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잠재적 범죄자가 아니다"

의료계, 의료사고특례법 제정 한 목소리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이동욱 법제이사가 발표하는 모습.

소신진료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의료사고특례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23일 '안정적 진료환경 확보를 위한 관련 법률 제개정 추진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이동욱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법제이사는 발제를 통해 "현 의료분쟁조정법은 조정개시율이 낮다는 이유로 강제개시를 하고 있는데 이는 양측 당사자의 조정절차에 어울리지 않는 조항"이라고 꼬집었다.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조정 신청된 사건의 43.8%가 피신청인(의료인) 동의를 얻어 조정 절차가 개시됐다.
 
이처럼 조정개시율이 낮자 의료분쟁 조정 자동개시법이 시행중인데 이는 환자가 사망하거나 중증장애 등이 발생한 경우 환자 측이 분쟁조정신청을 하면 의료기관이 이에 응하지 않더라도 조정절차가 자동으로 개시되는 제도다.
 
또 그는 "의료분쟁조정법은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해서도 의료인에게 무과실 책임을 지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동국 법제이사는 의료사고특례법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현 의료분쟁조정법은 보건의료인과 환자 측의 대립과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양측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인에 대한 형사처벌 특례를 규정해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를 신속 공정하게 구제하고, 의료인의 전과자 양산을 방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는 인천지법의 산부인과의사 판결에 항의해 지난 4월 항의 궐기대회를 열었다.

그러면서 그는 유사 입법사례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을 들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은 운전자가 운전 과정에서 업무상과실치상죄 또는 중과실치상죄와 건조물·재물의 손괴의 죄를 범했더라도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했다.
 
그는 "의료사고특례법이 제정되면 의료사고로 인한 의료인의 전과자 양산을 막을 수 있고, 안정적 진료환경을 보장할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방어진료를 줄일 수 있고, 소신진료로 인한 환자 건강권을 증진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인천지법은 지난 4월 분만 직전 태아가 자궁안에서 사망하자 분만 의사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적용, 금고 8개월형을 선고했고, 산부인과의사들은 이에 항의해 서울역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기도 했다. 

분만 1기였던 독일인 산모에게 1시간 30분간 쉬게 하면서 태아의 심박동수를 확인하지 않아 태아 사망을 초래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반면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는 "태아 자궁내 사망은 언제든지 갑자기 발생할 수 있고 산부인과 의사라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문제"라면서 "분만 의사가 모든 책임을 지고 금고형을 선고 받는다면 이는 더 이상 분만을 할 수 없게 하는 가혹한 판결"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대한신경외과학회 조정기 보험위원은 "치료중 발생하는 모든 사망과 중증장애를 분쟁조정 대상으로 하는 것은 일반인들에게 사망과 중증 장애는 모두 의료과실 내지 사고라는 오해와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의료진을 잠재적 범죄자 내지 가해자로 내몰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창욱 기자 ([email protected])010-2291-0356. am7~pm10 welcome.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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