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코로나19 백신개발 열풍…이르면 2021년 여름부터 사용 기대

가장 앞서가는 모더나·이노비오 4월이면 첫 임상착수…각국 바이오텍 개발 타임라인 속속 공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COVID-19)이 전세계로 계속 확산되고 있다. 3월 5일 기준 코로나19는 전세계 85개국에서 발생해 확진자 수는 전일대비 1783명이 늘어난 9만 5813이 됐고 사망자는 67명 늘어난 3287명에 이르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독감보다 전파력이 매우 강하고, 고령이거나 심혈관질환,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들에서 치사율도 높지만 이에 대한 예방 백신은 없다.

제약회사가 백신 임상시험을 모두 마치고 규제당국의 허가를 받아 출시되기까지 대부분 약 5~15년 정도 소요되는데, 이 시간을 대폭 줄이는 것은 매우 어렵다. 게다가 빠르게 개발한다 해도 감염병 유행이 끝나버릴 수 있는 등 위험요소도 많다. 예를들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은 유행 후 4개월만에 사라지면서 백신을 개발하던 회사는 임상시험을 포기해야 했다.
 
이에 정부기관이나 비영리단체에서 기업들이 위험을 감수할 수 있도록 보조금이나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iomedical Advanced Research and Development Authority, BARDA)은 존슨앤존슨(J&J)과 사노피 파스퇴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2개 백신을 포함, 코로나19 해결을 위한 4개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했다.
 
국제 비영리 단체인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nter for Epidemic Preparedness and Innovations, CEPI)도 백신 연구에 투자할 자금을 모아, 지금까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6600만 달러 이상을 투입했다. 또한 GSK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GSK가 가지고 있던 기존의 대유행 독감백신 보강제 플랫폼 기술이 코로나19에 효과적인 백신 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도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보건연구원이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치료제 및 백신개발 현안 연구를 긴급히 추진한다고 밝혔다. 백신 관련 연구로는 DNA 백신 및 주요 항원 생산, 백신 항원 전달체 및 불활화백신 등 다양한 형태의 백신 개발, 백신에 대한 효능 평가기술 개발 등이 포함된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빅파마뿐 아니라 생명공학회사들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는 전세계적으로 30여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발빠르게 개발에 들어간 회사들이 임상시험에 성공했을 때 긴급 사용을 통해 이르면 2021년 여름부터 백신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앤소니 파우치(Anthony S. Fauci) 소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코로나바이러스 대책회의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코로나19 백신이 나오기까지 최소 1년에서 1년 반이 걸릴 것이라 밝혔다.


모더나, mRNA 백신으로 4월 첫번째 임상시험 돌입
 
현재 가장 앞서가는 곳은 미국 보스톤에 본사를 둔 생명공학기업 모더나(Moderna)다. 모더나는 mRNA(messenger RNA) 치료제 및 백신을 개발하는 회사로, NIAID와 공동으로 코로나19에 대한 백신 후보물질 mRNA-1273를 설계했다. [관련기사=모더나, 코로나19 백신 첫번째 배치 출하 완료…4월 美임상시험 시작한다]
 
모더나 측은 1월 신종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파악한 뒤 NIAID와 공동 설계하고 첫 번째 배치를 생산하기까지 42일밖에 소요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백신 후보물질 제조를 위해 CEPI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다.
 
2월 24일 임상1상 연구에 사용할 백신을 출하했고, NIAID는 4월 이 후보물질을 이용해 임상시험에 돌입할 계획이다. 백신 설계에서 첫번째 임상시험 돌입까지 소요된 기간은 3개월로, SARS때 20개월 걸렸던 것보다 7배 가까이 앞당겼다.


큐어백, 매우 낮은 용량으로 면역반응 유도하는 mRNA 백신 개발
 
독일에 본사를 둔 생명공학회사 큐어백(CureVac) 역시 모더나와 마찬가지로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백신 후보를 가능한 빨리 임상시험 단계로 개발시킬 수 있도록 CEPI로부터 최대 830만 달러의 초기 자금을 지원받았으며, 백악관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포스 회의에 초청을 받았다.
 
큐어백이 개발하고 있는 백신은 실험실에서 제작한 mRNA를 사용해 코로나바이러스 단백질의 생산을 촉진, 면역 세포가 이에 대한 항체를 생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큐어백이 가진 기술을 이용하면 1마이크로그램의 매우 낮은 용량으로 사람의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만약 백신이 코로나바이러스에 적용되는 것이 밝혀지면 기존 큐어백 생산 시설에서 수백만 도즈의 백신을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큐어백 측은 이미 GMP 인증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한번에 최대 1000만개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2020년 초여름이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노비오, DNA 백신으로 4월 임상 착수…올 가을 결과 발표 기대
 
미국 생명공학기업 이노비오 파마수티컬스(Inovio Pharmaceuticals)는 RNA 대신 DNA를 이용해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이노비오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관련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2상 단계 백신을 보유한 기업이다. [관련기사=이노비오, 코로나19 DNA 백신 'INO-4800' 개발 가속화]
 
이노비오는 독접 DNA 의약품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를 유발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서열이 발표된지 3시간 안에 DNA 백신 INO-4800을 설계했다. 이 백신은 해당 바이러스의 DNA 서열과 정확하게 일치하도록 설계됐으며, CEPI로부터 최대 900만 달러를 지원받았다.
 
이노비오 측이 백악관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포스에서 공개한 타임라인에 따르면 3월 임상시험 설계를 완성하고, 미국, 중국, 한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기 위한 3000회 분량의 백신을 준비하고, 대규조 제조 계획 또한 개발할 계획이다.
 
이어 4월에는 미국 내 건강한 지원자 3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하고, 그 직후 중국과 한국에서 임상시험을 이어 진행한다. 임상시험 결과는 올해 가을이면 발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올해 말에는 추가 임상시험 및 긴급 사용을 위해 100만회 분량의 백신을 생산할 예정이다.


클로버, 전임상 단계 후보물질 개발위해 GSK와 연구협력 체결
 
중국 생명공학 회사인 클로버(Clover Biopharmaceuticals)는 GSK와 연구 협력을 체결하고 단백질 기반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후보물질(COVID-19 S-트라이머[S-Trimer]) 개발에 나선다. GSK는 전임상 연구 단계에 있는 S-트라이머의 평가를 위해 클로버에 자사의 판데믹 항원보강제 시스템을 제공한다.
 
클로버 연구진은 SARS-CoV-2 바이러스의 게놈 DNA 서열을 확인한 직후 바로 바이러스 스파이크(S) 단백질 구조를 설계하기 시작했으며, 단백질 구조의 유전자 합성을 완료했다.

클로버는 자사의 트라이머-태그 특허 기술을 활용해 신속한 포유류 세포배양(mammalian cell-culture) 기반 발현 시스템을 통해 자연 상태의 삼합체 바이러스 스파이크를 닮은 서브 유닛 S-트라이머 백신을 생성했다.
 
또한 클로버는 중국 최대 규모의 자체 커머셜 cGMP 바이오 의약품 제조 역량을 갖추고 있어 신속하게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생산 시설을 확충하고 대량생산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플러스, 식물기반 플랫폼으로 백신 발굴해 동물실험 돌입
 
국내에서는 지플러스생명과학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착수, 이르면 다음주부터 동물실험에 돌입한다.
 
지플러스는 1월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정보가 공개된 직후 백신 후보물질로 유망한 스파이크 단백질(spike protein) 부분을 선정하고, 해당 유전자를 식물세포 발현용으로 최적화시켜 인공 합성했다. 이후 합성된 유전자를 식물 발현 벡터에 삽입하는 재조합 DNA를 제작했고 이를 식물체에 전달해 단백질 합성에 성공했다.
 
지플러스의 식물기반 플랫폼은 기존 백신 개발에 사용되는 유정란이나 동물 세포 배양 기술보다 백신 후보물질을 신속하게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식물체에서 생산되는 단백질이 인체에 투여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독성을 제거하기 위해 유전자가위 기술로 식물체를 먼저 개량하는 것이 회사 기술의 핵심이다.
 
지플러스 측은 "현재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급속하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재조합 백신 후보 물질이 하루 빨리 임상 시험에 성공해 필요한 사람들에게 공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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