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DA CDER, 2021년 49개 신약 승인…최초 KRAS 항암제 허가 등 정밀종양학 발전 눈길

[송년특집] 월1회 주사하는 HIV약·희귀유전질환 위한 첫 치료옵션 등 올해 주목받은 신약 총정리

사진: FDA Flickr.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 약물평가연구센터(CDER)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의 신약을 허가하며 2021년을 마무리한다.
 
메디게이트뉴스가 27일 확인한 결과 FDA CDER에서 올해 승인한 새로운 분자 물질 및 새로운 생물학적 제제는 총 49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승인 신약 건수는 47건, 2019년 48건이었다.
 
올해 가장 먼저 주목을 받은 약물은 비브 헬스케어(ViiV Healthcare)가 개발한 HIV 감염 성인을 위한 최초의 서방형 주사제 카베누바(Cabenuva, 성분명 카보테그라비르·릴피비린)다. 항레트로바이러스(ARV) 요법을 대체하는 옵션으로, 기존에는 약을 매일 복용해야했던 것과 달리 한달에 한번 투여하는 것으로 바이러스가 억제된다.
 
G1 테라퓨틱스(G1 Therapeutics)의 코셀라(Cosela, 성분명 트릴라시클립)는 광범위한 병기(암이 다른 부위로 퍼진 경우)의 소세포폐암에서 항암화학요법으로 발생한 골수 부전 빈도를 줄이기 위한 퍼스트인클래스 약물로 승인을 받았다. 코셀라는 효소의 일종인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 4·6을 억제해 화학요법으로 인한 손상으로부터 정상적인 골수 세포를 보호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케다제약(Takeda Pharmaceuticals)의 리브텐시티(Livtencity, 성분명 마리바비어)는 장기 이식 후 거대세포바이러스(CMV) 감염/질환이 있는 성인 및 소아 환자 치료를 위한 첫 번째 약물로 승인을 받았다. 저향을 유발하는 유전적 변이 유무에 관계 없이 기존에 이용 가능한 항바이러스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약물 옵션이 생기면서 중대한 미충족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게 됐다.

이 외에도 여러 분야별로 주목할만한 신약 승인 사례가 있었다.
 
올해 허가 신약 가장 많이 보유한 제약사는 사노피
 
올해 허가받은 신약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사노피(Sanofi)다. 사노피는 폼페병 치료제인 넥스비아자임(Nexviazyme, 성분명 아발글루코시다제)과 수면병 치료제 펙시니다졸(fexinidazole)을 허가받았으며, 9월 캐드먼 홀딩스(Kadmon Holdings)를 19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7월 FDA 허가를 받은 만성 이식편대숙주병(cGVHD) 치료제 레주락(Rezurock, 성분명 벨루모수딜)을 파이프라인에 추가했다.
 
넥스비아자임은 폼페병에서 효소대체요법(ERT)의 세포 흡수를 위한 핵심 경로인 만노오스-6-인산(mannose-6-phosphate, M6P) 수용체를 특이적으로 표적하도록 설계된 효소대체요법이다. 중추 연구에서 기존 제품인 마이오자임(Myozyme, 성분명 알글루코시다제 알파)보다 M6P 함량이 약 15배 증가해 세포 효소 흡수를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치된 열대성 질환 퇴치를 위한 세계보건기구(WHO)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개발된 펙시니다졸은 체체파리에 물려 전염되는 기생충 질환인 수면병 감비아파동편모충(Trypanosoma brucei gambiense)에 대한 첫번째 전체 경구 치료제다. 이 병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외딴 시골 지역에 사는 인구 대부분에 영향을 미치며, 방치하면 거의 항상 치명적이다. 기존 치료 옵션은 효과적이지만 주사 투여가 필요해 환자와 의료진에게 부담이 되고 입원이 필요하며 외딴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어려움이 있었다.
 
레주락은 최소 2개 전신요법에 실패한 12세 이상 만성 이식편대숙주병 환자를 위해 승인됐다. 염증 반응과 섬유화 과정을 조절하는 신호전달경로인 ROCK2(Rho-associated coiled-coil kinase 2)를 억제하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승인된 저분자 요법이다. 이 외에도 캐드먼은 면역 및 섬유성 질환과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등을 보유하고 있고, 사노피는 이식 사업의 성장 강화를 위해 9월 캐드먼과 최종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정밀종양학 발전으로 더 세밀하게 환자 표적하는 항암제 승인 잇달아
 
정밀종양학의 발전으로 미충족 의학적 요구가 높은 환자들을 위한 표적 치료제도 다수 허가 받으면서 더 많은 환자가 개인화된 치료법을 갖게 됐다.
 
GSK(GlaxoSmithKline)가 개발한 PD-1 면역관문억제제 젬펄리(Jemperli, 성분명 도스탈리맙)은 복구불일치결함(dMMR) 자궁내막암 치료제로 FDA 첫 허가 관문을 통과하는데 성공했다. 자궁내막암의 약 75%는 초기 단계에서 진단돼 일반적으로 수술로 치료할 수 있지만, 진행성 및 재발성 자궁내막암은 백금 함유 화학요법으로 표준치료를 받은 뒤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다. 진행성 자궁내막암 환자의 약 25~30%가 dMMR 종양을 가지고 있는데, 젬펄리는 이 dMMR 자궁내막암을 표적하기 위해 특별히 연구됐다.
 
얀센(Janssen)의 리브레반트(Rybrevant, 성분명 아미반타맙)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엑손 20 삽입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첫번째 표적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EGFR 엑손 20 삽입 변이는 세포 성장을 빠르게 해 암 전이를 돕는 단백질 변이 그룹으로, 세 번째로 흔한 유형의 EGFR 돌연변이다.
 
암젠(Amgen)의 루마크라스(Lumakras, 성분명 소토라십)는 최초의 KRAS 항암제로 FDA 승인을 이끌어냈다. 적응증은 KRAS G12C 변이가 있고 이전에 최소 1회 전신요법을 받은 비소세포폐암이다. KRAS는 세포 성장과 분열을 조절하는 유전자 그룹의 돌연변이 유형으로 비소세포폐암에서 약 25%를 차지하며, 그 중 KRAS G12C 변이는 비소세포폐암 변이의 약 13%에 해당한다.
 
'최초' 타이들 가진 희귀질환 치료제들도 눈길
 
널리브리(Nulibry, 성분명 포스데놉테린)는 오리진 바이오사이언스(Origin Biosciences)가 개발한 최초의 A형 몰리브덴 보조인자 결핍(Molybdenum Cofactor Deficiency) 치료제로 FDA로부터 승인받았다.
 
이 병은 희귀 유전 대사장애로 중추신경계에 독성 아황산염 대사 산물이 축적돼 난치성 발작과 섭식장애, 근육 약화를 포함해 심각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신경학적 손상을 일으키며, 환자 대부분이 감염으로 유아기에 사망한다. 널리브리 승인 이전의 치료 옵션은 지지요법과 질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합병증 치료뿐이었다.
 
대만계 제약회사 파마에센시아(PharmaEssentia)가 개발한 베스레미(Besremi, 성분명 로페그인터페론 알파-2b)는 적혈구 과잉 생산을 유발하는 혈액 질환인 진성적혈구증가증(polycythemia vera)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과잉세포는 혈액을 걸쭉하게 만들어 혈류를 느리게 하고 혈전이 발생할 가능성을 높인다.
 
베스레미는 진성적혈구증가증의 질병 진행을 일으키는 골수 내 변이된 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3세대 모노-페길화 인터페론으로, 치료 이력과 상관없이 환자가 복용할 수 있는 최초의 FDA 승인 치료제이자, 진성적혈구증가증에 대해 승인된 첫 인터페론 치료제다. 국내에서는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최초의 연골무형성증 치료제도 탄생했다. 바이오마린(BioMarin)이 개발한 복스조고(Voxzogo, 성분명 보소리타이드)다. 이번 승인으로 연골무형성증으로 인한 저신장 아동에서 저신장의 근본 원인을 표적하는 치료 옵션이 생겼다.
 
연골무형성증은 섬유아세포 성장인자수용체 3이라는 특정 성장 조절 유전자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유전자 변이로 인해 정상적인 뼈 성장에 방해를 받는 질환이다. 복스조고는 성장 조절 유전자의 활성을 감소시키고 뼈 성장을 자극하는 나트륨 이뇨 펩티스 수용체-B라는 특정 수용체에 결합해 작용한다.
 
국내 제약사가 판권 계약한 약물 2건 승인 완료
 
현대약품이 국내 독점 공급권을 가지고 있는 5세대 경구용 사전 피임약 에스텔(Estelle)은 넥스트스텔리스(Nextstellis)라는 이름으로 FDA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
 
벨기에 제약사 미트라(Mithra)가 개발한 이 약은 합성 에치닐에스트라디올이 아닌 천연 에스트로겐 성분인 에스테트롤(estetrol)을 최초로 포함하고 있다.
 
미럼 파마슈티컬스(Mirum Pharmaceuticals)가 개발한 리브말리(Livmarli, 성분명 마라릭시뱃)는 알라질 증후군(ALGS) 관련 담즙정체가려움증 치료제로 FDA 허가를 받았다.
 
알라질 증후군은 비정상적으로 간 담도가 감소하고 간에 담즙이 축적되는 희귀 유전질환으로, 그동안 간이식 외 허가된 치료제가 없었다. 리브말리는 소장 표면의 중요한 담즙산 수송 단백질을 차단해 대변으로 더 많은 담즙산을 배출하도록 한다.
 
국내 독점 개발 및 상용화 권리는 GC녹십자가 가지고 있다.
 
2021년 미국 FDA CDER 승인 약물 목록

12월=▲아스트라제네카·암젠 테즈스파이어(Tezspire) ▲아제넥스 바이브가트(Vyvgart) ▲노바티스 렉비오(Leqvio)

11월=▲파마에센시아 베스레미(Besremi) ▲바이오마린 복스조고(Voxzogo) ▲다케다 리브텐시티(Livtencity) ▲타깃 래브라토리스 사이탈룩스(Cytalux)

10월=▲케모센트릭스 타브네오스(Tavneos) ▲노바티스 셈블릭스(Scemblix)

9월=▲다케다 엑키비티(Exkivity) ▲씨젠(Seagen, 구 시애틀제네틱스) 티브닥(Tivdak) ▲애브비 큐립타(Qulipta) ▲미럼 파마슈티컬스 리브말리(Livmarli)

8월=▲사노피 넥스비아자임(Nexviazyme) ▲MSD 웰리렉(Welireg) ▲카라 테라퓨틱스 코수바(Korsuva) ▲어센디스 파마 스카이트로파(Skytrofa)

7월=▲바이엘 케렌디아(Kerendia) ▲사노피 펙시니다졸(fexinidazole) ▲캐드먼 홀딩스 레주락(Rezurock) ▲알비레오 파마 바일베이(Bylvay) ▲아스트라제네카 사프넬로(Saphnelo)

6월=▲사이넥시스 브렉사펨(Brexafemme) ▲바이오젠 아두헬름(Adyhelm) ▲재즈 파마슈티컬스 라일라제(Rylaze)

5월=▲아펠리스 파마슈티컬스 엠파벨리(Empaveli) ▲얀센 리브레반트(Rybrevant) ▲란테어스 홀딩스 파일라리파이(Pylarify) ▲암젠 루마크라스(Lumakras) ▲브릿지바이오 파마 트루셀틱(Truseltiq) ▲알커메스 라이알비(Lybalvi)

4월=▲슈퍼누스 파마슈티컬스 켈브리(Qelbree) ▲미트라 넥스트스텔리스(Nextstellis) ▲GSK 젬펄리(Jemperli) ▲ADC 테라퓨틱스 자인론타(Zynlonta)

3월=▲켐팜 아즈스타리스(Azstarys) ▲아베오 온콜로지 포티브다(Fotivda) ▲얀센 폰보리(Ponvory) ▲질랜드 파마 제갈로그(Zegalogue)

2월=▲머크 텝메코(Tepmetko) ▲TG 테라퓨틱스 유코닉(Ukoniq) ▲리제네론 에브키자(Evkeeza) ▲G1테라퓨틱스 코셀라(Cosela) ▲사렙타 테라퓨틱스 아몬디스 45(Amondys 45) ▲오리진 바이오사이언스 널리브리(Nulibry) ▲온코펩타이즈 피팩스토(Pepaxto)

1월=▲바이엘 베르쿠보(Verquvo) ▲GSK 카베누바(Cabenuva) ▲오리니아 루푸키니스(Lupkynis)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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