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진 불 다시 지핀 보톡스 논란

메디톡스 염기서열 촉구 광고로 재점화

사진: 메디톡스가 지난 21일부터 선보인 TV광고(메디톡스 제공)
 
제약사 간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 논란이 가라앉을 무렵, 메디톡스가 '꺼진 불 다시 지피기'에 나섰다.
 
제품의 효능 및 안전성과는 무관한 논란이 장기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메디톡스는 최근 국내 보툴리눔 톡신 사업자들이 보유한 보툴리눔 균주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공개를 촉구하는 TV 광고를 선보였다.
 
광고 내용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강력한 독소인 보툴리눔 톡신을 다루는 국내 제약사가 유독 많은 상황에서 대내외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각 사가 보유한 균주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을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메디톡스는 톡신을 상업화한 4개 기업(엘러간, 메디톡스, 휴젤파마, 대웅제약)을 포함해 이 사업을 하겠다고 밝힌 국내 사업자 8~9개 기업이 균주를 언제‧어떻게 획득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피력했다.
 
메디톡스의 타깃은 후발주자인 대웅제약과 휴젤파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과 휴젤파마가 메디톡스의 균주를 훔쳤다는 강한 의혹을 갖고 있다.
 
균주와 톡신의 관계는 '다이아몬드 원석'과 이를 가공한 '반지'로 비유할 수 있다. 균주가 극한 상황에서 배출하는 게 톡신으로, '내 원석을 훔쳐 내 것과 똑같은 반지를 끼고 다닌다'는 게 메디톡스의 의혹이다.
 
그 근거로 대웅 '나보타' 균주의 경우 독소 유전체군 염기서열 1만 2912개가 시기와 장소에 있어 출처가 다른 메디톡스 균주와 100% 일치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대웅제약과 휴젤파마의 답은 "훔치지 않았다"다.
 
대웅의 균주는 토양에서, 휴젤의 균주는 통조림에서 발견했다고 강변하며, 대웅은 "메디톡스의 균주 출처는 떳떳하냐"고 맞불 놓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메디톡스가 대웅과 휴젤의 미국 진출을 지연시키기 위해 '딴지 건다'는 부정적인 시선을 보낸다.
 
국내에선 관련 시장 최고 점유율을 자랑하는 메디톡스지만, 임상시험 지연으로 미국 진출에서 후발주자인 대웅(임상 완료 후 FDA 허가신청 준비)과 휴젤(미국 3상 진행) 보다 뒤처지자 전략적으로 이슈화한다는 것이다.
 
보툴리눔 톡신의 신뢰도에 미칠 영향 
 
문제는 이런 논란이 장기 이슈화되면 보툴리눔 톡신의 신뢰도에 타격을 준다는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제품화되는 건 톡신이지 균주 자체가 아니다. (대웅 및 휴젤) 제품의 효능‧안전성에 문제가 없음에도 화살이 그쪽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식약처는 '그만 싸우라'고 중재하려 했으나 업체들이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3사(메디톡스, 대웅, 휴젤)에게 제품의 허가심사 내용(누가‧언제‧어디에서‧무엇으로부터 균주를 추출‧분리‧배양‧정제했나 등)을 공개할 것을 제안했으나 3사 간 이견이 있어 무산됐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다시 말하지만, 이 싸움은 제품이 아니라 제품의 권리에 대한 사적인 분쟁"이라며 "식약처의 포커스는 균이 아니라 톡신으로 인한 안전성‧유효성‧품질‧임상시험 자료이며, 때문에 현재로선 식약처가 나서 추가 액션을 취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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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연주 기자 ([email protected])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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