 높은 효능을 보였다(연세암병원 조병철 교수 제공).

인종에 따른 하위 그룹 분석 결과, 아시아인 환자군에서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20.6개월, 게피티니브 투여군은 9.7개월로 나타났다(위험비 0.46). 비아시아인 환자군에서는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아직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게피티니브 투여군은 9.7개월로(위험비 0.38) 비아시아인뿐만 아니라 아시아인에서도 우수한 항종양 효과를 입증했다.

EGFR 돌연변이형 하위그룹을 분석한 결과, 엑손19 결손 돌연변이(Ex19del)를 가진 환자군에서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20.7개월, 게피티니브 투여군은 10.9개월로 나타났다(위험비 0.46). 

엑손 21 L858R 치환 돌연변이(L858R)를 가진 환자군에서는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17.8개월, 게피티니브 투여군은 9.6개월로 나타나(위험비 0.41), Ex19del을 가진 환자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L858R 치환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군에서도 우수한 항종양 효과를 입증했다. 

시험 등록 시점에 중추신경계(CNS) 전이 여부에 따른 하위 그룹 분석 결과, CNS 전이가 있는 환자군에서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16.4개월, 게피티니브 투여군은 9.5개월로 나타났다(위험비 0.42). CNS 전이가 없는 환자군에서는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20.8개월, 게피티니브 투여군은 10.9개월로 나타났다(위험비 0.44).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은 CNS 전이가 있는 환자군에서도 우수한 항종양 효과를 입증했다. 

임상시험 책임자인 연세암병원 조병철 교수는 "최근 EGFR 변이 폐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폐암 특성상 60%가 근치목적의 치료가 안 되는 4기 폐암으로 진단되고 있으며, 실제 4기 비소세포폐암 발병률은 전이성 유방암, 대장암, 위암, 전립선암 등을 합친 수보다 많다"면서 "특히 아시아 환자에서 EGFR 변이 환자가 많이 나타나며 말레이시아, 홍콩 등은 폐암환자 50%가 EGFR 변이 환자"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보면 정상 와일드타입 세포는 건드리지 않으면서, 돌연변이에는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대조군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55% 낮춘 것은 물론, 특히 성별, 나이, 인종 등이든 모든 부분에서 고르게 향상된 결과가 나타났다. 예후가 매우 안 좋은 L858R 치환 돌연변이 환자에서 높은 항종양 효과를 보였다는 점이 주목할만 하다"면서 "EGRF돌연변이 환자가 아시아인종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많은 키오피니언 리더들이 이에 대해서도 높은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2차 평가변수인 객관적 반응률(ORR)에 대한 분석 결과,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76%, 게피티니브 투여군은 76%로 유사하게 나타났다. 반응지속 기간(DOR)에 대한 분석 결과에서는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19.4개월, 게피티니브 투여군은 8.3개월로 나타났다. 

전체 생존 기간(OS)에 대한 중간 분석 결과(데이터 성숙도 29%), 사망에 대한 위험비는 0.74(95% 신뢰구간 0.51-1.08, p=0.116)로 나타났고, 등록 후 18개월 시점에 레이저티닙 투여군의 생존 비율은 80%, 게피티니브 투여군의 생존 비율은 72%로 나타났다.

안전성 측면에서 레이저티닙 투여군과 게피티니브 투여군은 기존에 보고된 각각의 안전성 프로파일과 일관된 결과를 보여줬다. 

레이저티닙 투여군에서 가장 빈번히 보고된 이상반응은 저림과 같은 감각이상 39%, 발진 36%, 가려움증 26% 순으로 보고됐으며 보고된 이상반응 대부분은 1-2 등급 수준의 경증 이상반응이었다. 간질성 폐질환과 3등급 이상 QTc 연장 같은 이상반응 발생률은 각각 2.5%, 1% 수준으로 매우 낮았다. 또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좌심실 박출률 감소는 관찰되지 않았다.

조 교수는 "1~2세대 표적치료제는 있지만, 3세대는 타그리소 뿐이다. 이 과정에서 국내 연구진을 중심으로 전세계 연구진, 환자들이 함께한 레이저티닙의 단독요법 1차치료제 연구 결과가 성공적이란 점은 큰 의의를 시사한다"며 "전 세계 두 번째이자 마지막 글로벌 세팅으로 3상 연구를 진행한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과에서 1차요건를 비롯해 다양한 지표들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만큼 내년 1차치료제로서 허가나 급여 등에 있어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유한양행 임효영 전무 역시 "신약허가와 급여협상에 있어서 1차평가목표 충족이 가장 중요한만큼, 오는 2023년 1분기 내 식약처에 렉라자 정의 1차 치료 적응증 추가를 신청할 계획"이라며 "이번 다국가 임상3상의 성공을 통해 전세계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1차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한양행 조욱제 사장은 "국내 허가 뿐 아니라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에서 가격이 합리적인 단독요법 신약에 대한 요구가 높은 편이다. 이를 위해 단독요법 임상3상을 글로벌로 진행한 것"이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관리기구(EMA) 등의 허가를 잇따라 획득해 글로벌에 저렴한 가격으로 높은 효능의 단독요법 의약품을 공급하겠다. 국내 시장을 넘어 전세계 비소세포폐암의 새로운 요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 2018년 11월에 얀센 바이오테크사와 레이저티닙에 대한 기술수출과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 얀센의 EGFR-MET 타겟 이중 항체 치료제인 아미반타맙(상품명: 리브리반트 주)과의 병용 투여요법으로 비소세포폐암의 1차·2차 요법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다. 이 역시 단독요법 임상도 진행하고 있어 중요한 데이터들이 내년~내후년에 걸쳐 나오면 미국 등 글로벌 허가에 문제가 없을 것이란 의견이다.

한편, 레이저티닙은 오스코텍으로부터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한 후 공동 연구하는 약물로 국내 매출의 순이익 10%는 오스코텍이 가져간다. 또한 얀센에 글로벌 판권을 이전한 약물인만큼, 추후 발생하는 마일스톤의 경우 유한과 오스코텍이 6:4의 비율로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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