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입장 반영 안된 수요조사에 의대교수들 뿔났다…"여론몰이 위해 결과 왜곡"

"아무 의미 없는 수요조사 중간발표로 국민 여론 호도…건물은 지을 수 있어도 교수 못 뽑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정부가 한차례 더 의과대학 정원 신청 결과를 공개한 것에 대해 의학계 내 비판이 거세다. 

이미 정부가 2000명이라는 증원 규모를 결정해 놓은 상태에서 의료계 반대가 심하니, 이에 반하는 수요조사 내용을 또 다시 발표해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취지다. 

앞서 교육부는 2월 22일부터 3월 4일까지 전국 의대를 대상으로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신청을 받은 결과, 총 40개 대학에서 3401명의 증원을 신청했다고 5일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신찬수 이사장은 6일 메디게이트뉴스와 통화에서 "지금 시점에 수요 조사 결과 발표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이번에 한번 더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국 의대 설문조사가 여론몰이용이었다는 것이 정확히 드러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신 이사장은 "지금 행정적으로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할 이유가 전혀 없다. 만약 의대정원 증원을 속행하고 싶다면 그냥 2000명 규모를 학교별로 나눠 내려버리면 된다"며 "아무 의미없는 중간 발표를 통해 또 다시 정부가 여론몰이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학 총장들이 현장 의대 교수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아 실제 수용 가능 규모가 왜곡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 한희철 이사장은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의대 교수들이 2000명 증원은 안 된다고 하는데도 총장들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아무리 입장이 달라도 이런식으로 해선 안 된다. 건물이야 추가로 지어줄 수 있겠지만 추가 학생 65%를 감당할 교수 인력은 채용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입학은 쉽게, 졸업은 어렵게라는 취지의 대학졸업정원제 때 교훈을 생각해야 한다. 당시 교수들 얘기를 들어보면 30% 인원이 갑자기 늘다 보니 유급과 낙제가 너무 많아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정도였다"며 "결국 유급한 학생들을 구제해주고 다시 구제해주며 다 졸업시켰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이 같은 우려의 분위기는 교수들의 집단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과 5일 각각 윤우성 경북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와 배대환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사직을 밝혔고 강원의대 류세민 학장 등은 항의의 뜻으로 삭발을 감행했다. 원광의대 이문영 학장은 사퇴 의사를 밝혔다. 

또한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건국대병원 등 교수들은 집단행동을 할 수 있다고 시사했고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의대정원 증원 정책 무효 행정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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